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나간 유커들, 올 봄에는 돌아오나

<뉴시스>
[일요서울 ㅣ이범희 기자]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보복’이 지난 15일로 1년을 맞이 했다. 그동안 중국과 거래 했던 기업들의 피해는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한중 정상회담 등을 계기로 중국의 보복이 완화 되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제기됐지만 이 역시도 크게 달라 보이지는 않는다. 5월 한반도 정세 변화와 맞물려 사드 사태도 해결될 것이라는 기대가 일부 있지만 섣부른 판단을 조심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한·중 관계 훈풍에 ‘사드’ 직격탄 맞은 여행·면세 업계 촉각
中롯데마트 매각 6개월째 지지부진…손실액만 2조 원 육박


지난 12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대비 중국인 입국자 수 감소세는 여전하다. 지난 1월 중국인 입국자 수는 30만5000명으로 지난해 1월보다 46% 줄었다. 지난해 12월보다도 8.2% 감소했다. 중국 당국이 지난해 11월 말 일부 한국 관광을 허용하기는 했지만 전세기를 비롯해 크루즈와 온라인 예약 등 규제는 여전하다.

끝나지 않은 시련

마찬가지로 중국 영토에서의 국내 기업에 대한 차별은 여전하다. 특히 사드 부지를 제공한 롯데는 지난 1년간 중국의 경제 보복으로 무려 2조원 규모의 피해를 입었다.
중국 내 롯데마트의 경우 여전히 영업정지 조치 해제는 이뤄지지 않고 있으며 관광과 한류콘텐츠 등에 각종 불이익 조치도 이어지고 있다.

매각 작업도 쉽지 않다. 매각 주관사인 골드만삭스는 지난해 말 태국 CP그룹에 적극적으로 매수 의사를 타진했다가 롯데에 대한 중국 당국의 심상치 않은 분위기를 파악하고 막판에 매수 의사를 접은 바 있다.

롯데 관계자는 “중국 롯데마트가 영업정지 조치가 된 지 1년이 지났는데 아직 어떤 변화도 없는 상태”라면서 “매각을 위해 화교계 업체와 동남아 지역 업체 등 다양한 상대와 접촉하고 있지만 외부적 환경 변화(영업정지 해제) 전에 서둘러 팔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면세 업계의 고전도 계속되고 있다. 한화갤러리아면세점은 유커 감소로 인한 손실을 견디지 못하고 제주공항점 조기 폐점을 선언했다.
업계 1위 롯데면세점도 인천공항 제1터미널점 철수를 결정했다. 중국 관광객 증가추이를 고려해 임대료를 산정했지만 증가는커녕 오히려 관광객이 줄면서 이익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뷰티 업계에서도 마찬가지다.

“5월쯤 해빙 기대감”

다만 미·북 정상회담이 구체화되는 등 한반도 정세가 변화되면서 사드 배치에 대한 중국의 보복 조치가 다소 해소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제주항공의 경우는 다음달 5일부터 인천-옌타이 노선을 주7일 신규 취항한다. 해당 노선은 제주항공이 지난해 3월 취항하려다가 사드 보복 여파로 무산됐던 지역이기도 하다. 티웨이항공도 다음달 6일부터 웨이하이 노선 신규 취항에 나선다. 티웨이는 그간 운휴 중이었던 인천 출발 지난과 원저우 노선도 복항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LCC 업체끼리 인접국 노선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당국 허가에 따른 정기 운수권이 필요 없는 항공자유화(오픈스카이) 지역을 중심으로 중국 노선 다지기에 나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부산항만공사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오전 8시 마제스틱 프린세스호(14만2714t)가 국제여객터미널에 들어왔다. 마제스틱호는 프린세스크루즈사가 지난해 새로 건조한 배로 중국 상하이를 모항으로 이용한다. 이 배는 지난 2월 15일 상하이를 출발했으며, 일본 하카타를 거쳐 부산항에 들어 왔다. 이 배는 지난해 3월 중국 정부의 금한령으로 크루즈선들이 모두 기항을 취소하고 발을 끊은 이후 약 1년 만에 부산에 오는 중국 발 크루즈선이다.

이와 관련 국내 경제 전문가는 섣부른 장밋빛 전망은 금물이라며 경계를 늦추지 않는다. 한 관계자는 “4월 남북 정상회담, 5월 북·미 정상회담 등으로 정세 변화가 예고되면서 한·중 긴장관계 역시 완화가 기대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사드 보복 조치가 완화될 것이라는 전망은 아직 시기상조”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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