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다스 파문’ 재계 또 긴장
‘MB다스 파문’ 재계 또 긴장
  • 이범희 기자
  • 입력 2018-03-09 18:19
  • 승인 2018.03.09 18:19
  • 호수 1245
  • 34면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서초로 쏠린 기업대관팀의 눈 ‘초긴장’
<뉴시스>

[일요서울 ㅣ이범희 기자] 오는 14일 이명박 전 대통령이 검찰 포토라인에 설 것으로 알려진다.

검찰은 이 전 대통령이 다스의 실소유주로 판단할 정황과 증거들을 수집해 그를 실소유주로 결론 내리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재계가 초긴장 상태다. 이 전 대통령 혐의 중 기업의 대가성을 의심받는 사례들이 있기 때문.

특히 총수의 특별사면과 관련된 일도 있어 자칫 불똥이 총수에게 번질까 전전긍긍이다. 기업대관팀의 눈이 서초동과 여의도로 쏠린 이유이기도 하다.

 삼성 ·포스코 등 검찰 수사 움직임 촉각
 다스 소송 비용 대납과 대가성 의혹 주목


재계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다스 관련 수사가 확대될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
재계 한 관계자는 “다스 수사의 최종은 MB로 보는 시각이 많다며 검찰로서는 어떻게든 수사를 확대하려 하지 않겠느냐”고 했다.

또 다른 재계 관계자는 “MB와의 정경유착으로 범위를 확대하면 대상 기업들의 범위가 커질 수 있는 만큼 재계 전반의 긴장감은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소환 앞두고 전방위 수사

아울러 검찰이 삼성이 다스의 미국 소송 과정에서 거액을 지원한 단서를 잡고 수사에 나섰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재계에서도 수사 확대에 대해 예의 주시하고 있다.

법조계와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2009년 다스가 투자자문사 BBK에 투자한 140억 원을 회수하기 위해 제기한 소송 관련 비용을 대납한 의혹을 사고 있다. 삼성은 다스의 미국 로펌 ‘에이킨 검프’(Akin Gump)에 40억 원을 송금했다. 검찰은 지난달 이학수 전 삼성전자 부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조사했다. 이 전 부회장은 이건희 회장이 소송비용 대납을 승인했다는 취지의 자수서를 검찰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외에도 우리금융지주는 이팔성 전 회장의 재임 시절이던 불법자금을 전달한 정황이 검찰에 포착됐다. 검찰은 2007년 10월 이 전 대통령의 둘째형 이상득 전 의원에게 8억 원을 건네는 등 2007∼2011년 모두 22억5000만 원의 불법자금을 전달한 정황을 잡고 수사 중이다.

포스코그룹은 MB 도곡동 땅 매입 문제가 얽혀 있다.
포스코건설은 1995년 이상은 다스 회장과 이 전 대통령 처남인 고(故) 김재정 씨 공동 명의의 도곡동 땅을 263억 원에 매입했다. 이 금액 중 일부가 이 전 대통령 아들 이시형 다스 전무에게 들어갔다는 의혹이 일면서 이 전 대통령이 도곡동 땅 실소유자라는 의심이 커지고 있다.

국세청은 지난달부터 포스코건설에 대한 특별세무조사에 착수했다. MB정부가 자원외교를 통해 조성한 비자금과의 연관성, 도곡동 땅 거래 당시 상황 등을 조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그룹은 최근 MB정부 당시 청와대가 제2롯데월드 건립에 개입했다는 것을 추측할 만한 문건이 공개돼 롯데그룹에 대한 검찰 수사로 이어질 지 관심이 쏠린다.
애초 제2롯데월드는 건설 초기 성남비행장 이착륙 안전 문제로 허가를 받지 못했으나 2008년 이명박 전 대통령이 제2롯데월드 신축 방안 모색을 지시한 후 허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는 MB정권에 대한 수사가 가속화될 경우 같은 배를 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최근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적폐청산위원회 위원장은 제2롯데월드 인허가를 ‘반역적 행위’라고 규정하고 검찰 수사를 피하기 힘들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다시 수사받는 옛 MB맨

한편 검찰 지난 5일 천신일 세중나모여행 회장과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을 소환조사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검사 송경호)는 천 회장과 최 전 위원장의 사무실과 자택 등을 압수수색하고 이들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했다. 검찰은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과 송정호 청계재단 이사장도 동시 압수수색했다.

최 전 위원장은 2008년 3월 MB정부 첫 방통위원장으로 취임, 종합편성채널 선정 등 방송정책을 진두지휘하며 ‘방통대군’으로 불릴 만큼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했다. 대선 캠프 때부터 MB의 멘토를 자임했던 그가 대보그룹 최등규 회장 등을 캠프에 연결시키는 역할을 했다는 의혹도 제기된다.

이 전 대통령의 고려대 동기인 천 회장은 절친한 친구로 불리는 숨은 실세였다. 자기 예금을 담보로 이 전 대통령 특별당비 30억 원을 대출받게 해주는 등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정두언 전 의원은 재계 인맥이 넓은 그가 기업 등의 불법자금 전달에 메신저 역할을 했을 것이라고 지목한 바 있다.

박 전 차관도 MB정부에서 왕차관으로 불리던 실세였다. 막강한 권력을 누리던 세 사람은 모두 이 전 대통령 재임 중 비리 혐의에 얽혀 실형을 선고받았다.
다만 이 전 대통령이 임기를 불과 한 달여 남긴 2013년 1월 반대 여론을 무릅쓰고 최 전 위원장과 최 회장을 특별사면, 나란히 자유의 몸이 됐다. 

이범희 기자 skycros@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