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피플] 이재용 부회장 복귀 키워드 ‘평창’ ‘사회 환원’
[핫피플] 이재용 부회장 복귀 키워드 ‘평창’ ‘사회 환원’
  • 박아름 기자
  • 입력 2018-02-08 19:01
  • 승인 2018.02.08 19:01
  • 호수 12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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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리더십 ‘353일 공백’ 어떻게 메울까 ‘귀추’
<뉴시스>
[일요서울 | 박아름 기자] 뇌물공여 혐의로 구속 기소됐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353일 만에 석방된 가운데, 이 부회장의 향후 행보에 업계 안팎의 관심이 뜨겁다. 당분간 숨을 고르며 재충전의 시간을 가질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집행유예 판결에 대한 여론 반응이 부정적일 뿐 아니라, 상고심이 확정된 상황에서 경영 전면에 나서기는 부담스러울 것이라는 판단이다. 하지만 이르면 평창 올림픽 때, 늦어도 3월 중에는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낼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석방 직후 부친 이건희 찾아… 대규모 채용·투자 거론
공식석상 등장은 평창 올림픽 또는 3월 사내 행사 ‘유력’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 씨에 대한 뇌물공여 혐의로 1심에서 징역 5년의 실형 선고를 받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5일 항소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 받았다.

서울고법 형사13부(부장판사 정형식)는 판결 이유에 대해 “공소사실의 핵심적인 부분이라고 할 수 있는 포괄적 현안으로서의 승계 작업이나 부정한 청탁의 존재를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재판부는 “이 사건은 최고 정치권력자인 박 전 대통령이 국내 최대 기업집단인 삼성을 겁박하고 최 씨가 사익을 추구했으며, 피고인들은 뇌물이라는 것을 알고서도 공여로 나아간 사안”이라고 밝혔다.

이 부회장은 이 같은 판결 후 이날 오후 4시 39분 서울 구치소를 나섰다. 이 부회장은 “여러분께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지 못해 다시 한 번 죄송하다”며 “지난 1년은 나를 돌아보는 정말 소중한 시간이었다. 앞으로 더 세심하게 살피겠다”고 자리를 떠났다.

이로써 ‘자유의 몸’이 된 이 부회장의 향후 행보에 대해 재계 안팎에서는 다양한 관측이 쏟아지고 있다.
 
공식 일정 ‘미지수’ 신변 정리 집중할 듯
 
우선 이 부회장은 신변 정리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즉 당장 경영 일선에 뛰어들기보다는 당분간 재충전의 시간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이 부회장은 출감 후 현재까지 집무실이 위치한 서초동 사옥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다만 출소 직후와 그 이튿날 두 차례에 걸쳐 와병 중인 부친 이건희 회장을 병문안했다. 이후 현재까지 별다른 일정을 잡지 않고, 한남동 자택에서 머무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이는 이 부회장의 출소에 대해 여론 반발이 큰 점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당장 적극적인 행보에 나선다면 여론이 더 악화될 가능성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 또한 삼성 측과 박영수 특검팀 모두 2심 판결에 대해 대법원 상고 의사를 밝힌 상황이기 때문에 당분간 경영 전면에 나서기는 부담스러울 것이라는 해석이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공백 기간이 상당히 길었다. 오랜 수감 생활로 심신이 많이 약해져 있을 뿐 아니라 집행유예에 대한 시선이 곱지 않은 만큼 당장 공식 활동을 재개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그 어느 때보다 신중하게 복귀 시점을 결정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 부회장이 최전선에 나서는 대신 2선에서 주요 업무를 조율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그룹 내 최고위 경영진들로부터 경영 현안에 대해 비공식 보고를 받고 이를 직접 결정한다는 것. 수감생활 중에도 주요 사안들은 직접 처리한 것으로 전해지기 때문에 이 같은 주장도 설득력이 있다.

특히 재계에서는 삼성전자의 ‘반도체 투자’ 결정이 이 부회장의 첫 행보라는 해석이 나왔다.

지난 7일 삼성전자의 경기도 평택 반도체 단지 내 제2공장 건립 계획이 알려졌다. 이 부회장의 이 회장의 출소 이틀 만인 이날 삼성전자는 권오현 회장, 윤부근·신종균 부회장이 참석한 경영위원회에서 해당 내용을 포함한 예비 투자 안건을 의결했다.

삼성 측에서는 이번 투자 결정에 대해 이 부회장의 출소와 관계없이 오랫동안 준비해 왔다는 입장을 내세웠지만, 재계에서는 이것이 삼성 경영 정상화의 신호탄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를 시작으로 그동안 리더의 승인만을 기다리고 있던 사안들이 처리되기 시작할 것이라는 것. 이 부회장은 전날인 6일 서울 모처에서 주요 임원들로부터 관련 현안을 보고 받았다고 알려졌다.

