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의 귀재냐 먹튀냐”
“투자의 귀재냐 먹튀냐”
  • 박용수 
  • 입력 2006-10-26 14:29
  • 승인 2006.10.26 14:2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구본무 LG 회장 사촌동생 재테크 논란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사촌동생 구본호씨가 벤처투자로 수 백억원 대의 투자차익을 챙겼다. 본호씨는 30대 초반으로 LG그룹 창업주 고 구인회 회장의 둘째동생 구정회 범한종합 물류 창업주의 3남 구자헌씨의 아들이다. 따라서 본호씨는 구본무 LG그룹 회장과는 사촌지간인 셈. 재테크 실력이 익히 알려진 본호씨의 투자차익에 대해 시장의 시선은 싸늘하기만 하다.

본호씨는 지난10월 13일 미디어솔루션의 지분 14.62%(45만주)를 주당 1만 9,500원에 매입했다. 본호씨의 주식 매입으로 서울증시에는 재벌2세의 투자가 뭔가 있을까 하는 기대심리가 나돌면서 미디어솔루션의 주가는 급등한다.

열흘 시세차익만 330억
최근까지 미디어솔루션의 주가는 3만원대를 호가하는 등 열흘새 급등세를 이어갔다. 이에 따라 본호씨는 주식매입 1주일도 안돼 엄청난 시세차익을 얻게 됐다. 특히 본호씨는 지난 9월 29일 전환가액 8,390억원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 151억원을 인수했다. 이 신주인수권은 내년 10월 4일 행사가 가능하며, 행사가격은 8,390원이다.
대박행진은 계속 이어진다.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지난 10월 18일 본호씨는 자신이 보유한 미디어솔루션 90만주에 해당하는 신주인수권부사채권(BW)을 405억원에 카인드 익스프레스 리미티드에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당초 투자금 75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본호씨는 330억원대의 차익을 얻게 됐다.
이번 매각 규모는 본호씨가 지난 10월 4일 납입한 미디어솔루션 BW의 절반에 해당한다. 지금 상태에서 본호씨가 내년에 신주인수권을 행사한다해도 180만주에 해당하는 주식을 보유하게 되는 셈이다.
본호씨가 처음 미디어솔루션 지분인수에 참여한 것은 지난 9월 28일. 당시 미디어솔루션은 제3자 배정방식으로 유상증자 물량 150만주 중 100만주를 본호씨에게 배정했다. 다음날 이 회사는 151억원 규모의 BW발행을 결정했고, 본호씨는 이 물량 전부를 지난 10월 4일 인수했다.
같은달 12일 본호씨는 경영권과 함께 주식 45만주를 추가로 인수, 미디어솔루션을 장악했다. 겉으로 보기엔 완벽한 기업 인수합병이었다. 재벌2세의 이같은 투자에 투자자들은 본호씨가 범 LG가의 일원이라는 점에서 이 회사의 성장에 큰 기대를 걸었던 탓인지 이 회사 주식을 마구잡이로 사들였다.
하지만 본호씨는 치고 빠지는 전략을 택했다. 투자 보름 만에 단기차익만도 330억원대를 남기고 지분의 일부를 팔아치운 것. 아직 본호씨의 지분이 남아있다는 점에서 차익만 먹고 빠지는 먹튀인지 아니면 경영권 유지에 더 나설 것인지는 불분명한 상태다.
그러나 증권가의 시선은 곱지 않다. 본호씨가 보유하고 있는 지분과 BW 중 보호예수기간 1년이 있는 지분은 경영권 매수시 사들인 45만주에 불과하다. 이에 따라 현재 100만주와 BW 잔량 90만주는 본호씨의 뜻에 따라 추가 매각이 가능한 상황이기에 먹튀 가능성이 상존하기 때문이다.
또 본호씨는 이번 거래에서 실제 엄청난 시세차익을 얻었고, 본호씨의 투자로 12일 연속 상한가를 쳤던 미디어솔루션의 주가는 본호씨의 지분 매각으로 다시 곤두박질쳤다. 이는 비록 불법이 아니더라도 본호씨의 재테크 실력에 덩달아 움직였던 개미투자자들의 피해가 그만큼 커졌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미디어솔루션의 주가 폭등 이면에는 본호씨가 LG가의 일원이라는 꼬리표가 따라 다니고 있어 가능했던 대목이다.
이 점이 증권가가 그를 비판의 도마위에 오르게 한다. 미디어솔루션의 지난해 매출액은 50억원, 영업이익은 1억원에 불과한 작은 벤처기업이다.
그런데 본호씨의 투자 이후 이 회사의 주가는 열흘만에 4만원대로까지 육박했다.
증권가에서는 이같은 주가급등 현상을 정상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결국 재벌가 자제의 투자 노름에 투자자들이 춤을 춘 꼴이라는 설명일 수밖에 없다는 시각이다.
이에 따라 증권가 일각에서는 벌써부터 본호씨의 투자패턴을 비난하는 목소리가 높다. 이들은 재벌2,3세가 규모가 작은 벤처기업을 마치 M&A하는 것처럼 투자하다 주가가 급등하자 내다파는 ‘먹튀’같은 행태라고 이구동성으로 비난하고 있다.

‘재벌식 투자 노름’에 골탕
그러나 그동안 본호씨의 투자패턴을 살펴볼 때 단순한 먹튀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결론적으로 볼 때 본호씨는 기업 인수합병보다 투자수익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진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본호씨의 벤처기업 투자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12월 정밀금형 전문제조업체인 더존비즈온을 주당 1,933원에 매입했다. 당시 본호씨는 한국계 미국투자자와 함께 이 회사의 주식을 대량 매입하면서 주가가 한때 5,000원대로 육박하기도 했다.
현재 더존비즈온의 주가가 주당 3,000원 안팎임을 감안할 때 본호씨의 투자수익은 10억원이 조금 넘는다.
본호씨의 두 번째 투자는 소프트웨어 개발업체인 소프트포럼이다. 본호씨는 이 회사의 주식을 집중 매입해 주당 거래가격을 두배로 올렸지만 곧바로 폭락해 별 재미를 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용수  watchpen@dailysun.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