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기획시리즈 제11탄 흔들리는 삼성생명
삼성의 돈줄인 삼성생명의 그룹내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총자산 100조원인 삼성생명은 그간 삼성의 주력기업 삼성전자 등의 든든한 자금줄이었다. 또 삼성그룹의 순환출자 지배구조의 한축을 담당해왔고, 이재용 상무의 경영권승계에서도 중요한 고리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최근 ‘금융산업의 구조개선에 관한 법률’(이하 금산법)개정안 국회통과, ‘상장논란’ 등 악재로 그룹내 위상이 크게 흔들리게 된 것이다. 여기에 ‘주식 상장에 따른 오너일가 배불리기 논란’, ‘보험판매와 관련한 계약자와의 잦은 마찰’ 등도 삼성생명이 갖고 있는 고민거리다. <일요서울>에서는 위기에 빠진 ‘삼성생명’을 연속기획으로 진단해봤다. 열번째 기획으로 생명보험업계 ‘리딩컴퍼니’ 자리를 위협받고 있는 삼성생명의 고민을 들여다봤다.


금융시장 개방 등으로 인해 외국계 생명보험회사가 한국시장에 진출하면서, 보험업계는 양적인 팽창을 가져왔다.

하지만 역기능도 있다. 일례로 ‘스카우트 과열 경쟁으로 인한 시장의 대혼란’이 그것이다. 업계 1위인 삼성생명의 경우도 예외는 아니다. 일부 생명보험사들이 삼성생명의 우수 설계사 및 임·직원들에게 웃돈을 제시하며 스카우트에 나서고 있다. 이에 삼성생명은 우수 인력 이탈을 막기 위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치열한 스카우트 전쟁

실제로 최근 들어 삼성생명의 우수 설계사들이 A생명 등 타 보험사로 대거 이탈하면서 영업조직이 흔들리기도 했다. 이에 삼성생명과 A생명간 날카로운 신경전이 치열했다.

급기야 금융감독원이 나서 삼성생명과 A생명 등 생보사들의 과열 스카우트 경쟁에 대해 경고하고 나섰다. 금감원은 지난해 12월 무리한 스카우트 경쟁을 벌이는 보험사에 대해 사업비 내역 등 경영실태를 조사하는 한편 스카우트 과정에서 부당모집행위 등 불법행위가 적발될 경우 엄중경고 조치를 내리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하지만 삼성생명 우수 직원들의 이탈은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 등에서 보험을 취급할 수 있도록 하는 소위 ‘방카슈랑스’ 시장이 확
대되면서, 삼성생명의 직원들이 스카우트 표적이 되고 있다. 일부 외국계 은행들의 경우 삼성생명의 재무설계센터(은행의 PB와 유사한 부서)의 직원들을 스카우트하는데 열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삼성생명측으로서는 철저한 교육과 해외연수 등을 통해 양성한 우수 인력들을 여타 은행권과 보험사들에 빼앗김으로써 막대한 손실을 입고 있다.

여기에 그간 탄탄하게 유지되던 영업 조직도 흔들릴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와 함께 최근 일부 설계사들이 ‘보장성 자산 알기 캠페인’ 등에 불만을 품고 있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보장성보험을 판매할 경우 저축성보험에 비해 설계사들에게 지급되는 수당 등이 적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설계사들이 저축성보험이나 변액보험 등을 주력으로 하는 다른 보험사로 옮겨가고 있다는 것이다.


커지는 인력손실

이에 대해 삼성생명측은 “‘보장성 보험 판매’에 대해 설계사 등 영업조직쪽에서 반발하고 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 오히려 ‘보장성 보험’ 판매를 환영하는 분위기”라며 “일부 설계사들이 빠져 나간 것은 사실이지만 영업조직은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해명했다.

한편, 삼성생명 임원 출신 인사들이 여타 보험사와 은행권으로 이직하는 사례도 많아지고 있다. 동부생명은 지난해 조재홍 전 삼성생명 전무를 대표이사 사장으로 영입한 바 있다. 조 사장은 삼성생명에서 신채널BU부문장, 고객지원실장 등을 역임했다. 또 지난해 10월 영입된 조중형 동부생명 부사장도 삼성생명 출신이다.

한화그룹에 매각된 대한생명의 경우 신은철 전 삼성생명 부사장이 현재 대표이사 부회장을 맡고 있다. 신 부회장은 삼성생명 인사담당이사, 영업본부 장 등을 역임했으며 2002년 대한생명으로 영입됐다. 여기에 박세훈 동부화재 부사장과 이병찬 신한생명 상무, 김재일 미래에셋 상무 등도 삼성생명 출신이다.

보험업계뿐 아니라 은행권 등에도 삼성생명 임원 출신들이 다수 포진해있다. 황영기 우리금융지주 전 회장과 김영굉 우리금융지주 전무 등도 삼성생명에서 근무한 바 있다.

또 SC제일은행 조정빈 상무, 주진형 우리투자증권 전무 등도 삼성생명에서 근무했었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삼성생명 인력들의 경우 체계적인 교육 등을 받았기 때문에, 은행권과 보험사 등의 스카우트 표적이 되는 것 같다”며 “하지만 삼성생명의 입장에서는 상대적으로 인력손실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주류업계, “과도한 출혈경쟁 자제”
주류업계의 과도한 출혈경쟁에 대해 자정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그간 주류업계는 제살깎아먹기식 경쟁이 심했던 것이 사실이다. 이에 주류업계 노조위원장들이 모여 “과도한 출혈경쟁을 자제하자”는 내용의 결의를 해 눈길을 끌고 있다.

보해, 진로, 선양, 금복주 등 7개 소주사와 OB, 하이트 등 2개 맥주사 등 9개 주류업계 노조위원장들은 지난 21일부터 이틀간 보해양조 장성공장에서 ‘2007년도 전국 주류분과위원회 워크숍’을 개최하고, 건전한 노사문화 정립 및 공정거래에 대한 결의를 다짐했다.

이날 행사는 우리나라 주류업계들의 상생 협력을 위해 마련한 것으로, 지난해 저도주 열풍과 함께 특정 주류업계의 과도한 경쟁으로 인해 타 업계의 불만이 고조됨은 물론 수익성이 악화된데서 비롯됐다.

이날 채택된 결의문에는 ‘미래 지향적인 노사문화 확립 및 건전한 소비문화 향상’, ‘주류 유통과정상의 부당압력 배제’, ‘과잉경쟁 자제 및 상호비방 중단’, ‘적극적인 정보 교환 및 상호간의 상생을 위해 노력한다’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황보욱 보해양조 노조위원장은 “‘전국 주류분과 위원회 워크숍’에서 공정 거래에 대한 결의는 업계가 결의내용을 준수함으로써, 불법행위가 없도록 시장을 스스로 보호하겠다는 의지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오늘 결의가 우리나라 주류업계의 윤리와 도덕성을 재확립하는 것은 물론 건전한 주류문화 형성에 이바지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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