이에 따라 그동안 더디게 진행됐던 신성장 동력 확보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이 부회장의 구속 후 대규모 인수합병(M&A)은 단 한 건도 없었던 터라 앞으로 M&A를 통해 미래 먹거리 발굴에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는 때는 언제일까. 가장 빠르게는 평창 동계 올림픽 기간이 거론된다. 부친인 이건희 회장이 병상에 눕기 전 평창 동계 올림픽에 대해 애착을 쏟은 만큼 개막식에 참석할 것이라는 설.

이와 관련 윤부근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 6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부 조찬강연 후 기자들과 만남에서 이 부회장의 평창 올림픽 개막식 참석을 시사했다. 윤 부회장은 ‘이 부회장이 평창 개막식에 가는가’라는 기자의 질문에 고개를 끄덕였고, 이어 ‘간다는 의미냐’는 질문에 ‘네’라고 답했다고 전해진다.

특히 삼성전자는 평창 올림픽의 공식 스폰서를 맡고 있어 참석이 거의 확실시되는 분위기다. 역대 올림픽에서 공식 스폰서인 최고 경영자들이 개·폐막식에 참석하는 것은 관례로 이어왔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개막식에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CEO 등 세계적 기업의 최고 경영자들이 참석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삼성 측에서도 누군가는 모습을 드러내야 할 것”이라며 “이건희 회장 대신 이 부회장이 나타나지 않겠나”고 예측했다.

평창 올림픽은 이 부회장의 독보적 경영 전략인 ‘글로벌 스킨십’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은 2014년 선밸리 컨퍼런스에서 팀 쿡 애플 CEO와 밀담을 가진 후 미국을 제외한 다른 국가에서 소송전을 중단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는 이 부회장의 ‘글로벌 스킨십 경영’이 돋보인 대목으로, 전 세계인의 축제인 평창 올림픽을 통해서도 이러한 전략을 꾀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이와 관련해 해외에서 첫 행보를 나타낼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거론되는 주요 행사로는 ‘아시아판 다보스 포럼’이라 불리는 중국 보아보포럼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MWC2018 등이다.
 
‘삼성상회’ 80주년 눈 앞… ‘제3 창업’ 선언 가능성↑
 
만약 평창 올림픽이 아니라면 다가오는 삼성 내부의 주요 기념일 혹은 행사가 계기가 될 수도 있다. 오는 12일은 삼성그룹 창업주 故 이병철 선대 회장의 생일로, 이에 맞춰 직접 메시지를 전달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또한 3월에는 ‘삼성그룹(삼성상회) 창립 80주년 기념행사’ ‘삼성전자 정기 주주총회’ 등 굵직한 행사가 예정돼 있어, 2월 내 모습을 드러내는 것이 부담스럽다면 3월이 공식 행보 재개의 적기가 될 수도 있다. 특히 3월은 이건희 회장이 ‘글로벌 삼성’을 주창하며 ‘제2 창업’을 선언한 지 30년 되는 달이라, 이를 기해 이 부회장이 ‘제3 창업’을 선언할 수도 있다는 설이 나온다.

이 밖에 이달께 열릴 최순실 씨의 선고 공판과 박근혜 전 대통령의 선고가 복귀 시점에 크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이달 중순부터 최순실 씨 선고 공판과 박근혜 전 대통령의 선고가 줄줄이 예정돼 있다”며 “이러한 선고 일정이 이 부회장의 경영 복귀 시점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예상보다 늦어질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일각에서는 상고심이 남은 만큼 성난 여론을 잠재울 비장의 카드를 꺼내야 한다는 의견도 대두되고 있다. 이 상황이 지속된다면 삼성의 대외적 이미지에도 큰 타격을 미칠 뿐 아니라 3심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

이에 따라 이 부회장이 대규모 채용 또는 투자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다. 우선 대규모 채용은 문재인 정부에서 최근 주창하는 일자리 정책 방향에 편승하는 것으로 ‘정책 친화적’ 이미지를 생성할 수 있다고 보인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 정부 정책에 동참하면 부정적 시선을 상쇄하고 긍정적 이미지를 형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어떤 식으로든 중요한 것은 ‘기업인 이재용’으로서 입지를 회복하는 일이다. 따라서 당분간은 경영 전면에 나서는 것보다 사회 환원 활동 등 대국민적 행보를 펼치며 국민 신뢰를 회복하는 절차도 필요해 보인다. 지난해 12월 항소심 결심 공판 당시 “좋은 환경에서 자라 글로벌 일류 기업에서 일하는 행운을 누렸다. 항상 감사하는 마음으로 어떻게 하면 우리 사회에 보답할 수 있을지 고민하면서 살아왔다”는 이 부회장의 말에 귀추가 주목되는 이유다.

 

박아름 기자 pak502482@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