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탐구] 한반도 평화 위한 셔틀 특사단 5인
[인물탐구] 한반도 평화 위한 셔틀 특사단 5인
  • 오두환 기자
  • 입력 2018-03-09 20:30
  • 승인 2018.03.09 20:30
  • 호수 1245
  • 62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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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예 멤버로 꾸린 드림팀…미국·북한 전문가부터 국정원·통일부·청와대 핵심 인물 까지
<뉴시스>
[일요서울 | 오두환 기자] 문재인 정부의 대북 특사단이 북한, 미국 등으로 오가며 적극적인 활동을 펼치고 있다. 특사단은 방북 후 남북정상회담을 시작으로 북미정상회담까지 이끌어 내며 한반도 평화를 위한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 아직까지 남북·북미 정상회담이 진행된 것이 아닌 만큼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이 있지만 지금까지의 결과만으로도 특사단의 활약은 그동안 경색된 남북·북미 관계를 풀 수 있는 긍정적 효과를 내고 있다. 대북 특사단이 가시적인 성과를 내자 특사단 구성원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다자외교에 능한 정의용, 북한에서 살았던 ‘국정원맨’ 서훈
남북정상회담 실무 준비했던 천해성, 국정원 대공 담당 김상균


문재인 정부의 대북 특사단은 지난 5일 오후 2시 경 경기도 성남의 서울공항을 통해 서해 직항로로 방북했다. 1박2일 일정으로 북한을 방문한 특사단은 김정일 북한 노동당 위원장을 만나 남북정상회담 개최, 정상 간 핫라인 설치, 한반도 비핵화 등에 대한 북한의 의지를 확인했다.

특사단은 이후 미국을 방문해 김 위원장의 북미정상회담 의지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전달하고 트럼프 대통령의 수락 의사를 받아 냈다. 오랜 시간 진척이 없던 남북·북미관계가 특사단의 활동으로 변혁의 기회를 맞게 됐다.

국내 정치권에서도 특사단의 활약에 대해서는 대체적으로 호평이다. 하지만 자유한국당은 경계심을 늦추지 말아야 한다고 주문한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6.13지방선거 공약개발단 출범식에서 “오늘 워싱턴 발표문을 보면서 전혀 새로울 것이 없다고 생각했다”며 “2005년도에 김정일이 조시 부시 미국 대통령을 초청한 적이 있다. 북한은 언제나 궁지에 몰릴 때 그런 식으로 쇼를 했다”고 말했다. 

또 “오늘 발표에선 북한의 핵폐기라는 말은 단 한마디도 없고 핵실험 중단이라고 하고 있다”며 “그건 핵동결을 먼저하고 그 다음에 탄도미사일 개발 중단으로 북핵 문제를 해결하려는 이 정부와 논리와 같다”고 주장했다.  

정치권에서는 특사단 성과와 관련돼 엇갈리는 평가가 나오고 있지만 흐름이 긍정적인 것은 사실이다. 북한과 관련된 일들에 새로운 변수가 등장할 가능성도 있지만 지금까지의 성과는 전 세계의 주목을 받기에 충분하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자연스레 특사단 구성원들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과거에도 특사단이 북한에 간 적이 있지만 결과는 달랐다. 이번에 북한을 방문한 특사단은 이른바 ‘최정예 멈버’로 불리기도 한다. 

이번 대북 특사단은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서훈 국정원장, 천해성 통일부 차관, 김상균 국정원 2차장, 윤건영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으로 구성됐다. 이들 외 실무진 5명도 같이 방북했다. 수석특사는 정 실장이 맡았다.

안보 현안 밑그림 그린 
정 실장 


대북 특사단 수석특사인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미국 전문가로 문재인 대통령의 신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다. 문재인 정부 구성 초기였던 지난해 5월 장하성 정책실장과 함께 임명됐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지난 5일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정 실장의 수석특사 임명에 대해 “북한 김여정 특사가 왔을 때 북측이 정상회담 제안을 했었고, 문 대통령이 ‘여건을 만들어 성사시키자’고 했었다”며 “남북 정상회담을 하려면 비핵화 문제를 어느 정도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는 얘기”라고 북미대화를 추진하기 위한 선택으로 분석했다.

이어 “그것(남북 정상회담)이 2차적인 관문이니까 북미대화를 설득하고 끌어내기 위해서는 미국과 그동안 얘기를 많이 해왔던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가서 직접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미국의 여러 정책과 속내를 얘기해 줘야 김 위원장도 입장을 바꿀 수 있는 것”이라며 “그런 의미에서 김 위원장 설득을 위해 ‘미국통’이 직접 가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 실장은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임명 직전까지 주 제네바 대사를 지냈다. 당시 정 실장의 임명에 대해 새 정부의 ‘확장적 안보정책’을 총괄하기 위해 선임된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이 나왔다. 정 실장은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후보 시절 외교 자문단 ‘국민아그레망’의 단장을 맡았다. 당선 후에는 청와대 내 외교·안보 태스크포스(TF) 단장을 맡았다. 더구나 17대 국회에서 열린우리당 의원을 지내 국회 경험도 있다. 

