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창재 교보생명 회장 대박난 사연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이 ‘돈벼락’을 맞게 됐다. 그간 여러 차례 논란을 빚어왔던 생보사 상장의 길이 18년 만에 열렸기 때문이다. 보험소비자연맹은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이 상장과 맞물려 1조5181억원의 주식 차익을 남겨 말 그대로 돈방석에 앉게 됐다고 주장했다. 생보사 ‘상장 1호’로 유력한 교보생명의 상장 이후를 미리 점쳐봤다.


그간 여러 차례 논란을 빚어왔던 생보사 상장의 길이 18년 만에 열린 데 이어 이들 보험사들이 실제 상장될 경우 어느 정도의 가격이 될지에 대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우선, 상장이 되려면 생보사는 상장조건을 충족시켜야 하는데 그 중 가장 핵심이 내부유보율이다. 자본잠식 상태가 아니면서 내부유보율이 25% 이상이어야 한
다. 또 직전 영업연도에 영업이익과 경상이익, 당기순이익에서 모두 흑자를 내야 한다.

삼성·교보·흥국·신한·LIG생명 등 5개 국내사와 메트라이프·푸르덴셜·ING·라이나생명 등 4개 외국사가 국내에서 상장요건을 충족한 생보사다.

증권업계에서는 장외시장 가격과 최근 증자를 단행했던 생보사의 사례를 따져보면 삼성생명은 60만~70만원대 전후, 금호생명, 동양생명 등은 1만5000~2만원 사이, 미래에셋생명은 2만원대 전후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신창재 돈방석 초읽기

그 중 생보사 ‘상장 1호’로 유력한 교보생명의 신창재 회장의 경우 상장과 맞물려 그야말로 ‘돈방석’에 앉는 행운을 잡았다. 현재 장외시장에서 거래중인 교보생명의 주식은 주당 22만원대로, 신 회장의 경우 1조원이 넘는 차익을 남길 것으로 전망된다.

장외주식 거래전문정보업체에 따르면, 교보생명 주식 37.26%를 보유한 신창재 회장은 상장과 맞물려 1조5181억원의 평가 차익을 얻게 된다. 또한 그의 직계 가족들도 덩달아 돈벼락을 맞게 될 전망이다.

창업주의 막내동생이자 교보생명 전회장인 신용희씨는 자사주 4%를 보유해 1630억원의 차익을 남기게 됐으며, 또 그의 아들인 신인재 보드웰인베스트먼트 사
장도 6.07%로 2473억원의 지분 평가액을 확보하게 됐다.

또한 신 회장과 남매지간인 영애, 경애, 문재씨도 교보생명 주식을 보유하고 있어 상당한 차익을 남길 것으로 보인다. 장녀 영애씨와 차녀 경애씨는 각각 1.89%씩 보유하고 있어 770억원의 차익을 남기고, 막내인 문재씨 또한 1.90%로 775억원의 ‘꽁돈’을 얻게 된다.

이와 관련, 보험소비자연맹 관계자는 “교보생명 1주당 22만원으로만 계산해도 1조5181억원 어치의 주식을 보유하게 돼 우리나라 부자순위 6위인 신동주 일본 롯데 부사장의 뒤를 이어 부자순위 7위로 등극하게 된다”며 “현재 정부안대로 생보사의 상장이 이루어질 경우 생보사의 성장에 기여한 바가 거의 없는 재벌과
재벌 2세들이 하루아침에 돈벼락을 맞아 우리나라 최고의 재벌로 등극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관계자는 “생명보험사의 이익형성은 재벌과 재벌2세가 이룩한 것이 아니라, 2000만명 이상의 유배당 계약자가 비싼 보험료를 납입하여 형성된 것”이라며 “정부는 하루빨리 국회에 발의중인 보험업법 개정안을 통과시켜, 이익 형성에 기여한 계약자에게도 정당한 몫이 배분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교보생명 발등의 불

그렇다고 교보생명의 ‘상장길’이 순탄한 것만도 아니다. 교보생명은 캠코의 관리 지분과 신창재 회장 친인척 지분의 매각에 따라 경영권이 위협받을 수 있는 구조여서 그동안 ‘경영권 위기론’에 시달려왔다.

현재 교보의 대주주는 신창재 회장으로 지분 37.26%를 보유하고 있으며, 친인척 지분 15.75%를 합쳐 53.01%로 경영권을 유지해 왔다. 그러나 이중 캠코가 보유한 지분 41.48%와 친인척 지분을 한 투자자가 인수한다면 경영권이 바뀔 수도 있다는 시나리오다.

실제로 지난 2월 신 회장의 친인척 5명은 지분 4.99%를 일본 소프트뱅크 계열 금융사인 SBI홀딩스에 매각한 바 있다.

때문에 신 회장은 우호지분을 확보하거나 자사주를 매입하는데 전력투구해야 한다. 최근 교보생명이 자회사인 교보자동차보험을 악사에 매각한 것이나 제 3자 유상증자 방식으로 해외자본유치에 나서고 있는 것도 이러한 맥락이다.

한편, 상장을 둘러싼 세간의 관심에 교보생명 측은 한마디로 ‘부담스럽다’는 입장이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상장은 제 2의 창업이나 마찬가지기 때문에 매우 신중하고 체계적인 단계를 밟아야 한다”면서 “상장의결이 나오긴 했지만 아직 구체적으로 ‘언제 한다’고 한 적도 없는데 너무 관심을 많이 가져주시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오너 일가의 주식 평가와 관련 “상속받으신 것 안 팔고 죽 가지고 계셨던 데다 배당도 안 가져가고 차곡차곡 회사에 쌓아두셨기 때문”이라며 “그러한 회장님 방침으로 그 동안 회사 기업가치가 많이 상승했고, 막말로 우리 회사 주식가치가 5000원은 아니지 않느냐”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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