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합쇼핑몰과 주변 자영업자 동반 상생 불가능한 까닭은?

자영업자들 “상권 활성화보다 임대료 상승이 큰 걱정”
 
공사로 인한 ‘소음’ ‘먼지’ 등으로 불만 가중

 
[일요서울 | 오유진 기자]애경그룹이 새로운 도약의 일환으로 홍대 시대 개막을 알렸다. 그러나 그에 따른 피해는 고스란히 자영업자들의 고통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신사옥뿐만 아니라 계열사 AK플라자에서 운영하는 음식점·의류 등이 포함된 판매시설 입주 소식에 주변 자영업자들은 그리 달갑지 않은 시선을 보낸다. 이들은 임대료 상승, 수요 몰림 현상 등이 발생할 것으로 예측한다. 2016년 9월부터 시작된 공사가 오는 7월에나 마무리 될 것으로 보여 자영업자들의 피해는 지속될 전망이다. 반면 애경그룹은 젊음의 상징인 홍대로 거점을 변경해 소비재 산업에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일요서울은 AK복합쇼핑몰 주변의 자영업자들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지난 15일 현장을 찾았다.
 
애경그룹은 지난 12일 수원 노보텔앰배서더에서 열린 애경그룹 신년 임원워크숍에서 채형석 총괄부회장(그룹CEO)은 ‘홍대 시대’를 알렸다. 특히 홍대 복합역사 이전 시기를 오는 8월로 확정해 관심을 모았다. 그러나 신사옥뿐만 아니라 음식점·의류 등이 포함된 판매시설 입주도 이뤄진다는 소식에 주변 자영업자들은 그리 달갑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이들은 임대료 상승, 수요 몰림 현상 등이 발생할 것이라며 우려를 나타내고 있는 것.
 
대부분의 자영업자들은 ‘기대’보다는 ‘우려’가 높다. 한 자영업자는 “복합쇼핑몰에 음식점 등이 들어와 상권이 좋아진다는 말에는 그다지 호의적이지 않다”며 “복합쇼핑몰 1층 주차장이 생긴다는 얘기를 들었다. 음식점이 1층이 아니라서 괜찮을 수 있지만 손님은 더 없어질 것으로 본다”고 주장했다.
 
옷가게를 운영하는 한 자영업자는 복합쇼핑몰과 주변 자영업자 동반 상생은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대와 동대문에 복합쇼핑몰이 생긴 이후를 보면 알 수 있다”며 “홍대는 골목상권을 바탕으로 성장했는데 어느 한 곳에 머무르게 되면 소비자들의 소비는 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 이유에 대해 그는 “복합쇼핑몰 안 브랜드의 가격은 골목상권보다 높게 책정될 수밖에 없어 홍대 주변 옷가게 역시 다 비싸다는 인식이 생겨 발길이 끊길 것 같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또 다른 자영업자는 “상권이 활성화돼야 손님 유입이 있을 것이다. 그런 부분은 걱정이 되지 않지만 상권 활성화로 인해 임대료가 오르는 등 그런 부분이 제일 걱정이다”고 했다.
 
파생되는 각종 문제
 
애경그룹이 짓고 있는 AK복합쇼핑몰 뒤편인 와우산로 37길(경의선 책거리)에 상권이 형성돼 있다. 그러나 이곳을 찾아가는 것은 미로와 같다. 지하철역에서 나오면 공사 중인 거리를 지나고서야 찾을 수 있는 어려움이 있는 것. 홍대 역사 주변에는 각종 공사 안내문이 놓여 있다. 한 안내문은 “상기 공사로 인해 승객 안전을 위해 부득이하게 4번 출입구 동선조정을 하게 되오니 이 점 널리 양해 바라며 이용에 착오 없으시길 바랍니다. 불편을 드려 죄송합니다”라고 쓰여 있다.

이로 인해 홍대입구역 4번 출구로 나와 상권이 형성돼 있는 경의선 책거리까지 가려면 평균 10여분 정도 돌아서 가야 한다. 이런 점들 때문에 자영업자들은 자신들의 가게까지 찾아오기 불편해 하는 손님들이 많다며 불만이 크다. 이어 오랜 공사로 인해 이 같은 불편함을 언제까지 겪어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공사는 지난 2016년 9월 30일 시작돼 오늘 7월께에 완공될 예정이다.

이뿐만 아니라 공사장 주변에는 먼지와 소음으로 인한 각종 문제들이 파생되고 있어 피해가 자영업자들에게 고스란히 전해지고 있다. 한 자영업자는 “공사 때문에 무단 주차로 사고가 많이 발생한다. 공사장 주위에 차를 다 세우니 그런 것 같다”며 “시끄럽고 먼지가 많이 발생해 문을 항상 닫고 있어야 한다”고 불편을 호소했다.
 
기대감 나타내기도
 
반면 AK복합쇼핑몰을 기대감을 나타내는 자영업자도 있다. 한 자영업자는 “일단 상권이 형성되면 임대료가 올라간다는 걱정도 들지만 그만큼 손님이 많이 올 것이라는 기대가 아주 없진 않다”고 했다.
 
AK복합쇼핑몰 인근 부동산 관계자는 “임대인 입장에서는 긍정적으로 본다. 상권이 활성화돼 지역에 긍정적인 역할을 미칠 것으로 본다”며 “지하철도 가깝고 해서 우려보다는 기대치가 있다”고 했다. 그러나 이 관계자는 “요즘 경기가 안 좋아 걱정스러운 부분은 있다. 이 주변 상권이 형성이 안 돼 빈 방들이 많다. 지역 경기가 활성화 되면 임대 가격이 올라 임대수익이 떨어지는 구조가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애경그룹 측은 이 같은 논란에 대해 "상생과 관련해 단계적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답했다. 다만 보도자료 등을 통해 “애경그룹은 젊음의 상징인 홍대로 거점을 변경해 신사옥을 비롯한 복합쇼핑몰, 호텔 등을 통해 소비재 산업에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홍대 복합역사에는 애경그룹 6개사(AK홀딩스, 애경산업, AK켐텍, AM플러스자산개발, AK아이에스, 마포애경타운)는 공항철도 홍대입구역 역사에 건축 중인 그룹 통합사옥에 입주해 본격적인 홍대시대를 열 전망이다.
 
홍대 사옥규모는 연면적 기준 약 1만6000평으로 업무시설(7층~14층) 외에 제주항공에서 운영하는 ‘홀리데이 인 익스프레스 서울 홍대’ 호텔이 들어선다. 또 AK플라자에서 운영하는 판매시설이 입주할 계획이다. 애경그룹 측은 신사옥이 완성되면 여행, 쇼핑, 생활, 뷰티 등 소비재 산업에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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