국가안보실장에 임명된 직후 정 실장은 한·미 정상회담, 북핵,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문제 등 산적한 안보 현안에 대해 밑그림을 그리며 해결에 동분서주했다.

정 실장은 1946년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고와 서울대 외교학과를 졸업했다. 공직생활은 1975년 외무고시 5회에 합격하면서 시작했다. 외무부 통상국장, 주 미국대사관 공사, 이스라엘 대사,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 통상교섭조정관, 주 제네바대사관 대사 등을 역임했다.  

정 실장은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청와대 외교안보라인 인사가 늦어지자 외교·안보 태스크포스(TF) 단장을 맡아 매튜 포틴저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을 만나 한미 정상회담 개최, 북핵 문제 해결 방안 등 굵직한 의제를 논의한 바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정 실장 임명 당시 “지금처럼 북핵·사드·FTA 등 안보·외교·경제가 하나로 얽힌 문제를 풀기 위해 안보실장에게 필요한 덕목은 확고한 안보 정신 및 외교적 능력”이라고 말하며 “이런 측면에서 정 실장이 적임자라 판단했다”고 밝혔다. 

또 문 대통령은 “정 실장은 국제노동기구 의장과 주제네바 대사 등을 역임해 다자외교무대에서 대한민국의 위상을 높이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도 말했다. 

북한을 가장 잘 아는 
서 원장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미국 전문가라면 서훈 국정원장은 북한 전문가다. 서 원장은 일찌감치 대북 특사단 명단에 이름이 올랐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앞서 출연한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서 원장에 대해 “서 원장은 2000년 남북 정상회담에서 실무를 담당했었고, 2007년 정상회담 때는 국정원 차장으로 실무를 했던 사람”이라며 “사실 1990년대 초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의 직원 자격으로  북한 신포 원자력발전소 건설현장에서 2년간 살았던 분으로 북한을 잘 아는 사람이기 때문에 당연히 가야 한다”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 초대 국정원장인 서 원장은 지난 2000년과 2007년 두 차례 남북정상회담 때 막후 주역으로 알려진 대표적인 대북통이다. 

서울대 사범대 교육학과와 미국 존스홉킨스 국제관계대학원(SAIS)을 졸업했다. 동국대 대학원에서 정치학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미국 브루킹스연구소 연구원을 지냈다. 

1980년 국가안전기획부(현 국정원)에 입사한 뒤 참여정부에서 대북전략실장을 역임했고, 대북담당인 국정원 3차장까지 올랐다. 2008년 3월 퇴직 시까지 28년 3개월간 근무한 정통 ‘국정원맨’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후보시절에는 문재인 캠프의 외교안보 핵심 인력으로 선대위 안보상황 단장을 지냈다.  

문재인 대통령은 서 원장에 대해 국회에 제출한 임명동의안에 “서 후보자는 1980년 중앙정보부에 입사한 이후 2008년 3워 퇴직 시까지 28년 3개월간 정보기관에 몸담으면서 안보수호에 헌신적이고 남다른 열정을 보여줬다"며 “KEDO 북한 현지사무소 대표 근무 시에는 미국, 일본 대표와 함께 북한을 대상으로 다양한 협상을 벌였고, 특히 북한지역에 상주하는 우리 근로자들의 영사보호를 위한 의정서 협상과 신변보호 및 안전활동을 성실히 수행했다”고 내정 이유를 밝혔다. 

통일정책 전문가 천 실장
대통령 마음 아는 윤 실장


천해성 통일부 차관은 통일정책과 남북정상회담 분야의 대표 전문가다. 

참여정부 때 NSC 정책조정실 정책담당관으로 일했고, 통일부 남북회담기획부장으로 2007년 10·4 남북정상회담 실무를 준비했다. 이 밖에 통일부 통일정책실장, 인도협력국장, 남북회담본부 본부장, 대변인 등을 지냈다. 문재인 정부 초기 통일부 장관 임명에 앞서 통일부를 이끌기도 했다. 

천 차관은 지난해 6월 취임 후 진행된 기자단 오찬간담회에서 “통일부는 핵 문제 해결해서 평화를 정착하고, 모든 것이 차단된 (남북관계를) 정상화 시켜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며 “(전 정부가) 8~9년 취했던 (대북) 기조와는 다른 걸 알고 있을 것”이라며 대화와 협상을 통한 교류를 강조했다. 

천 차관은 지난 1월 9일 열렸던 남북 고위급 회담에도 참여했다. 당시 회담은 청와대가 아닌 통일부가 주도했다.  

김상균 국정원 2차장은 서훈 국정원장과 마찬가지로 북한 전문가다. 2차장의 주 업무는 대공·국내 파트다. 2차장 임명 직전까지 국정원 내 대북전략부서의 처장을 맡고 있었다. 부산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했다.

윤건영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은 문재인 대통령 후보 시절에 선대위 제2상황실 부실장을 맡았다. 윤 실장은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 정무기획비서관으로 근무하며 문 대통령과 인연을 맺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