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ㅣ정치팀] 더불어민주당이 지방선거를 앞두고 원내 1당 사수 고민에 빠졌다. 현재 민주당의 의석수는 121석으로 2당인 자유한국당(118석)과 불과 3석 차이다. 지방선거에서 현역의원 다수가 출마해 의원직을 상실할 경우 제1당의 지위가 흔들릴 수 있는 만큼 출마를 막기 위한 노력이 감지된다.  

     추미애 대표는 앞서 신년기자회견을 통해 "국회 내 의석에서 우위를 유지하는 것도 집권당으로서 중요하다는 것을 뛰는 분들도 잘 알고 있을 것"이라며 "절충점이 나타날 것"이라고 조정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당직을 맡은 한 의원은 "너나 할 것 없이 다 출마해버리면 원내 상황이 위태로워진다"며 "누가 나가도 당선되는 곳은 현역의원들이 자제하는 게 옳다"고 했다. 현재 당 지도부를 중심으로 험지가 아닌 곳을 노리는 의원들의 출마 포기를 설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당에서는 현역의원이 출마를 강행할 경우 불이익을 줄 전망이다. 현행 당규에 임기의 4분의 3 이상을 마치지 않은 선출직공직자는 공천심사 결과의 10%를 감점하게 돼 있는데, 해당 기준을 준수하겠다는 것이다.

 현역 출마 예정자들에 대한 공개 경고도 나왔다.

 김영진 당 전략기획위원장은 24일 기자간담회에서 "국회의원을 사퇴하고 기초단체장을 나가는 것은 금지"라며 "광역단체장도 문재인 정부 후반에 중요한 게 국회 내 개혁과제 입법과 정책, 예산 통과인데 기본이 흔들리면 안 된다. 그런 구도에서 출마자들이 민주당원으로 (어떤) 도움을 줄지 고민해야 한다"고 제동을 걸었다.

 지방선거에 자천타천으로 출마가 거론되는 현역의원은 서울 민병두·박영선·우상호·전현희, 경기도 전해철, 인천 박남춘, 대전 이상민, 충남 양승조, 충북 오제세, 부산 김영춘·박재호·최인호, 경남 민홍철·김경수, 대구 김부겸, 전남 이개호 의원 등 16명이다. 여기에 성남시장 출마의사를 가진 김병욱 의원을 포함하면 17명에 이른다.  

  반면 한국당의 경우 경북지사를 준비 중인 김광림·이철우·박맹우 의원 외에는 출마 예정자가 없다.
 
  현역의원의 경우 당내 경선까지는 의원직 유지가 가능하지만 당의 후보로 선출되면 공직선거법상 지방선거 30일 전인 5월 14일까지는 사퇴해야 한다. 민주당의 현역의원 사퇴 규모에 따라 5월말 원구성 협상 전에 2당으로 밀려날 수도 있다.

  국회 관행상 국회의장을 비롯한 상임위원장 협상에서 1당이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된다. 국회의장은 본회의 개의권과 직권상정 권한을 쥐고 있는 만큼 여당으로서는 놓쳐서는 안 되는 자리다. 민주당으로서는 20대 하반기 국회에서도 1당을 유지해 의장직 수성을 노리겠다는 판단이다.

 이에 따라 출마를 준비하는 민주당 의원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수도권 출마를 준비 중인 한 의원은 "의석수 차이가 얼마 안 나는 만큼 신중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조언을 듣고 있다"며 "출마의사는 가지고 있지만 최종 결심을 할 때는 당과 조율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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