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정적인 삼바의 나라 브라질은 커피로도 유명한 곳이다.
 
브라질은 세계 총생산량의 30~40%에 달할 정도로 제1의 커피생산국이자 수출국으로 커피는 기호음료가 아닌 생활 필수품 같은 존재다. 식당은 물론이고 허름한 여인숙을 가도 늘 커피가 준비가 되어있을 정도로 하루의 시작과 끝을 커피와 함께 한다.
 
브라질에서는 손님이 오면 환대의 의미로 커피를 대접하는데 이 커피를 카페 징요(cafezinho)라고 한다. 카페 징요는 포르투갈어로 ‘작은 커피’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는데 브라질 문화를 담고 있는 가장 기본적인 커피이다.
 
카페 징요는 물에 설탕을 넣고 중불에 설탕이 잘 녹을 때까지 끓인다. 덥힌다는 표현이 맞을 정도로 끓기 직전에 불을 끄고 여기에 곱게 간 커피를 넣어 잘 섞어준 뒤 융드립이나 종이에 걸러 데미타세 잔에 담아낸다. 달콤하고 진한 블랙커피의 맛이다.
 
브라질사람들은 이런 카페 징요를 하루에 10잔 이상 마신다고 하니 물을 마시듯 커피를 즐긴다. 또 더운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스타벅스가 진출한 2006년 말 전까지 아이스커피의 개념이 아예 없을 정도로 뜨거운 커피를 즐기는 문화였다.
 
브라질에서 본격적으로 커피재배가 시작된 시기는 18세기 초다. 유럽에서 최초로 커피무역을 시작한 곳은 베네치아이지만 두 번째로 시작한 네덜란드가 17세기 전 세계의 무역을 주도하면서 본격적으로 커피도 재배를 하기 시작하였다.
 
18세기 초 네덜란드로부터 커피묘목을 선물 받은 프랑스도 커피의 재배를 시작하였는데 네덜란드는 남아메리카의 수리남(당시는 기아나)에, 프랑스는 프랑스령 기아나에서 커피재배를 하면서 경쟁적으로 커피경작지를 넓히기 시작한다.
 
결국 두 나라 식민지 사이의 국경에서는 분쟁이 일어나게 되는데 이를 브라질의 대위인 프란시스 팔레타가 중재를 하게 되면서 브라질의 커피역사가 시작된다.
 
팔레타는 이 조정을 계기로 프랑스령 기아나 총독의 신임을 얻게 되는데 정열적인 성격과 출중한 외모 덕에 총독 뿐 아니라 총독의 부인도 그에게 반하고 만다.
 
총독 부인은 팔레타의 간곡한 부탁에 당시 반출이 엄격하게 금지되어있던 커피열매를 본국으로 돌아가던 팔레타에게 주었고 그때의 씨앗은 지금 브라질 커피의 시초가 된 것이다.
 
본국으로 돌아온 팔레타는 커피의 씨앗을 아마존 강 유역에 심었는데 기후가 적당하고 땅이 비옥하여 급속도로 재배량이 늘어났다고 한다.
 
이후 밀림을 개간하면서 커피경작지를 넓혀갔고 커피농장들은 부족한 일손을 채우기 위해 아프리카의 노예들을 밀수하면서까지 커피의 재배량을 늘렸다.
 
브라질의 커피산업은 빠른 성장속도로 발전하였으며 팔레타가 커피열매를 심기 시작한지 불과 80년 만에 커피콩을 수출하는 나라가 된다.
 
브라질에서 생산되는 커피의 80%정도가 아라비카종인데 거의 대부분 저지대에서 대량으로 재배가 되어 고지대에서 재배되는 아라비카종보다는 향미와 신맛이 덜한 편이다. 대신 중후하고 묵직한 맛을 가지고 있어 주로 블랜딩할 때 많이 쓰인다.
 
고지대에서 소량으로 생산되는 아라비카종에 비해서는 저렴한 편이지만 품질이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그래서 많은 원두회사들이 블랜딩할 때 브라질 원두를 많게는 40%이상 사용하기도 한다.
 
저렴한 가격에 품질이 낮다는 인식을 개선하고자 최근에는 좀 더 좋은 품질의 커피생산을 위한 연구와 투자가 이뤄지고 있으며 브라질 정부에서는 브라질스페셜티커피협회(BSCA Brazil Specialty Coffee Association)를 창설하여 커피산업의 성장에 많은 지원을 하고 있다.
 
세계의 커피산업을 움직이는 브라질의 커피에 대한 열정은 남미의 뜨거운 태양을 담아 더욱 발전하고 있다. 커피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나라가 브라질인 이유이기도 하다.   

이성무 동국대 전산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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