강장관, 최근 공안부검사 강의 주재등 검사들과 일련의 직접 접촉시도 검찰 “장관의 지나친 진보적 시각 자체가 부담스럽다” 시큰둥한 반응노무현 대통령과 코드가 맞는 참모 1위로 꼽히고 있는 강금실 법무부 장관. 강장관은 최근 한 스포츠신문에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노대통령의 참모 중 가장 높은 지지를 받았다. 강전장관은 취임이후 높은 대중적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대중적 인기와는 달리 강장관에 대한 검찰내부 평가는 다소 냉소적이다. 최근에는 송두율 교수 처리 문제로 강장관과 검찰은 서로 다른 입장을 보이고 있다. 검찰안팎에서는 강장관이 “설사 송두율이 김철수라고 하더라도 처벌할 수 있겠나”라고 말한 것에 대해 “수사중인 사건에 대해 그런 발언을 할 수 있냐”는 비판여론이 일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를 의식한 듯 최근 강장관은 검사들을 대상으로 한 주기적 접촉에 나서고 있다. 검찰 일각에서는 검찰을 끌어 안으려는 강장관의 최근 행보에 대해 내심 불만섞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강장관의 대중적 인기는 말그대로 ‘스타’급 수준이다. 최근에는 젊은 층 사이에서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여가수 이효리의 이름을 빌려 ‘강효리’라는 애칭까지 붙었다. 차기 대권주자 순위에도 강장관의 이름은 어김없이 오르내리고 있다. 그러나 검찰 관계자들은 강장관의 이러한 대중적 인기에 대해 한결같이 의아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마디로 “강장관이 왜 저렇게 뜨는지 모르겠다”는 것이다. 그만큼 강장관을 바라보는 검찰시각이 곱지만은 않다. 강장관은 취임초부터 검찰에 대해서 각별한 관심을 보여 왔다. 전국 검사들에게 일일이 편지를 보내는가 하면, 송광수 검찰총장과도 몇차례 만찬자리를 가져왔다. 하지만 이러한 강장관의 ‘애정공세’에도 불구, 법무부와 검찰은 미묘한 긴장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청와대와 법무부가 ‘코드’가 맞는다면, 법무부와 검찰은 코드가 안맞는 분위기다. 최근 송두율 교수 문제만 해도 그렇다. 강장관은 사법처리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밝힌 반면, 검찰 내부 기류는 구속시켜야 한다는 쪽으로 기울고 있다. 송교수에 대한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데 장관이 그런 발언을 한 것은 적절치 못하다는 지적이 적지 않았다. 그동안 법무부와 검찰은 감찰권, 인사권 문제 등을 놓고 첨예한 갈등양상을 보여 왔다. 엄밀히 따지자면 청와대와 강장관의 시각과 검찰의 시각이 현격한 차이를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이미 강장관과 송광수 총장은 인사권 문제로 갈등양상을 보이기도 했다. 지난 8월 중간간부 인사때 강장관이 송총장을 배제한 인사를 단행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두 사람간 갈등설이 나돌기도 했다. 대검 한 관계자에 따르면 당시 인사때 강장관이 송총장과 한마디 상의없이 인사를 단행했고, 그 대상중에 송총장 측근검사가 속해 있었다는 것이다.

송총장도 모르게 측근검사가 다른 곳으로 발령난 것이었다. 당시 법조계 안팎에서는 두사람간 갈등설이 파다하게 나돌았다. 하지만 이러한 갈등설을 의식한 듯 강장관은 송총장과의 만찬회동을 제안했다. 인사에 대한 검찰 내부 불만을 해소시키려는 의도가 짙은 회동이었다. 하지만 이후에도 법무부와 검찰간 거리는 좁혀지지 않는 분위기다. 오히려 인사권을 가지고 있는 강장관이 내년 3월 인사에서 서열을 파괴하겠다는 등의 입장을 밝혀, “검찰조직의 생리를 모르는 처사”라는 불만만 한층 가중되고 있다.대검과 법무부는 주요 현안마다 엇박자를 보이고 있다. 대검이 현대비자금 수사나 SK수사 등 굵직굵직한 사안에 대해 법무부의 통제를 받지 않기 때문이라는 게 일반적 견해. 대검은 수사사항을 법무부에 자세히 보고 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공식적인 보고 외에는 법무부와 일정한 거리를 두고 있다고 한다.

여기에는 검찰의 수사 독립 문제와는 별개로 중간 간부급 이상 검사들이 강장관을 장관으로 인정하지 않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익명을 전제로 대검 간부급 A검사는 “장관이 검찰조직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게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하지만, 연배도 어리거나 비슷한데다가 인식의 차이가 크기 때문”이라며 “검찰은 전통적으로 보수적인 집단인데 장관은 지나치게 진보적이어서 사안을 보는 시각 자체가 다르다”고 말했다. 취임한지 8개월째 접어들고 있지만 법무부와 검찰간의 이러한 미묘한 관계는 쉽사리 누그러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검찰내부의 이러한 분위기를 의식해선지 강장관은 최근 중요부서 검사들과의 직접 접촉을 시도하고 있다.지난달 30일 강장관은 대검 공안부 검사들을 대상으로 한 강의를 주재했다. 법무부 관계자에 따르면 “오는 12월까지 매주 강장관이 검사들과 강의를 듣는 시간을 갖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지난 30일 강의는 밤 10시가 다 돼서야 끝났다고 한다. 이러한 형식을 띤 강의를 매주 실시하겠다는 게 강장관의 방침이라는 후문. 강의는 이념에 관한 내용을 주로 다루고 있다고 한다. 또 호주제 문제 등에 관해 검사들의 이해를 돕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고 한다. 하지만 이러한 강장관의 방침을 놓고 검찰내부에서는 부정적 시각이 강하다. 익명을 전제한 B모 검사는 “밤늦게까지 업무를 보는 것만해도 지치는데 그런 강의를 꼭 들어야 할 필요성을 못 느끼겠다”며 “올해 말까지 주기적으로 실시한다는데 장관주재라서 빠질 수 없고…”라고 토로했다. 검찰 일각에서는 “강장관이 필요이상으로 검사들을 의식하는 게 아니냐”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종종 강장관이 보여주는 ‘파격액션’이 부담스럽다는 얘기다. 여기에는 청와대가 법무부를 통해 검찰을 장악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깊게 작용하고 있다. 인사문제와 감찰권 등에 대해 강장관이 먼저 나서서 사전포석을 깔고 있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최근 청와대와 검찰은 감찰권 문제로 심각한 대립양상을 보였다. 검찰은 청와대가 법무부를 앞세워 인사권은 물론 감찰권까지 떼어내려는 의도를 갖고 있다고 보고 있다, 따라서 강장관의 검찰행보에 내심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는 모습이다. 앞으로 강장관이 또 어떤 방식으로 검찰에 접근해 올지 검찰 관계자들은 강장관의 행보를 예의주시하고 있는 분위기다.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