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부채 1500조에도 세금으로 공무원 늘리나
국가부채 1500조에도 세금으로 공무원 늘리나
  • 우종철 자하문연구소장
  • 입력 2018-03-30 09:44
  • 승인 2018.03.30 09:4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선진국의 기로에 선 대한민국은 지금 국가존망지추(國家存亡之秋)의 벼랑 끝에 서있다. 세대·계층·이념·지역 갈등으로 사회불안의 온상이 된 ‘국민통합위기’, 북핵과 주변 4강의 위협, 내부의 적인 종북세력의 반체제 활동에 의한 ‘국가안보위기’, 신3저(저성장·저물가·저출산)와 고령화·양극화·청년실업 등에 의한 ‘경제위기’, 그리고 ‘부정부패위기’, ‘사회안전위기’ 등 ‘5대 국가위기’가 갈 길 바쁜 대한민국의 발목을 잡고 있다.
 
그 중 국가안보위기와 경제위기는 대한민국의 존망(存亡)을 결정하는 중요한 사안이다. 국가안보는 좌파-우파 이념과는 무관한 이념을 초월한 가치로 물과 공기처럼 소중한 것이다. ‘천하흥망 필부유책(天下興亡 匹夫有責, 천하가 흥하고 망하는 것은 보통사람에게도 책임이 있다)’이란 말처럼 국민 개개인 모두가 국가안보의 주인이 되어야 한다. 경제는 국가안보를 지탱해주는 동인(動因)으로 경제력이 뒷받침 되지 않는 군사력은 존재할 수 없다.
 
국가부채란 중앙정부가 갚아야 할 ‘국가채무’와 공무원·군인에게 장래에 지급할 ‘연금부담’ 등을 합한 금액이다. 작년 우리나라 국가부채가 1555조8000억 원에 달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전체 나라 빚을 인구수로 나눈 1인당 국가부채는 3024만 원에 이른다. 국가부채가 급증한 이유는 공무원·군인연금의 지급부담이 1년 사이 93조원 넘게 늘어난 것이 원인이다. 공무원·군인연금 부담은 845조8000억 원으로 전체 국가부채의 54%를 차지한다.
 
작년 전체 국가부채 증가분 122조7000억(2016년 대비 8.6% 증가) 가운데 공무원·군인 연금부담이 76%에 이르렀다. 정부가 도로·항만 등을 건설하거나 복지사업을 추진하는 데 늘어난 빚보다 공무원·군인의 노후를 책임지기 위해 생기는 빚이 더 많은 셈이다.
 
상황이 이렇게 심각한데도 불구하고 정부는 세금으로 공무원 일자리를 17만개 늘리겠다는 정책을 고집하고 있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지난 해 공무원 17만4000명을 더 뽑으면 국민 세금이 327조원(30년 근속 기준) 넘게 든다고 추산했다. 공무원 1인당 인건비가 17억3000만원씩 들어간다는 것이다.
시장에 맡겨 해결책을 찾는 시장경제를 지지하는 우파 경제관과 정부가 관여하고 통제하는 정부개입을 지지하는 좌파 경제관은 작은 정부와 큰 정부의 논쟁에서 크게 충돌한다. 큰 정부가 야기하고 있는 재정파탄, 경제의 경직성, 비효율적인 자원배분 등 많은 문제점은 정부의 간섭과 규제를 줄이고 민간경제를 활성화하는 길에서 찾아야 한다.
 
영국과 뉴질랜드는 큰 정부의 위기를 구조개혁으로 극복한 대표적인 국가이다. 대처 총리가 집권하면서 영국은 ‘작은 정부’를 표방하고 국가공무원 수를 20년 동안(1979~1999) 37.6% 감축했다. 뉴질랜드도 13년 동안(1986~1999) 67.4% 줄였다. 그 결과 두 나라는 상당기간 높은 성장세를 유지할 수 있었다. 연금 개혁 없이 세금으로 공무원 일자리만 늘리는 정책은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로 나라를 망치는 정책이다. 현 정부가 공약대로 대통령 임기 중 공무원 17만4000명 증원을 밀어붙일 경우 30년 후부터 발생하는 막대한 연금을 과연 우리 후손들이 감당해 낼 수 있을까. 
 
공무원의 수와 행정규제의 양(量)은 정비례한다. 정부의 경쟁력은 그 크기에 반비례한다. 자유시장을 압도하는 관치(官治)는 경제의 경직성을 높이게 된다. 이것은 선진국이 겪어온 나라경영의 법칙이다. 비대해진 공무원 조직은 기업에 대한 간섭과 규제를 양산해서 국가의 성장잠재력을 크게 훼손하여 경제활성화는 연목구어(緣木求魚)가 된다.
 
우리 경제가 다시 성장의 길로 가려면 구조개혁을 통해 경제 활력을 높여야 한다. 규제를 혁파하고 경제자유를 증진시키는 방법만이 번영과 통일로 갈 수 있는 길이다. 또한 민간 일자리 창출에 시너지 효과가 없는 공무원 증원보다는 공무원의 업무조정, 재배치 등 효율성 제고방안 등 행정혁신을 강구해야 한다. 정부가 무리한 공무원 증원을 멈추지 않으면 마침내 잃어버린 일본의 20년처럼 대한민국도 거덜 나고 말 것이다.
 
큰 정부로 야기되는 ‘정치실패’의 폐해는 정권교체로만 끝나는 게 아니라 국가의 쇠망으로 연결된다. 투자왕 짐 로저스 회장이 말한 “모든 이들이 공무원이 되기 위해 준비하는 국가는 결국 쇠퇴할 수밖에 없다”는 충고와 작년 연말 자유한국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철우 의원(최고위원)이 발언한 “국가가 전쟁으로 망하지 않으면 공무원을 증원해서 망하거나 아기를 낳지 않아서 망하게 된다”는 정문일침(頂門一針)을 현 정부는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