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회 현대일본 희곡 낭독공연>

[일요서울 | 김정아 기자] 서울문화재단 남산예술센터와 한일연극교류협의회, 일한연극교류센터의 공동주최 프로그램인 <제8회 현대일본희곡 낭독공연>이 오는 9일부터 11일까지 남산예술센터에서 선보인다.

한국 배우의 낭독으로 하루에 한 편씩 무대에 오르는 세 편의 일본 현대희곡은 최근 4~5년 간 일본에서 가장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극작가들의 세대적 특징을 여실히 보여주는 작품이다. 퍼포먼스 중심의 현대연극 경향에서 새로운 흐름을 희곡에 반영해 극작술이 돋보인다. 

2002년 발족해 현대 연극 작품 교류를 통해 한·일 양국의 연극 경향성을 살펴보고 연극 교류의 중요한 창구 역할을 해오고 있는 한일연극교류협의회는 2년마다 ‘현대일본희곡집’을 발간하고 ‘현대일본희곡 낭독공연’과 심포지엄을 개최해 왔다.

올해 여덟 번째 발간되는 희곡집은 일본의 대표적인 현대 극작가 5명의 작품을 엄선하여 번역했으며, 그 중 3편이 이번 낭독공연무대에 오른다. 내년에는 일본에서 한국의 대표적 현대 희곡 작가 작품을 번역해 ‘한국현대희곡집’을 발간하고 수록작 중 3편의 희곡을 일본배우의 낭독공연으로 소개할 예정이다. 

공연 첫날 관객과 만날 작품은 면밀한 취재를 거쳐 사회문제를 다루는 시모리 로바 작가의 ‘인사이더–헤지2  (INSEIDER–Hedge2)’다. 일본 금융계에서 주목받는 한 펀드 운영사의 내부자 거래 의혹을 그린 이 작품으로 2016년 기노쿠니야 연극상 개인상을 수상했으며, 쓰루야 난보쿠 희곡상 최종 후보에 올랐다. 

두 번째 작품은 가미사토 유다이 작가의 ‘+51 아비아시온, 산보르하’(번역 고주영, 연출 김정)다. 페루의 리마에서 태어나 여러 나라를 떠돌며 살았던 작가 자신과 가족의 경험을 바탕으로 이민자와 노동자의 문제, 개인과 국민성의 관계, 동시대를 살아가는 타자와 소통하는 문제 등을 다룬다. 일상과 극적인 세계를 자유자재로 오가며 배우의 신체를 활용한 접근법으로 연극계에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다음으로는 지난해 남산예술센터 ‘서치라이트’ 프로그램에서 ‘소에츠-한반도의 하얀 태양’으로 한국 관객과 만난 바 있는 오사다 이쿠에 작가의 ‘저편의 영원’(번역 이홍이, 연출 강량원)이다. 소련이 러시아로 바뀌는 혼돈 속 격변하는 시대를 살아가는 개인의 선택이 이념과 국가에 의해 흔들려야 했던 개인의 이야기다. 2016년 초연으로 요미우리 연극대상 상반기 작품상 등을 수상한 바 있다. 

각 작품은 신선한 연출을 선보일 최진아, 김정, 강량원이 맡아 힘있는 무대를 선보일 예정이다.

과거 낭독 공연에 선정되었던 작품 중 ‘니 부모 얼굴이 보고싶다’, ‘허물’, ‘위대한 생활의 모험’등이 공연으로 이어졌기에, 이번 공연에서 소개되는 작품들은 연극으로 제작될 가능성이 있다. 

동시대 창작 연극은 물론 다양한 공연예술을 대중게 소개하고 있는 남산예술센터에서 희곡을 즐기는 또 다른 방식으로 일본 현대 연극을 살펴볼 수 있는 기회가 될 예정이다. 

공연이 끝난 후에는 작가, 연출, 관객이 함께 담소를 나누는 자리가 마련된다. 
또 오는 10일 공연이 끝난 직후 오후 5시 30분부터는 ‘사실과 드라마’라는 주제의 심포지엄을 개최한다. 관람객은 물론이고 연극을 전공하는 학생, 연극과 일본 문화에 관심 있는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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