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호식 원장의 정신건강] 이야기치매, 경도인지단계에서 적극 치료 권장
[권호식 원장의 정신건강] 이야기치매, 경도인지단계에서 적극 치료 권장
  • 정리=김정아 기자
  • 입력 2018-03-05 13:48
  • 승인 2018.03.05 13:48
  • 호수 1244
  • 58면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결혼 적령기 세대에서 결혼과 출산을 기피하면서 심각한 고령화 시대로 접어들었다. 노령층이 늘면서 노인성 질환도 자연스럽게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는데 그 중 하나가 ‘치매’다. 막상 측근중에 치매환자가 있으면 본인은 물론 주위의 가족들은 “어떤 식으로 대처해야 할지, 병원에는 언제쯤 모시고 가야 하고, 어떻게 돌봐드려야 할지, 요양시설에는 언제 모셔야 할지" 등으로 막막할 때가 많다. 
치매의 원인 중 50~80%를 차지하는 알츠하이머병도 다른 질환들처럼 조기 진단과 치료가 중요하다. 초기증상으로는 기억장애로부터 시작한다. 이 단계는 가장 초기 단계에 흔하게 나타나는데, 사람이나 사물의 이름을 잘 기억하지 못하기도 한다. 최근에 나누었던 대화의 내용이나 최근에 있었던 일의 사실을 자세히 기억하지 못하는 등의 행동 양상을 보이기도 한다. 
이때 과거 기억은 비교적 잘 유지되나, 병이 진행되면서 그전에 있었던 사실도 잘 기억하지 못한다. 대화 중에 말하고자 하는 단어가 잘 생각이 나지 않는다거나 방금 전에 한 말도 기억하지 못하기도 한다. 
일반적인 언어장애는 잘 나타나지 않지만 병이 진행됨에 따라 상대의 말을 잘 이해하지 못하게 되고 말수도 줄어들게 된다. 때로는 공간지각장애도 발생한다. 엉뚱한 곳에 물건을 놓아 두기도 하고 놓아둔 물건을 찾지 못한다거나 잘 알던 길에서 길을 잃기도 하고 오랫동안 살아온 집을 못 찾기도 한다. 또 복잡한 그림을 따라 그리지 못하고, 운전도 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게 되기도 한다. 숫자 계산을 하기가 어려워지고 평소에 사용하던 물건을 사용하지 못하거나 옷 입기 등의 기본적인 일상생활의 장애를 보인다. 
어느 정도 알츠하이머병이 진행되면 알고 지내던 사람들을 잘 알아보지 못하게 되면서 나중에는 가족과 배우자도 알아보지 못하게 되기도 한다. 병이 진행되어서 뇌의 전두엽을 침범하게 되면 문제 해결, 추상적 사고 및 판단력 등도 떨어지게 된다. 초기에는 주로 기억 장애를 중심으로 하는 인지기능 장애가 생긴다. 전두엽의 기능장애는 심하지 않기 때문에 사회활동이나 일상적인 생활은 그런대로 유지할 수 있다. 그러나 병이 진행되면서 일상생활의 어려움이 많아지게 되며 간단한 일도 혼자서는 못하게 된다.
그러면 언제부터 치매 치료를 받아야 할까. 이미 치매가 온 뒤에 치료한다면 늦을 것이다. 치매 전 단계에서 치료하는 것이 좋은데, 정상 노화와 치매의 중간 단계로 경도인지장애가 있다. 경도인지장애는 동일 연령대에 비해 인지기능 중 기억력이 떨어져 있는 상태다. 이 단계는 일상생활을 수행하는 능력은 보존되어 있어 아직은 치매가 아닌 상태를 말한다. 
경도인지장애가 있으면 치매로 이행할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에 이 시기에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따라서 기억력 장애나 인지기능의 저하가 느껴진다면 인지기능에 대한 평가를 통해 치료가 필요한지를 결정해야 한다. 더불어 원인 질환을 규명하기 위해 필요한 검사를 받아야 할 수도 있다. 또 현재에는 치료가 필요한 상태는 아니라 하더라도 치매에 대한 조기 치료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주기적으로 진료를 받아 인지기능에 대한 평가를 받도록 해야한다.   
치매가 알츠하이머병 이외의 다른 원인에 의한 것이 아닌지를 확인하는 것도 중요하다. 왜냐하면 혈관성 치매나 수두증, 두부 외상, 뇌종양, 감염성 질환 및 결핍성 질환 등의 원인에 의한 치매는 치료 가능한 치매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치매환자를 언제 요양기관에 모셔야 하는지도 보호자 입장에서는 중요한 결정 사항이 될 것이다. 알츠하이머병이 발병하고부터 장기 요양기관 입원이 필요하게 되기까지의 기간은 실제로 예측하기가 어렵다.  
주된 입원 사유는 대소변 실금, 초조감, 보행 장애, 배회, 과행동증, 야간 행동 장애 등인데, 치매환자는 그동안 살아온 집을 떠나 새로운 환경으로 입원하는 것에 대한 불안감이 엄습해 온다. 또 한번 입원하며 못 나올 것이란 생각으로 입원에 대한 저항감을 보일 수 있으며, 부부가 같이 살고 있다면 더 현재의 생활에서 바뀌는 것을 원하지 않을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가능한 한 현재 살고 있는 거주지를 최대한 활용하도록 하는 것도 중요한 방법 중 하나다. 요양보호사 방문이나 데이케어센터 등의 이용을 적극적으로 고려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알츠하이머병 환자를 집에서 돌보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치매환자의 보호자들 역시 우울증이나 신체 질환에 걸릴 위험이 높다고 한다. 
보호자들이 가장 힘들어 하는 것은 치매환자의 행동 문제다. 예를 들어 치매 환자들은 옷을 입거나, 목욕하기, 식사, 대소변 가리기 등을 스스로 하기 힘들고, 도움을 받아서 일상생활을 유지하는 것도 힘들어진다. 환자의 기능과 증상은 매일매일 다른 양상으로 나타나므로, 그에 따라 유연하게 대처할 필요가 있다.
치매의 치료는 현재까지 충분히 정복되었다고 할 수는 없다. 치매가 만성적으로 진행되는 뇌의 질병이기 때문에 일관성 있게 지속적으로 대처하는 것이 중요하다. 약물치료를 통한 증상의 완화 및 병의 급속한 진행을 억제하면서 남아있는 능력의 유지에 중점을 두어, 상실을 최소화하고 환자와 가족의 삶의 질이 유지될 수 있도록 치료가 이루어져야 한다. 
알츠하이머병의 가장 중요한 위험 인자는 나이듦 그 자체다. 때문에 고령화 시대를 염두에 두고 치매도 고혈압, 당뇨처럼 많은 사람들이 겪게 될 질환으로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자세가 먼저다. 또 획기적인 치료법이 나오기 전까지는 삶의 과정으로 받아들이면서 극복해 가야 할 질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