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길 교통 불편에도 가뭄 해소에 시민들 표정 밝아

[일요서울ㅣ경주 이성열 기자] 경주에 8일 오전부터 모처럼 반가운 봄눈이 내렸다. 오랜 가뭄으로 메말라 가던 대지를 적셨다.
 
기상청에 따르면 8일 오후 2시 기준으로 강수량은 평균 32.5mm, 적설량은 2cm를 기록했다.

경주시 지역별 자동관측시스템에서는 강동지역이 57mm로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산내와 서면은 각각 18mm와 15mm로 지역별 편차를 보였다. 강수량이 낮게 나온 산내와 서면지역이 평균적설량보다 훨씬 높은 5.7cm와 10.1cm를 기록했다.
 
8일 오전 내리던 비가 함박눈으로 변하면서 경주 곳곳에서 출근길 교통 혼잡을 빚기도 했다. 시민들은 때 늦은 많은 눈에 다소 불편을 겪었지만 시민들은 이번 눈이 싫지만은 않은 모습이었다.
 
상점 앞 인도의 눈을 치우던 한 주민은 “눈이 갑자기 많이 내려 치우는데는 참 힘들지만 눈이 와서 농민들 농사 걱정과 식수 걱정을 덜어 참 기쁜 마음이다”고 말했다.
 
최양식 경주시장을 비롯한 시 공무원들은 시민들의 통행 불편을 덜어주기 위해 대대적인 주요 시가지 인도 제설작업을 펼쳤다. 시청 산하 필수 민원담당자를 제외한 전 직원들은 담당구역별로 신속한 제설 작업에 나서 안전사고 위험요인을 제거하는데 구슬땀을 흘렸다.
 
이에 앞서 7일 오후 11시경부터 산내면 대현리 일원에 눈이 내리기 시작하자 자체 제설차량을 이용한 제설작업을 우선 실시했으며, 8일 새벽 6시부터 건천읍과 서면 지역 등 시 일원으로 강설지역이 확대되면서 비상근무체계에 돌입했다.
 
시는 시가지 주요노선과 KTX 신경주역 진입도로, 현곡면 남사리 지방도로, 현곡~안강 방면 군도 등 시외 취약구간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우선 제설을 실시하는 한편, 눈이 그친 후 결빙이 우려되는 도로에 대해서는 제설재를 살포하는 등 시민들이 도로이용에 불편이 없도록 총력을 기울였다.
 
시 관계자는 “신속한 상시 제설시스템을 구축하고 눈이 내릴 경우 발빠른 대처를 통해 시민 불편을 최소화하는데 주력하고 있다”며 “눈이 많이 내리면 일시에 제설작업을 하기에는 인력과 장비에 한계가 있는 만큼 내집 앞, 상가, 골목길 등은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제설작업에 나서줄 것”을 당부했다.
 
한편 경주지역은 겨울 내내 이렇다 할 눈 비 소식이 없어 농업용수 공급 비상과 제한급수마저 검토할 정도로 극심한 가뭄에 시달렸으나, 지난달 말과 이달 초 2차례 단비와 함께 7일과 8일 내린 눈과 비로 산불 위험과 가뭄 걱정을 다소 덜게 됐다.
 
이날 내린 눈과 비로 지역 주요 식수원인 덕동댐이 40.9%로 0.4% 가량 상승했으며, 농업용수를 공급하는 보문호는 41%로 1% 안팎의 저수율 상승에 그쳤으며, 평균 저수율도 여전히 53% 정도로 평년 81.1%에 비해 많이 부족한 실정이다. 이는 경북지역 평균 저수율인 76.3%에도 훨씬 못 미치는 수준이다.
 
연이은 단비와 눈으로 소류지의 저수율은 회복되고 있지만 대형저수지의 저수율 회복에는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양식 경주시장은 “모내기를 비롯한 영농 준비에 큰 도움이 되는 반가운 봄비와 봄눈이 내렸지만, 앞으로 봄 가뭄이 계속될 경우에 안정적인 농업용수 공급에는 여전히 부족한 실정”이라며, “농업용수 뿐만 아니라 생활용수 공급 문제가 완전히 해소되려면 평년의 2~3배 수준의 비가 내려야 하는 만큼 시민 여러분께서도 물 절약 실천을 생활화하는데 적극 동참해 달라”고 말했다.
최양식 경주시장이 8일 오전부터 내린 봄눈을 직원들과 함께 제설작업을 하고 있다.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