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가형 브랜드와 차별… 충성 고객 유치·사계절 고른 매출 유지

대한민국은 프랜차이즈 공화국으로도 불린다. 그만큼 프랜차이즈가 많다는 의미다.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거래 통계 자료에 따르면 2017년 기준 프랜차이즈 가맹본부는 4682개다. 5년 전인 2012년 2678개에 비하면 거의 두 배 가까이 증가한 수치다. 2017년 신규 등록 프랜차이즈 가맹본부는 1440개(전년 대비 증가율 24.3%), 등록 취소로 소멸한 가맹본부는 965개(16.2%)다. 브랜드 수도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2017년 기준 공정위에 등록된 브랜드는 5708개다. 2012년 3311개에 비해 2600여개가 증가했다. 프랜차이즈 브랜드는 1550개(22%)가 새로 생기고, 1082개(15.4%)가 사라졌다.
 
가맹본부와 브랜드 수는 90% 이상 성장을 이뤘지만 가맹점 수는 이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2017년 가맹점은 22만8247개다. 2012년 17만6788개에 비해 5만여 개 증가했다. 프랜차이즈 가맹점은 4만4501개(17%)가 개업하고, 2만7628개(10.2%)가 폐점했다. 전국 1000개 이상의 가맹점을 관리하는 프랜차이즈 브랜드는 32개였다.
 
이처럼 가맹본부와 브랜드에 비해 가맹점 증가 폭이 낮은 것은 프랜차이즈 브랜드의 평균 수명이 짧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3~5년으로 보는 게 정설이다. 이런 가운데 10년, 20년을 롱런하는 프랜차이즈 브랜드도 있다. 특징은 저가형 브랜드가 아닌 프리미엄 브랜드라는 점이다. 이들 브랜드는 충성 고객이 다수 존재하는데다 판매되는 제품과 서비스의 수준이 높아 동종 업계에서도 진입장벽이 높은 브랜드로 평가받고 있다.
 
진입장벽이 높다는 점은 누구나 쉽게 따라하는 미투창업이 어렵다는 점이다. 이는 장점이자 단점이다. 홀로 인정받을 수 있지만, 바람몰이를 통해 짧은 시간에 많은 매장을 오픈하기는 어렵다는 점이다. 하지만 아이덴티티가 명확해 한번 충성고객이 되면 오래 유지되는 데다 입소문 효과도 있어 느리지만 강한 브랜드다. 사계절 고른 매출을 유지한다는 점도 프리미엄 브랜드의 장점이다.
 
프리미엄 브랜드의 특징은 높은 품질과 서비스다. 그렇다고 가격이 너무 높은 것도 아니다. 가격이 높은 것만을 기준으로 하면 럭셔리 브랜드가 맞다. 수제초밥이 맛있는 집 스시노백쉐프는 정통 일식의 맛과 한국 사람들의 입맛에 맞도록 업그레이드한 초밥 메뉴를 선보이면서 일식 프랜차이즈의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다. 스시노백쉐프의 장점은 본사가 전문 일식요리사를 직접 고용해 가맹점에 지원한다.
 
또 쉐프들과의 상생을 위해 ‘우리 함께 갑시다(We go together)’라는 슬로건으로 쉐프 직급별로 직영점 지분투자 기회를 주고, 일정 기간 일한 뒤 창업을 지원하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이로 인해 가맹점주들은 주방에 따로 신경을 쓰지 않으면서 운영이 가능해졌고, 쉐프들은 안정적 직업과 자신의 매장을 운영하는 꿈을 갖게 됐다.
 
