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의 경제 수도로 자리 잡은 양곤의 하루하루는 현지인들도 몰라볼 만큼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타임머신을 타고 천년의 시간을 넘나들기라도 한 것처럼 극명한 대조를 이루고 있는 두 도시지만 사원의 황금불탑과 시장에서 만나는 사람들의 미소만큼은 별반 다르지 않다.
부처님을 섬겨온 진실하고 간절한 마음으로 이룩해 낸 황금의 나라는 결국 그 우직한 진심의 보상으로 미소의 나라를 선물받게 된 건 아닐까.
정적이고 감성적인 풍경과 경험을 찾아 미얀마를 찾은 여행자들에게 바간은 여전히 고개를 끄덕이며 응답한다. 꼼꼼하게 살필 필요 없는, 광활하게 펼쳐진 오래된 풍경은 여행을 단조롭고 여유롭게 이끌어주기에 모자람이 없다.
과거의 영화와 평화를 간직한 흔적들 그리고 그 과거를 잊지 못한 듯 원초적이고 풍성한 자연의 조화 속에 여전히 그 시대에 머물고 있는 것 같은 사람들의 미소가 있어 바간은 지금도 온기롭다.
도시 자체가 하나의 거대한 유적이나 다름없는 바간의 모든 풍경들이 뜻밖에도 아우레움 팰리스 호텔에서 펼쳐진다. 고대 사원들이 너른 자연 속에 원초적인 모습을 지켜오며 여기저기 흩어져있는 오래된 풍경, 그 풍경을 만나 이색적인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는 현대적이면서도 과거 친화적인 진귀한 풍경이 아우레움 팰리스 호텔을 찾은 여행객들을 맞이하고 있다.
세계3대 불교유적으로 꼽히는 바간에는 무려 400만 개의 불탑이 존재했었고, 현재는 약 2500여 개의 사원과 탑이 존재하고 있다고 한다. 그런 바간에서 유적 1호의 영예는 쉐지곤 파고다가 차지하고 있다.
바간에서 가장 유명한 재래시장인 낭우 시장은 우리나라에서는 이제 찾아보기 어려운 아주 오래된 시장 풍경을 회상하게 한다.
여행객들을 위한 기념품보다는 바간 사람들의 식탁과 가정으로 가게 될 물건들이 더 많아 볼거리가 더욱 풍성하다. 때로는 비위가 상할 수 있는 모습도, 냄새도 시장 안에서 여과 없이 펼쳐지지만 그저 바간이 살아가는 모습일 뿐이다.
바간의 또 다른 사원들
▲ 아난다 사원
▲ 담마양지 사원
양곤의 하루는 무척 빠르다. 아침부터 늦은 밤까지 쉴 새 없이 뒤바뀌는 풍경 속에 급박하게 변화하는 오늘날 미얀마의 현실이 그대로 반영돼 있는 것만 같다.
깔끔하고 화창한 시민공원과 늦은 밤 클럽에서 터져 나오는 빵빵한 음악 소리는 양곤 여행의 이정표 역시 새롭게 변화하고 있음을 말해준다.
싸움의 종결이라는 뜻의 양곤은 지금, 미얀마의 한 시대가 마무리되고 새로운 시대가 열리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마하반둘라 공원은 양곤 시내의 중심에 자리 잡고 있다. 연두색 잔디 공원을 가운데 두고 주변으로 다양한 역사와 문화의 흔적들이 뒤섞여 있지만 양곤 어디에서도 찾아보기 어려운 평화가 일대에서 숨 쉬고 있다.
공원 한가운데에서 파란 하늘을 향해 우뚝 솟은 백색의 독립기념비는 평화의 상징이자 중심. 영국 식민지 시절의 아픔을 지우고 독립의 기쁨을 가득히 채워놓은 모습이 시선을 압도하기에 공원의 평화는 더욱 짙게 가슴에 닿는다.
한편에는 미얀마라는 사실이 어색한 건물들이 또 다른 분위기를 자아낸다. 두개의 십자가가 유난히 크게 느껴지는 1830년에 건립된 임마누엘 침례교회와 18세기 초 앤 여왕 시대의 양식으로 지어진 현재의 고등법원 건물. 역시 나란히 서 있는 이 두 건물만 보고 있으면 미얀마라는 이름도 2018년이라는 시간도 모두 잊어버리게 되지만 모두가 하나 돼 오늘의 시간을 공존하고 있기에 더욱 아름답게 느껴지는 곳들이다.
기원전 2세기 경부터 미얀마 역사 속에 기록되어 지금까지 이어져온 ‘황금의 땅’이라는 수식어는 쉐다곤 파고다에서 비롯됐다고 한다.
‘약 2500여 년전, 부처님이 살아계실 때 인도와 미얀마를 오가며 장사를 하던 미얀마의 상인 형제가 부처님을 만나 꿀떡을 보시했다. 부처님은 그들에게 머리카락 8가닥을 주었고 그들은 그 무엇보다 귀중한이 보물을 그들의 왕에게 바쳤다.
왕들은 지속적으로 탑의 규모를 확장시켰고 15세기 신소부여왕이 탑에 자신의 몸무게만큼의 금박을 입힌 것이 최초로 기록되어 있다. 이후에도 끊임없이 주탑의 황금은 늘어났고, 부처님을 위한 사원의 규모는 커졌다.
▲ 차욱탓지 사원
▲ 카바 아에 파고다
▲ 보족 시장
<사진제공=여행매거진 Go-On>
프리랜서 김관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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