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용차 자율주행 기반 글로벌 전진기지 구축…기술개발 및 시험기반 마련

[일요서울|장휘경 기자] 상용차 자율주행 테스트베드(실증단지)로서 국내에서 가장 우수한 인프라를 보유했다고 자부하는 전북도가 최근 ‘친환경 상용차 및 자율주행기반 부품 글로벌 전진기지 조성사업’을 통해 국내 최고의 자율주행차 인프라를 구상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전국 중대형 상용차 생산(트럭 2.5톤, 버스 16인승 이상)의 94%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전북이 자율주행 상용차를 육성하면, 고부가가치산업으로서 글로벌 상용차 산업의 고성장이 기대된다.
 

 
자율주행차는 현대의 모든 기술이 집약되는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꼽힌다. 통신, 반도체, 지능형 부품은 물론 물류까지 아우른다.

자율주행차는 운전자가 핸들, 브레이크, 페달 등을 조작하지 않아도 스스로 주행하는 자동차로 센서를 통해 주변 상황을 파악해 장애물을 피하고 목적지까지 최적의 주행 경로를 선택, 자동으로 주행한다.

세계 자율주행차 시장규모는 2015년 30억달러(3조3000억 원), 2025년 960억달러(107조1000억 원), 2035년에는 2900억달러(323조6000억 원)로 추정된다.

전북도는 올해부터 오는 2023년까지 6년간 총 3759억 원을 투입, 미래차 시장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내용의 ‘자동차산업 고도화 전략’을 마련했다. 전략 중 핵심은 친환경상용차 자율주행기반 글로벌 전진기지, 상용차부품 주행시험장 구축을 통해 상용차산업의 기술개발 및 시험기반을 마련하는 것이다.
 
새만금, 자율주행차 테스트베드 구축 최적지
 
유럽 등 해외 각국의 자동차업체는 자율주행차 개발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유럽에서는 글로벌 상용차 주요 메이커를 중심으로 운송비, 연비절감, 효율적 물류관리 등을 위해 ICT기술과 접목한 군집주행, 자율주행 등에 대한 연구가 진행 중이다.

유럽연합(EU)에서는 무인 군집주행용 도로와 자동차 개발을 위해 SARTRE Project(Safe Road Trains for the Envrironment Pro-ject)를 진행하고 있다.

또 스웨덴의 볼보 등 6개사는 ‘트럭 군집주행(Platooning) 2025 비전’을 수립하고 자율(군집) 주행기술 선점과 상용화를 위한 연구개발과 투자에 집중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국내에서는 전북이 자율주행 상용차 산업을 발 빠르게 선도해 나가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현재 전북에는 자율주행 상용차 산업을 선도할 만한 인프라가 어느 정도 구축돼 있기 때문이다. 

대표 산업체는 현대자동차와 타타대우상용차이며, 상용차 완성·부품업체는 군산시·익산시·완주군을 중심으로 집적화 단지를 형성하고 있다. 또 전주시·군산시·김제시·완주군에는 자동차융합기술원과 전자부품연구원, 한국생산기술연구원 등 자동차 산업과 관련된 연구기관이 포진돼 있다.

특히 상용차 자율주행 기반은 강점으로 꼽힌다. 

세계 자율주행차 시장규모가 급성장하는 가운데 이를 국가의 미래성장 동력사업으로 육성하려면 자율주행차 상용화 기반 구축이 필요하다. 

전문가들은 “상용차 분야가 특화되어 있는 전북도 새만금이 최근 부각되고 있는 스마트시티 조성과 연계한 자율주행 테스트베드를 구축하기 위한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며 “상용차 자율주행 분야 글로벌 거점으로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특히 신도시로 조성될 새만금은 생산에서 수출은 물론 자율주행기반 자동차에 맞춘 도로설계 등 표준화 구축이 다른 지역보다 용이하다. 새만금 내부를 잇는 동서도로와 남북도로, 새만금 포항·고속도로, 새만금 신항만과 33㎞ 방조제 하부의 수변도로는 자율주행 실증을 위한 최적의 인프라로 평가된다.

내년 하반기에 완공될 군산 옥구읍 상용차부품 주행시험장과 연계해 테스트베드를 구축하는 게 관건이다.

상용차 자율(군집)주행기술은 연구 및 실증, 상용화, 기업 집적을 위한 산업단지 조성, 항만ㆍ공항 등 물류접근성, 기존 산업지원 혁신 인프라와의 연계성이 중요한 요소로 새만금 지역은 이들 여건을 만족하는 우수한 국내외 최적지다.

전북도 관계자는 “새만금을 활용한 자율주행차 테스트베드는 플랫폼 구축이 용이해 국내업체의 다양한 실험과 글로벌 기술선도업체 유치와 노하우 접근을 통해 다른 선진국과의 기술격차를 줄이는 데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어 “상용차 자율주행기술은 현재 전북에 구축된 훌륭한 기반여건에 미래 자동차산업의 핵심인 센서, 통신 및 인공지능 등을 결합한 자율주행기술로서 오는 2035년까지 25% 이상 확대될 미래시장을 선점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전북도에서 생산한 상용차 자율(군집)주행 트럭이 향후 유럽 대륙을 가로지르는 새로운 수송망으로 등극할 것이란 전망으로, “통일을 대비한 우리나라의 물류체계에서 한반도를 통과해 시베리아를 횡단하는 상용차 자율(군집)주행의 ‘드림실크로드’ 구축도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전북도 관계자는 “상용차 자율주행 기반 글로벌 전진기지 조성 사업을 통해 4차 산업혁명에서 육상물류의 핵심인 트럭 등 상용차가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등을 접목한 자율(군집)주행으로 진화하고 있는 만큼 향후 물류산업의 혁신을 이끌 것”이라고 기대했다.
 
‘상용차 부품 주행 시험장 구축 사업’도 추진

 
전북지역의 자율주행 상용차산업 발전을 위해서는 소재·부품 원천기술 확보와 전문인력 육성이 필요하다는 분석도 나왔다. 도내에서 상용차 생산량이 계속 늘어나는 데 비해 관련 부품제조업 기반은 약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이 높은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고 중국, 러시아 등 신흥국가가 경쟁력을 향상시키고 있는 상황임을 고려하면 상용차 관련 부품산업 육성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전북도에서는 자동차부품업체의 자생력을 강화할 계획으로 2023년까지 사업비 3000억 원을 투입해 시제품 제작, 공정개선, 해외 신규시장 개척 등을 지원한다.

이와 함께 중대형 상용차 부품의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상용차 부품 주행 시험장 구축 사업’도 추진한다.

전북도는 올해 말까지 507억8000만 원을 들여 주행 시험장을 구축하고 2021년까지 153억 원을 투입, 부품 업체의 자생력을 높이고 신규 해외시장 개척 등을 도울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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