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이사철을 맞아 이사를 계획하고 있거나 결혼을 앞둔 신혼부부에게는 전셋집 구하기가 예년보다 유리해졌다. 올해 전국 아파트 입주물량은 43만8천가구로 1990년 이후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면서 일부 지역은 전셋값이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경기도 2기신도시와 택지지구가 조성된 화성, 시흥, 오산, 광명, 남양주 일대는 역전세난까지 우려되고 있다. 역전세난이란 공급물량은 늘었지만 수요가 적어 세입자를 구하기 어렵고, 전셋값도 떨어져 재계약 시 일부 전세금을 되돌려줘야 하는 상황을 말한다. 집주인 입장에서는 불리하지만 세입자 입장에서는 전세 구하기가 수월하다. 부동산114는 가성비 좋은 저렴한 새 아파트 전세매물이 나오는 곳을 알아봤다.

경기도와 지방·광역시의 아파트 전셋값 하락세가 지난해부터 이어지고 있다. 올해 1월부터 2월 초까지 전셋값이 떨어진 지역은 울산(-0.18%), 제주(-0.13%), 경기(-0.13%), 부산(-0.11%), 경남(-0.08%), 충남(-0.07%), 인천(-0.07%), 전북(-0.03%), 경북(-0.03%), 충북(-0.01%)순이다. 충청권은 세종시 입주물량 영향으로 하락폭이 커지고 있다. 경상권은 경북 지역을 시작으로 경남, 부산 주변 지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경기도는 31개 시·군지역에서 19개 지역의 아파트 전셋값이 하락했다. 지역별로는 시흥(-1.15%), 평택(-0.65%), 광명(-0.55%), 화성(-0.46%), 오산(-0.38%), 군포(-0.29%), 구리(-0.27%), 남양주(-0.25%) 지역이 줄줄이 떨어졌다. 전셋값 하락지역의 공통점은 택지지구 조성에 따른 대단지 아파트 입주물량이 집중된 곳이다. 신도시나 택지지구는 입주 초기 도로와 편의시설 등의 인프라 시설이 부족해 주변 시세보다 전세가격이 저렴하게 형성된다.
경기도에서 전셋값 하락률 1위 지역인 시흥시는 배곧신도시와 목감지구, 은계지구 중심으로 아파트 입주물량이 대기 중이다. 시흥시 아파트 입주물량은 2017년 1만2289가구, 2018년 1만2338가구, 2019년 1만1068가구가 입주다.

올해 1월부터 입주를 시작한 시흥배곧한신休플러스(B10) 전용면적 84㎡ 전세가격은 2억~2억2000만 원 가량 형성되고 있다. 이로 인해 2015년에 입주한 시흥시 정왕동 시흥배곧SKVIEW 전용면적 84㎡ 전세가격은 1년 전 대비 3000만 원 떨어진 2억5000만 원 수준이다.

시흥시에서 새 아파트 입주물량이 많은 배곧신도시는 송도국제도시 맞은편에 위치해 지하철 4호선과 수인선 환승역인 오이도역과 가깝다. 서남부권에 위치한 시흥·안산 반월지구와 인천 남동구 공단지역 내 실수요자는 저렴하게 새 아파트로 갈아탈 수 있는 기회다.

2018년 경기도 화성시 아파트 입주물량은 3만1,776가구로 역대 최대 물량이다. 분기별로 살펴보면 봄·가을 이사철을 맞이하는 1분기(1만2328가구)와 3분기(1만786가구)에 아파트 입주물량이 집중되어 있다. 전셋값 하락세는 동탄2신도시보다 SRT동탄역과 거리가 떨어진 동탄1신도시 중심으로 뚜렷하다. 2017년 한해 동안 서동탄1 지역의 능동은 9.62% 떨어진 가운데 SRT동탄역과 가까운 동탄2 청계동은 절반 수준인 4.19% 하락했다. 동탄1신도시 내 전월세 거주자들이 동탄2신도시 새 아파트로 갈아타려는 수요가 늘어나면서 동탄1신도시 중심으로 전셋값 하락폭이 커졌다.

동탄1신도시 능동 동탄푸른마을신일해피트리 전용면적 59㎡ 전세가격은 1년 전 대비 5000만 원-6000만 원 떨어진 1억8000만 원~1억9000만 원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해 12월부터 입주를 시작한 동탄2호반베르디움5차(총 746가구) 전용면적 53㎡ 전세가격은 주변 시세보다 3.3㎡당 200만 원 저렴하게 나오면서 1억5000만 원~1억6000만 원에 형성되어 있다.

서울 강남권 출퇴근 실수요자라면 SRT동탄역 역세권 주변인 청계동 일대 아파트를 살펴보는 것이 유리하다. 자녀를 둔 학부모세대라면 교육환경이 갖춰진 동탄1신도시 능동과 반송동 일대 아파트를 고르는 것이 낫다. 동탄과 가까운 수원이나 오산 지역 내 직장을 둔 실수요자는 1억 원대 초반의 저렴한 전세 매물을 구할 수 있다.

경기도 남양주는 지난해 12월부터 다산신도시에서 첫 입주를 시작해 2019년까지 이어진다. 남양주 연간 아파트 입주물량은 2017년 3938가구, 2018년 8248가구, 2019년 1만1614가구가 늘어난다.

다산신도시 입주물량이 늘어나면서 전세가격이 주변 시세보다 1억 원 가량 저렴한 매물이 나오고 있다. 다산진건자연&e편한세상은 지난 1월 입주를 시작하면서 전용면적 84㎡ 11층이 3억 원까지 거래되었지만 2월 들어서는 2억3000만 원까지 떨어져서 매물이 나오고 있다.

경의중앙선 도농역과 가까운 도농사랑으로부영7단지 전용 84㎡의 전세는 지난해까지 3억2000만 원~3억4000만 원에 거래됐다. 다산신도시는 12월에 1107가구, 1월에는 2801가구가 입주를 시작했고, 3월에는 1893가구가 대기 중이다. 서울과 인접한 노원, 도봉과 구리지역 내 생활권 거주자는 남양주 다산신도시 새 아파트로 갈아타기 좋은 기회다.

신규 아파트 공급이 지속되면서 서울을 제외한 지역은 전셋값 안정세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학군이 우수한 주변 지역은 국지적으로 전셋값 상승이 나타나겠으나 전반적으로는 풍부한 공급물량 영향으로 전세시장에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세입자에게는 전세금 인상 부담을 줄일 수 있겠지만 집주인은 전셋값 하락과 역전세난에 대비가 필요하다.

신규 아파트 입주물량이 한 번에 쏟아지는 곳에서 전셋집을 구할 때에는 2년 후를 생각해야 한다. 교통, 교육 등의 인프라 시설이 갖춰지고 입주도 마무리되면 저평가된 아파트 가격이 회복되면서 재계약 시점에는 전세금 인상폭이 클 수 있기 때문이다.

[제공-부동산 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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