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금융업 확대
최근 현대차그룹의 금융업 확대여부에 대해 재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둘째 사위인 정태영 현대카드·캐피탈 사장의 행보가 눈에 띈다. 현대캐피탈은 지난해 9월 사모투자펀드(PEF)인 MBK파트너스과 함께 HK저축은행의 지분을 공동 인수했다. 또 최근 현대차그룹이 상용차와 기계류 등의 할부금융·리스를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여신전문금융회사 ‘현대커머셜’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현대커머셜 대표는 정태영 현대캐피탈 사장이 맡았다. 이에 따라 재계에서는 “현대차그룹이 정 사장의 진두지휘로 금융업 확대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을 제기하고 있다.



정태영 현대카드·캐피탈 사장의 그룹내 위상이 더욱 커지고 있다. 지난 2003년 현대카드·캐피탈 사장으로 발탁된 정 사장은 이후 현대차그룹 금융계열사 수장으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것이다.


현대차, 할부금융사 신설

실제로 정 사장은 장인인 정몽구 회장과 현대차그룹의 전폭적인 지원에 힘입어, 회사를 회생시켰다는 평가다. 현대카드의 경우 지난 2001년 신용판매 점유율이 1.8%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말 기준으로 13.2%를 기록하며 업계 3위권에 진입했다. 또 현대캐피탈은 현대·기아차의 국내 시장점유율에 힘입어 할부금융업계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다.

이런 성과를 바탕으로 정 사장이 현대차그룹의 금융업 확대를 진두지휘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이와 관련, 현대차그룹은 최근 ‘현대커머셜’이란 이름의 할부금융사 설립을 추진하고 있어, 재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 회사의 자본금은 1,000억원으로 현대차가 50% 지분을 갖고 현대모비스, 기아차 등 현대차그룹 계열사가 나머지를 보유하는 형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 회사의 대표는 정 사장이 맡았다.

이에 앞서, 지난해 9월에는 현대캐피탈이 사모투자펀드(PEP)인 MBK파트너스와 함께 HK저축은행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참여, HK저축은행의 지분을 공동인수했다. 또 금융권에서는 현대차그룹이 중장기적으로 증권사 인수 및 은행업 참여 등을 고려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이와 관련, 증권가에서는 “현대차그룹이 증권사 및 보험사 인수 등을 통해 금융업 확대를 모색하고 있다”며 “현대차그룹이 그동안 증권사 인수 등을 검토해 왔으나 자본시장통합법 시행 기대감으로 M&A시장에 매물로 나왔던 증권사의 가격이 지난해 말부터 갑자기 올라 잠시 보류하고 있다”는 소문도 돌고 있다.

증권가 관계자는 “2008년 시행될 것으로 보이는 자본시장통합법을 앞두고, 국내 굴지의 재벌회사들이 은행·증권 등 금융업에 진출할 것이란 얘기가 증권가를 중심으로 심심치 않게 돌고 있다”며 “루머가 도는 회사 중에는 현대자동차도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현대차그룹의 금융업 확대’와 관련한 얘기가 나오고 있는 것에 대해 재계 일각에서는 “그룹의 승계구도와 관련돼 있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금융권과 자동차업계 일각에서는 “정 회장의 아들 정의선 사장이 금융계열사를 승계할 것”이란 얘기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


은행·증권업 진출 소문도

하지만 또다른 일각에서는 “정부가 ‘금산법’제정 등 금융과 산업의 분리를 추진하고 있는 마당에, 정의선 사장이 금융계열사를 승계할 수 있겠느냐”는 회의론도 만만치 않다. 이에 따라 “아들 정의선 사장이 자동차 등 자동차 관련 산업분야를 맡고, 정태영 사장이 금융계열사를 맡을 것”이라
는 의견도 있다.

장기적으로는 현대차그룹의 그룹분할도 염두에 두고, 산업분야는 아들인 정의선 사장이, 금융분야는 사위인 정 사장이 각각 맡을 것이란 분석인 셈이다. 이런 관점에서 최근 정태영 사장이 그룹의 ‘금융분야 몸집불리기’를 총괄 지휘하고 있다는 얘기다.

이에 대해 현대캐피탈 관계자는 “여신전문금융업법 등에 의해 할부금융사들의 은행이나 증권업 진출이 사실상 어렵다”며 “따라서 현대카드·캐피탈 등 현대차그룹 금융계열사가 은행업 등에 진출할 것이란 소문은 사실무근”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현대커머셜 설립이나 HK저축은행 지분 인수 등은 시너지효과 및 미래 투자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한 것일 뿐”이라며 “정의선 사장이나 정태영 사장의 금융계열사 승계 문제 등과는 전혀 관련이 없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차그룹은 중국과 미국 등 해외시장에 자동차 할부금융회사를 설립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추진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진출방안을 놓고 현대카드의 2대주주인 GE캐피탈(현대카드·캐피탈 주식 43%보유)과 제휴할지 아니면 독자적으로 진출할지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대 격전지’ 유럽시장 본격 공략

현대자동차그룹이 유럽시장 공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4월 25일 체코 유럽공장 착공식을 가졌다. 이에 앞서 기아자동차도 슬로바키아 공장의 준공 기념식을 가졌다.

현대차는 총 1조4,000억원을 투자해 체코 동북부 오스트라바시 인근 지역에 연산 30만대 규모의 유럽전용 자동차 생산공장을 만들어 2009년 3월 본격적인 생산에 들어간다.

현대차측은 “2009년 체코공장에서 본격 생산을 시작하게 되면 세계 최대 자동차 격전장이며 세계 2위의 자동차 시장인 유럽에도 현지 생산거점을 확보하게 된다”며 “미국, 일본과의 경쟁을 통해 효율적으로 유럽시장을 공략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기아차 슬로바키아 공장은 2004년 4월 착공해 지난해말 완공하고, 지난 4월 24일 준공기념식을 가졌다.

정몽구 회장은 준공식 축사에서 “높은 생산성과 끊임 없는 경영 혁신으로 준공 첫해부터 이익을 실현하겠다”며 “기아자동차는 슬로바키아 공장 건설을 계기로 유럽에서 연구 개발부터 마케팅, 생산, 판매, 애프터서비스에 이르기까지 일관된 현지 경영 시스템을 구축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기아자동차 슬로바키아공장은 총 10억 유로를 투자해 연산 30만대 규모로 건설됐으며 50만평의 부지에 프레스, 차체, 도장, 조립 및 엔진공장 등 자동차 제작 전 과정을 수행할 수 있는 자동차 생산공장이다.

한편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현대차 40만5,000대, 기아차 30만5,000대 등 총71만대를 유럽에 수출했으며, 올해엔 지난해보다 13.5% 증가한 80만6,000대를 유럽에 수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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