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시장 5조 원…연 1000억 원 수수료 수입 기대

- 신용카드 통한 화물운송료 결제 서비스 준비 돌입
- 화물차주들 어려움 더는 데 상당 부분 도움될 듯

 
  [일요서울|장휘경 기자] 우리나라 산업계에서 낙후된 분야 중 하나로 꼽히는 화물 운송업계에도 신용카드를 통한 화물운송료 결제 서비스가 시작됐다. 화물운송료 카드결제는 몇 년 전에도 몇몇 운송업체가 중심이 돼 시작하려 했으나 시장 환경의 미성숙으로 실패로 끝났었다. 국내 화물운송시장은 소규모 운송주선업체가 많고 운송료 외상거래가 보편화돼 있다. 또한 화물차 운전자들은 화물운송료를 배송완료 후 30∼50일 뒤 수령한다. 이로 인해 영세한 개별 화물차 운전자들은 매일 발생하는 유류비, 고속도로 통행료 등의 비용에 큰 부담을 느껴 왔다. 하지만 이제 카드결재 서비스가 도입됨에 따라 화물차주들의 어려움을 더는 데 상당 부분 도움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신용카드 회사들이 화물운송료 결제 시장 선점을 위해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운송료의 96.3%가 현금으로 거래되고 있는 화물운송시장을 둘러싼 카드사들의 쟁탈전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지난해 9월 금융당국이 신용카드사의 영업규제 합리화 과제 일환으로 화물운송대금의 카드 결제를 허용해 주면서 새로운 먹거리 시장이 열렸기 때문이다.

현금과 어음으로 처리돼 왔던 화물운송료의 결제방식이 카드거래로 전환되면 화물운송시장의 거래 투명성은 물론이며, 운전자인 화물차주의 자금 운용에 숨통이 트일 수 있다는 긍정적 면이 부각되는 실정이다.

한국교통연구원 화물운송시장정보센터 통계자료에 따르면 주선사를 통해 거래되는 화물운송 시장규모는 5조 원으로 추산되고 있다. 카드사들이 이 시장에 진출하면 연간 최대 1000억 원의 수수료 수입을 올릴 수 있게 된다.
 
삼성ㆍ신한카드사,
카드 결제 시장에 진출

 
지난 7일 삼성카드는 화물운송 주선업체들과 손잡고 화물운송료 카드 결제 시장에 진출했다. 삼성카드가 전자고지결제업자가 돼서 화물차주를 대신해 운송료를 전자적인 방법으로 주선사에 고지하고 주선사가 신용카드 결제 방식으로 화물차주에게 대금을 지급하면, 삼성카드는 주선사를 대신해 화물차주에게 운송료를 주게 된다. 삼성카드는 이를 위해 금융감독원에 전자고지결제약관 승인을 받았으며 화물운송료 카드 결제에 발맞춰 전용 신용카드 상품도 출시했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카드 결제를 하면 세금계산서 등 서류들이 자동으로 발송되기 때문에 운송 때마다 화물차주가 직접 서류를 작성했던 불편도 사라진다”고 말했다.

신한카드도 화물맨, 트럭콜센터, 나이스데이터와 화물운송료 카드 결제 사업에 진출하기로 하고 이미 지난해 11월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그동안 화물차주들은 운송 완료 한 달 후 전달 운송 내역을 한꺼번에 청구해 청구일로부터 15~30일 후 운송료를 받아왔다. 이 같은 업계 관행상 화물차주들은 운송 후 한 달에서 최대 두 달이 지난 후에야 운송료를 지급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신한카드의 화물운송료 카드 결제 시스템의 경우 건별로 금액이 청구되고 운송 완료 후 바로 카드 자동 결제가 이뤄지도록 해 화물차주들이 운송료를 3일 이내에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신한카드는 화물맨과 트럭콜센터 화물정보망에 나이스데이터의 세무·화물운송관리 솔루션을 탑재해 카드결제와 세금계산서, 운송장 관리가 가능한 시스템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기존보다 운송료를 빨리 받을 수 있는 것은 물론 운송이력관리와 세금계산서 등 각종 서류의 자동화 등을 통해 화물차주와 주선사, 운송사의 업무 부담이 대폭 경감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카드결제로 대체되면 정산 요청 등 위수탁 거래관계상 잠재돼 있는 말 못할 고민도 사라지게 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우리카드는 2016년 SGI서울보증의 보증을 활용해 전용카드를 출시한 바 있다. 양 사는 양해각서(MOU)를 통해 운송료 외상거래를 선지급하는 방식으로 운송료 카드를 운영했다.

DK로지스페이는 우리카드와 제휴해 물류비 전용 결제카드를 발급해주고 있다. 법인 매출 규모와 신용도에 따라 최대 5억 원까지 SGI서울보증보험(SGI)에서 보증해준다. SGI가 보증을 거부하면, 우리카드에서 법인매출과 신용도를 심사해 결제한도를 부여하거나 체크카드로 대체 발행할 수 있다.

DK로지스페이는 화주-포워더(화물운송주선인)-화물차주가 주요 사용자다. 실화주와 포워더 간 거래의 경우 결제자인 화주가 물류전용 카드를 발급하고, 수금자인 포워더는 지불결제사업자(PG·Payment Gateway) 가맹점을 등록해야 한다. 이후 포워더가 결제 전용프로그램을 설치해 물류비 청구내역을 등록하면 화주는 인터넷에서 해당 청구내역에 카드정보를 입력하고 결제하면 된다.

포워더와 화물차주 사이에선 결제자인 포워더가 물류전용 카드를 발급받고 수금자인 화물차주는 PG 가맹점에 등록해야 한다. 화주-포워더 결제모델처럼 포워더는 전용 프로그램을 설치해 물류비 지급내역을 등록하고 카드정보를 입력해 결제하면 된다. 화물차주는 프로그램을 설치하고 사업자번호와 은행계좌만 인터넷에 등록하면 된다.
 
카드사들 경쟁
한층 치열해질 전망

 
앞으로 카드사들간 경쟁은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현금결제가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한 만큼, 신규거래 유치에 따른 영업성과는 물론이며 카드 결제로의 전환에 따른 수수료 부분에서의 수입증대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특히 정부가 추진 중인 화물운송시장의 선진화 사업에 일조한다는 대의적 명분과, 소상공인과의 상생을 앞세운 브랜드 이미지 개선에 주효할 것이란 분석도 투자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기존 사업과의 연계 가능성 부분에서도 매력적이라는 평가다.

예컨대 화물공제조합과의 분담금 카드 납부 서비스를 제공 중인 KB국민카드의 경우, 조합원 또는 위수탁 차주 소유의 차량 사고로 인해 발생하는 일종의 화물차 보험을 다루고 있는데, 카드사가 종전에 발행한 화물차 유가보조금 카드 등 분담금 납부 카드와 통합하는 방법이 있다. 조합의 전국 네트워크와 금융서비스가 연계돼 있는 점을 감안하면, 화물운송료 카드결제 시장 진출도 용이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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