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밀하게 말하면 남북통일은 단계별로 하는 것이 맞고, 그것이 서로에게 좋은 방법입니다. 그런데 제가 봤을 때 서로 준비해서 이루는 단계별 통일은 안 될 것 같아요. 어쩔 수 없이 준비 안 된 상태에서 이뤄질 가능성이 많은 것이죠. 그렇다고 해서 통일을 미루거나 반대할 수는 없는 입장입니다. 2025년은 짧다면 짧고 멀다면 먼 미래예요. 우리 의식 속에서라도 2025년을 통일의 기점이라 설정해둔다면, 방법론에 대해 진지하게 모색할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저의 개인적인 감각으로, 2025년 갑작스러운 일이 벌어지면서 한반도가 통일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지난 2014년 소설 ‘싸드’를 통해 한반도 의 사드 배치와 미·중 갈등을 예언했던 소설가 김진명 씨는 지난 해 ‘예언’이라는 소설을 내놓은 뒤 인터파크 북DB와의 인터뷰를 통해 이렇게 말했다.

2008년 미국의 국가정보위원회(NIC)는 ‘글로벌 트렌드 2025’라는 전망보고서를 통해 “2025년께 통일된 한국을 볼 가능성이 있으며, 한반도가 단일국가로 통일되지 않을 경우 느슨한 연방 형태를 유지할 가능성이 있다”고 예측했다. 

이 보고서는 또 통일 한국은 통일에 따른 막대한 재정 부담을 극복하기 위해 국제사회로부터 한반도의 비핵화를 보장함으로써 국제사회의 인정과 경제적 지원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2025년에 남과 북이 통일된단다. 불과 7년 후다.

잠꼬대 같은 소리로 들리는가? 그렇지 않다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방식은 다를 수 있겠지만 이들의 예언대로 정말로 통일이 될 수도 있어 보인다는 것이다. 작금의 한반도 정세가 한 편의 잘 짜여진 각본처럼 그렇게 흘러가고 있는 것이 그 증좌란다.

지난해 문재인 대통령은 독일 베를린에서 ‘한반도 평화구상’을 밝혔다.  당시 그는 “김대중 대통령의 베를린 선언은 2000년 제1차 남북정상회담으로 이어졌고, 분단과 전쟁 이후 60여 년간 대립하고 갈등해 온 남과 북이 화해와 협력의 길로 들어서는 대전환을 이끌어냈다”고 지적했다.

우연일까. 김대중 전 대통령의 베를린 선언이 남북정상회담으로 이어졌듯 문 대통령의 베를린 구상 발표 후 오는 4월말 판문점에서 남북정상회담이 열린다. 정상회담 후 남북은 본격적인 화해와 협력의 길로 들어설 전망이다. 

문 대통령은 또 북한이 평창올림픽에 참가해 한반도 평화의 새로운 시작을 함께 열 수 있기를 기대했다. 또한 남북 간 접촉과 대화를 재개하자고 제안했다. 이에 북한 김정은 위원장은 신년사를 통해 화답했다. 평창올림픽에도 참가했고 남북 간 접촉과 대화도 재개됐다. 

문 대통령은 한반도의 냉전구조를 해체하고 항구적인 평화 정착을 이끌기 위해 남과 북이  ‘6·15 공동선언’과 ‘10·4 정상선언’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평화를 제도화하기 위해 안으로는 남북 합의의 법제화를 추진하겠다고 했다. 종전과 함께 관련국이 참여하는 한반도 평화협정을 체결해야 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의 이 같은 의지대로 4월 말 개최될 남북정상회담에서는 이변이 없는 한 비핵화와 이런 의제들에 대한 남북 합의가 도출될 것으로 보인다. 이후 북한은 북·미 정상회담에서 체제보장을 받으려 할 것이다.  

문 대통령은 통일과 관련해 “우리는 북한의 붕괴를 바라지 않으며, 어떤 형태의 흡수통일도 추진하지 않을 것”임을 천명하고 “통일은 평화가 정착되면 언젠가 남북 간의 합의에 의해 자연스럽게 이루어질 일”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 기간 중 “(낮은 단계의 연방제는) 우리가 주장하는 국가연합과 차이가 없다”고 밝혔다. 기억하는가.

지금 남북 간 사이의 모든 일들은 3개월 전만 해도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너무나 파격적이고도 일사천리로 이루어지고 있다.

그렇기에 김진명 씨와 미국 NIC의 ‘2025년 통일 예언’이 현실이 될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지 모르겠다. 그러나 소설은 소설, 예언은 예언일 뿐. 전에도 이런 적이 많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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