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체 사업의 고른 성장과 두산중공업 자회사의 최대 실적 달성이 한 몫

해상풍력 실적·기술력 보유… 신사업 수주 긍정 평가
 
업계 “박 회장의 노력 뒷받침으로 두산 실적 개선 이뤄져”

 
[일요서울 | 오유진 기자] 두산그룹이 2013년 이후 4년 만에 영업이익 ‘1조 클럽’에 복귀했다. 두산 자체사업 부문 매출과 영업이익이 크게 향상된 데 이어 두산중공업의 자회사가 최대 실적 달성 하는 등 실적 호조를 견인했다. 두산인프라코어와 두산밥캣은 중국과 신흥국 건설기계 사업 성장과 엔진 사업 수익성 개선으로 두산그룹의 1조 클럽 복귀의 원동력으로 꼽힌다. 특히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이 취임 2년여 만에 이룬 쾌거로 그의 경영 능력에 대한 물음표가 사라지고 있으며, 이제 그의 ‘리더십’이 주목받고 있다.
 
지난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두산은 지난해 매출 17조5852억 원, 영업이익 1조1799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각각 6.8%, 27.7%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2013년 이후 4년 만에 1조 원대로 복귀했다.
 
두산 자체사업 부문 매출은 2조6248억 원과 영업이익 2768억 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27%, 23%씩 증가했다. 두산의 총 영업익 1조1799억 원 중 자체 사업으로만 20.7%를 기록했다. 두산 자체 사업인 전자, 산업차량, 모트롤, 면세점 등이 고른 성장을 보였다.
 
두산그룹 자체사업 부문 실적 향상도 두드러지지만 자회사들의 실적 호조가 두산의 1조 클럽 복귀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두산중공업은 자회사들의 실적 호조에 힘입어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4.1% 증가한 14조5236억 원,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6% 증가한 9257억 원을 기록했다.
 
이처럼 매출과 영업이익이 증가한 데는 ‘두산인프라코어’의 6년 만의 최대 실적 달성이 있다. 지난해 두산인프라코어는 전년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4.6%, 34.6% 증가하며 매출 6조5679억 원, 영업이익 6608억 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2011년 이후 6년 만에 최대 규모이며, 순이익은 2966억 원으로 155% 늘었다.
 
이 같은 성장세를 두고 두산 측은 중국 중대형 건설기계 사업 성장과 엔진 사업의 수익성 개선, 특히 두산의 손자회사인 두산밥캣의 수익 향상을 꼽았다. 두산밥캣은 전년 대비 4.7% 늘어난 4조617억 원의 매출을 달성했고, 영업이익은 4195억 원을 기록했다.
 
경영능력 입증
 
2016년 취임한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을 두고 취임 당시 각종 물음표가 따라다녔다. 내실 경영의 정착을 위해서는 신규 자체사업의 성과와 두산중공업의 실적개선이라는 과제를 안고 회장 자리에 올랐기 때문에 실적 개선은 경영능력을 입증하기 위한 중요 관문이었다. 우려와 다르게 박 회장은 취임 2년 만에 두산의 영업익을 1조 원대로 재탈환하며 ‘리더십’을 입증했다.
 
업계에서는 박 회장의 노력이 뒷받침했기 때문에 두산의 실적개선이 이뤄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실제 박 회장은 취임 직후 경남창조경제혁신센터, 두산중공업 사업장, 두산인프라코어 인천·군산 사업장, 중국 옌타이·미국 코네티컷·베트남 꽝아이성 등 국내외 사업 현장과 협력사 현장 등을 직접 살피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보인 바 있다.
 
또 지난해에는 미국 및 글로벌 발전관련 사업 확대를 위해 방미기간에 협약 2건을 체결했으며, 4차산업혁명 시대의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그룹 내 최고디지털혁신(CDO) 조직도 신설하는 등 디지털 혁신을 시도하고 있다.
 
박 회장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일하는 방식에서부터 새로운 사업기회를 찾는 일까지 디지털 전환을 통한 혁신적 시도가 있어야 한다”며 “이런 시도를 통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 혁신적 운영방식을 도입하는 등 디지털 기업문화가 그룹 전반에 자리 잡는 한 해가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새로운 돌파구
 
다만 수주 성과가 큰 폭 감소한 점은 악재로 꼽힌다. 정부의 탈원전·신재생에너지 정책이 구체화되면서 두산중공업 주요 사업 중 하나인 원전사업의 실적악화를 개선하기 위한 준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앞서 두산중공업은 지난해 초 수주 목표를 10조6000억 원으로 잡았으나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신한울 5·6호기 등 굵직한 원전 건설이 줄줄이 취소되면서 수주목표치에 절반밖에 미치지 못하는 총 5조510억 원에 그쳤다.
 
그러나 두산중공업은 정부의 에너지 전환 정책 및 재생에너지 3020정책에 따른 신사업 약 2조9000억 원과 해외원전 등을 포함한 총 6조9000억 원의 수주를 따내 문제 없다는 입장이다. 두산중공업은 원전 수주 감소를 신사업으로 돌파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관련 수주계획을 연도별로 살펴보면 올해 9045억 원을 시작으로 2019년 8700억 원, 2020년 1조1500억 원, 2021년 1조 원, 2022년 1조500억 원 등 수주 규모를 늘려 간다는 계획이다.
 
수주 규모 확대의 목표는 발전서비스와 풍력 부문이 중심이다. 두산중공업은 지난 8일 올해 신재생에너지, 가스터빈 등으로 신규 원전 수출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두산중공업이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시장 우려를 해소하기 위한 새로운 돌파구를 찾은 것. 두산중공업은 잠재시장으로 꼽히는 해상풍력, 가스발전, 신재생에너지 연계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신사업 분야를 집중 육성하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국내 기업 중 유일하게 해상풍력 관련 실적과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어 신사업 수주를 수월하게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과 박정원 회장의 실적 개선을 위한 광폭 행보들이 어우러져 두산의 ‘1조 클럽’ 명맥을 유지하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된다.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