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전문점들 ‘디저트 메뉴’로 과당경쟁 탈출

소형 매장 유동인구 많은 곳이어야 매출 보장된다
 
‘인테리어’ ‘커피 향과 품질’ 차별화 요소 고려해야

 
새해 들어서도 커피전문점 가맹점 창업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올해 커피전문점 현황과 성공전략을 살펴본다. 커피전문점은 초창기 해외서 들어온 스타벅스, 커피빈이 대표하는 아메리카노 한 잔 가격이 4000원대인 고급 커피가 대세였다. 아메리칸 라이프스타일을 좇는 소비자들이 열광하면서 국내 브랜드들도 많이 생겼다. 이어서 1500원 이하의 저가 커피와 1000원 이하의 편의점 커피까지 우후죽순 생겨나면서 대한민국은 말 그대로 커피공화국이라 할 정도로 커피전문점과 카페 천국이다.
 
이제 소비자들은 자신의 취향대로 골라서 언제 어디서나 커피를 즐길 수 있다. 하지만 커피전문점들은 고가의 경우 강력한 가격 저항에 부딪히고 있어서 과도한 투자비용에 비해 수익률이 낮은 단점이 있고, 저가의 경우 단기간에 너무 많은 점포가 생긴 데다 디저트 메뉴 등 추가적인 매출을 올릴 수 있는 경쟁력 있는 메뉴가 없으면 임대료와 인건비를 제하면 남는 게 별로 없다는 문제점이 노정됐다. 이러한 문제점은 많은 창업자들이 단순히 커피전문점 창업 붐에 편승해 2~3년 운영해 보고 나서 파악하게 된 불편한 진실이다.
 
고가 커피의 경우는 디저트 메뉴를 강화한 스타벅스와 투썸플레이스가 선전하고 있다. 인기 있는 디저트 메뉴를 출시하지 못하고 단순히 커피만 내세운 브랜드들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따라서 대형 평수의 커피전문점 창업자들은 본사가 디저트 등 경쟁력 있는 메뉴를 갖추고 있는지 반드시 확인하고 창업해야 한다.

저가 커피의 경우도 판매 객단가를 올릴 수 있는 메뉴가 필요하다. 박리다매를 해야 하기 때문에 인건비가 상대적으로 많이 든다. 최저임금 상승의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또한 테이크아웃형 소형 매장은 유동인구가 많은 곳에서 해야 그나마 어느 정도 매출을 보장할 수 있다. 이러한 매장은 임대료 역시 만만치 않다. 커피와 어울리는 인기 메뉴를 확보하고 있어야 한다는 얘기다.

특별한 경쟁력 있는 메뉴 없이, 소형으로 임대료가 저렴한 상권에 혼자서 창업할 수 있다는 유혹에 빠지면 창업비용만 날리고, 큰 소득 없이 시간만 낭비할 수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저가 커피 인기 높아져
 

이러한 상황에서 작년부터 아메리카노 한 잔에 2500~3000원 내외 하는 중간 가격대 커피전문점이 소리 소문 없이 인기를 더해가고 있다는 것이 창업 전문가들의 전언이다. 저가 커피가 주로 소형 테이크아웃 매장이라면, 중간 가격대 커피전문점은 어느 정도 공간을 확보하고 있는 실속형 매장이다. 대표적인 브랜드인 이디야는 최근 코스닥 상장까지 추진하고 있다. 2위 그룹의 브랜드인 커피베이도 작년의 선전에 이어 새해 들어서도 창업문의가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백진성 커피베이 대표는 “올해 들어 창업문의가 작년 같은 기간보다 더 늘었다”며, “최저임금의 상승으로 비교적 인건비 부담이 덜한 커피전문점에 부부창업 또는 여성창업 수요가 증가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이처럼 커피 맛과 합리적인 가격, 편안한 공간을 모두 만족시키는 교집합과 같은 콘셉트가 바로 중간 가격대의 커피전문점이다. 초기에는 멋모르고 값비싼 커피를 마셨고 그 후 싼 맛에 커피를 마셨다면, 이제는 커피의 향을 즐기면서 서로 이야기를 나누는 공간으로서 역할이 점점 더 중요시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소비자 니즈는 커피 산업이 발달하면서 커피원두의 제조와 유통이 원활해지고 그에 따라 가격 또한 합리적인 수준으로 낮출 수 있기 때문에 가능하게 된 것이다. 이제 소비자들은 편안한 공간에서 합리적인 가격으로 품질 좋은 커피원두를 즐기고자 하는 수요가 대세를 형성하기 시작했다.

따라서 창업자들은 점포 크기가 66㎡ 정도로 해서 중간 가격대의 커피와 합리적인 가격의 다양한 디저트 메뉴를 취급하는 카페를 창업하는 것을 고려할 만하다. 다만 이 때도 커피의 맛과 향, 디저트 메뉴의 품질은 최상급으로 서비스해야 함을 잊어서는 안 된다. 그 지역 상권에서 사랑방 역할을 하면서 커피 매니아들의 담론의 장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디저트 메뉴 취급은 몇 가지 주의할 점도 있다. 먼저 커피와 어울리지 않는 메뉴를 무리하게 추가하면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도 있다. 가령, 커피 향을 상쇄하는 음식은 정말 맛있는 경쟁력이 없으면 추가해서는 안 된다. 또한 디저트 메뉴의 추가는 인건비 상승 요인이 될 수도 있다는 점이다.

비닐로 포장된 메뉴를 비닐을 뜯어서 전자레인지에서 간단히 데워서 먹을 수 있는 정도의 노동력만 추가되는 메뉴로 세팅하는 것이 점포운영의 효율성을 높이는 방법이다. 요즘은 케익도 기술 발달로 냉동상태로 유통 가능하고, 점포에서 해동하여 내놓으면 돼 조각 케익 판매도 어렵지 않게 할 수 있다는 점도 참고할 만하다.
 
드립·더치커피 수요 증가
 
커피원두 고유의 맛과 향을 즐기는 소비자들이 증가하면서 드립커피와 콜드브루(더치커피)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드립커피와 콜드브루 커피에 차별화를 이룬 ‘드립앤더치’는 소비자 수요 증가로 최근 창업문의가 부쩍 늘었다고 한다. 이러한 매장은 생두 선별부터 원두의 로스팅과 유통의 노하우, 숙련된 바리스타 등 모든 조건이 갖추어져야 성공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가격 또한 고객의 저항감이 없어야 한다.
 
드립앤더치는 커피 매니아들 사이에 커피의 향과 품질이 최고로 인정받고 있다. 커피원두 및 제품의 생산과 유통 전문회사인 연두커피인터내셔날에서 하는 프랜차이즈다. 해외의 검증된 농장에서 들여온 생두와 로스팅의 전문성을 차별화 요소로 내세우고 있다. 또한 인테리어 분위기도 지금까지 존재하지 않았던 새로운 콘셉트의 카페다. 유럽의 모던한 거리에서 향기로운 커피 한 잔과 여유를 보내는 듯 기분을 느낄 수 있도록 이국적인 형태의 노천카페를 실내에 그대로 재현한 창의적인 분위기이다. 스트리트 카페 분위기에서 세계 각 나라의 고유한 커피 향을 즐기며 담론을 펼칠 수 있는 도시 속의 오아시스 같은 점포다.
 
이처럼 단순히 커피전문점 창업을 넘어서서 바리스타 등 커피 전문가로 도약하고 싶은 창업자는 드립커피와 콜드브루 커피를 전문으로 취급하는 점포를 창업하는 것도 고려할 만하다. 그 수요가 점점 더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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