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 속 개장한 애플스토어 ‘사과’보단 ‘사과판매’가 우선?
논란 속 개장한 애플스토어 ‘사과’보단 ‘사과판매’가 우선?
  • 오유진 기자
  • 입력 2018-02-02 17:25
  • 승인 2018.02.02 17:25
  • 호수 1240
  • 38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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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 게이트’ ‘국내소비자 차별 정책’ 등 진통 겪는 애플
등 돌린 소비자 맘 돌리는 중요 역할 창구로 활용될까
 
“오만한 애플사가 피해 보상하는 모습을 보일 것을 촉구”

 
[일요서울 | 오유진 기자] 국내 첫 애플스토어인 ‘애플 가로수길’이 지난달 27일 개장했다. 애플스토어는 ‘배터리 게이트’ ‘이통 3사 갑질 의혹’ ‘국내소비자 차별 정책’ 등의 논란에도 개장 전부터 높은 관심을 모았다. 그러나 우려의 시각이 적지 않다. 고의적 배터리 성능 저하로 인한 국내 최대 규모의 집단소송을 앞두고 있어 관심이 계속 이어질지 미지수다. 일각에서는 일부 애플 소비자들이 등을 돌린 상황에서 애플스토어 개장이 애플의 진통을 해결할 중요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여부에 주목한다. 일요서울은 애플이 떨어진 신뢰도 및 이미지 개선 역할의 창구로서 애플스토어를 어떻게 활용하고 있는지 살펴봤다.
 
기자는 개장 3일째를 맞은 지난달 29일 애플스토어 매장인 ‘애플 가로수길’을 찾았다. 매서운 한파에도 애플스토어에는 방문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으며, 평일 오후에도 매장 안에는 약 200여 명의 방문객들과 애플스토어 직원들이 매장 안을 꽉 채웠다.
 
입장과 동시에 눈에 띈 전광판에는 ‘반가워요’라는 인사말과 각종 제품들의 소개 영상이 보였다. 또 12개의 큰 테이블이 눈에 띄었다. 양쪽 벽면에는 아이폰뿐만 아니라 이어폰, 애플워치, 헤드셋, 카메라, 스마트폰 케이스, 드론 등 다양한 제품을 직접 체험할 수 있게 마련 돼 있었다.
 
소비자가 특정 제품을 구입할 때는 애플스토어 직원들이 “고객님의 000제품 구매를 축하합니다”라고 큰소리로 말하면 주변 애플스토어 직원들이 함께 박수와 함께 환호를 보냈다. 다만 일부 소비자들은 이런 모습에 부담을 느끼기도 했다.
 
이날 애플 제품을 구입한 A씨는 “구입 후 그런 환호소리가 부담스러워서 하지 말아 달라고 말해서 (애플스토어 직원들이)하지 않았다. 색다르긴 하지만 이런 부분은 조금 아닌 것 같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소비자들 역시 애플스토어의 돌발(?) 행동에 얼굴을 붉히는가 하면 서둘러 자리를 피하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이후 구입 고객을 한쪽 테이블로 안내한 후 해당 제품에 대한 설명을 해주는 모습이었다.
 
특히 최근 불거진 논란에 대해서는 어느 곳에서도 어떤 ‘해명’과 ‘사과’는 보이지 않았으며, 판매에만 열을 올리고 있는 모습이었다.
 
시민단체의 시선은
 
시민단체의 애플스토어에 대한 시선은 곱지 않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지난달 26일 [뒤늦은 애플스토어 개장, 소비자 사과가 먼저다!]라는 제목의 논평을 냈다. 논평 내용을 살펴보면 스토어 개설은 시늉에 불과할 뿐 월등한 차별을 보여주고 있다며 한국의 뒤처진 아이폰 출시국 순위, 비싼 가격 등을 지적했다.
 
특히 배터리게이트와 관련해 중국과의 차이점을 나열하며 한국 소비자들을 홀대하는 모습을 제기하고, 배터리 원가가 낮지만 생색내기로 할인 교체를 해주고 있다며 “악의적인 상술을 벌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애플사는 뒤늦은 스토어 개장으로 국내 소비자들을 위한다는 생색을 낼게 아니라, 이번 악의적 업그레이드로 피해를 입은 국내 소비자들에게 직접 사과하고 그 피해를 보상하는 절차에 성실하게 임해야 한다”며 “특히 민·형사 소송과 상관없이 먼저 피해를 적절하게 보상하는 모습을 보일 것을 촉구한다. 오만한 애플사가 태도를 전환해 국내소비자를 존중하는 모습을 보일 때까지 모든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밝혀둔다”고 꼬집었다.
 
애플의 진통 해결되나
 
일각에서는 애플 소비자들이 등을 돌린 상황에서 애플스토어가 그동안 불거졌던 애플의 진통을 해결할 중요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여부에 주목한다. 이에 애플 측은 애플스토어를 통해 떨어진 신뢰도 및 이미지 개선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중 하나가 전 세계적으로 불거진 애플의 ‘배터리 게이트’ 관련 사과와 우려의 조치로 진행 중인 ‘배터리 할인 교체 보상’이 수월하다는 점이다. 아이폰 배터리가 품귀현상을 겪어 전 세계 애플 수리 센터에서 배터리 물량이 부족해 교체가 원활하지 않다. 이에 애플 측은 지난달 29일부터 애플 공식홈페이지를 통해 애플스토어 1호점의 배터리 교체 예약을 받고 있다.
 
그러나 한꺼번에 몰린 인파로 제대로 된 A/S는 이뤄지지 않고 있는 모습이었다. 배터리 교체를 위해 이곳을 찾았다고 밝힌 A씨는 “배터리 교체를 받으려고 인터넷으로 예약을 했는데, 시스템이 정리가 안 돼 대기시간이 2시간, 수리시간 4시간이라는 얘기를 듣고 돌아가는 길”이라며 “애플스토어 측이 사전에 공지를 안 해줘 불편을 겪었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많은 인파와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서비스로 인해 곳곳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미리 예약하고 왔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방문객들로 인해 예약시간에 설명을 듣지 못했다고 하소연하는 이들도 있었다. 한 방문객은 “예약을 미리하고 오더라도 많은 방문자로 인해 대기를 해야 한다고 들어 불편했다”며 불편사항을 꼬집었다.
 
소비자 불편사항에 대한 향후 개선 방안과 ‘배터리 게이트’ 관련 입장을 듣기위해 애플 측에 문의했지만, 홈페이지를 참고하라는 말과 함께 “답을 드릴 수 있는 부분이 없는 점 양해 부탁드린다”고 답했다.
 
한편 애플의 고의적인 아이폰 성능 저하와 관련 국내 최대 규모의 집단소송이 진행될 전망이다. 법무법인 한누리는 애플의 ‘배터리 게이트’ 관련 소송 참여 의사를 밝힌 40만여 명에게 소송 위임을 받는 절차를 시작했다. 해외에서도 애플의 ‘배터리게이트’ 소송은 진행형이다. 미국에서만 현재 20여건의 소송이 진행 중이며 캐나다와 프랑스, 이스라엘 등에서도 애플을 상대로 한 손해배상 소송 등이 이뤄지고 있다.

오유진 기자 oyjfox@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