프리미엄 브랜드 롱런
 
창립 24주년을 맞은 김가네는 올해의 슬로건으로 ‘김밥은 김가네’를 선정하면서 주력 메뉴인 김밥을 강화하면서 김밥 프리미엄 브랜드로 거듭나고 있다. 김가네는 국내에서 즉석김밥을 처음 시도한 브랜드다. 김가네의 장점은 본사의 적극적인 투자와 관리로 전 가맹점에 식자재 당일 배송이 가능한 물류 시스템이다. 이에 가맹점에 신선한 식재료를 신속하고 안전하게 공급하고 있다. 또한 중앙 집중식 조리센터(Central Kitchen)와 연구개발센터를 통해 메뉴 개발을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원조 파닭치킨으로 알려진 치킨캐쥬얼 감성주점 사바사비치킨&비어는 후라이드류 이외에 오븐구이치킨을 콜라보하면서 새롭게 관심받고 있다. 여기에 HACCP 인증 재료를 이용한 요리로 먹거리에 대한 불안감도 해소해 여성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프리미엄 김밥전문점 정성만김밥은 숯불향 가득한 고기를 넣은 김밥으로 프리미엄 김밥을 지향하고 있다. 정성만김밥은 김밥 외에도 브리또 등의 메뉴도 추가해 아이와 여성들이 즐겨찾는 메뉴 폭을 확대했다. 1인 운영이 가능한데다 포장과 배달, 매장판매도 겸하고 있어 매출의 안정성을 높였다.
 
커피 외에 건강 사이드 메뉴를 콘셉트로 한 카페띠아모는 정통 이태리 아이스크림 젤라또를 내세운 프리미엄 카페 브랜드다. 천연재료로 매일 만들어 신선함과 쫄깃함이 뛰어나다. 여기에 유지방 함유도 일반 아이스크림보다 낮다. 2005년 브랜드 론칭 이후 매장에서 매일 만드는 이탈리아 정통 방식의 젤라또를 선보이고 있다.

카페띠아모 관계자는 “정통 젤라또는 진입장벽이 높아 카페 브랜드들이 따라오지 못하는 경쟁력이 있다”라며 “10년 이상된 가맹점들이 많은 이유도 프리미엄 젤라또 덕분”이라고 전했다.
 
새로운 고급화 전략 내세워
 
이처럼 프리미엄 경쟁력을 통해 창업시장에서 오랜 시간 자리잡은 브랜드가 있는 반면 새로운 프리미엄을 내세우면서 시장에 진입하는 브랜드도 있다. 죽 전문점 본앤본은 유기농 재료와 청정 레시피로 만든 죽과 스프를 선보이면서 프리미엄 브랜드로 안착하고 있다. 100% 유기농 쌀과 국산 참기름, 친환경 녹두와 팥, 국내산 전복, 친환경 채소육수를 사용한다. 인공 조미료를 사용하지 않은 데다 메뉴의 조리 레시피도 간단해 주부들의 창업 문의가 높은 편이다.
 
스페인산 이베리코흑돼지와 제주흑돼지를 취급하는 ‘고을래’ 이베리코흑돼지는 삼겹살 중심이던 돼지고기전문점 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스페인산 이베리코흑돼지는 세계 4대 진미로 불릴 정도로 맛이 뛰어나다.
 
고을래 관계자는 “창업에서 성공적인 매출과 영업을 유지하려면 무엇보다 고객으로부터 인정받을 수 있는 맛과 환경이 제공돼야 한다”라며 “국내 최초 참숯훈연고온숙성 기술을 바탕으로 좋은 원육 재료에 고난도 숙성기술로 인정받고 있다”고 전했다. 고을래 이베리코흑돼지는 신규 가맹점 계약자 5명에게 가맹비 일부 할인과 교육비 면제 등 특별한 이벤트를 제공하고 있다.
 
세탁편의점 월드크리닝은 일본에서 직수입한 장비로 완벽한 품질이 장점이다. 대표적인 차별 요소는 깨끗하고 친환경적인 드라이클리닝 용제 관리다. 세탁 후 드라이클리닝 용제를 물처럼 버리는 것이 아니라 카본(숯) 필터에 여과시키면서 증류기에서 고온으로 가열해 100% 순수한 용제를 추출해 사용한다. 저렴한 가격에 위생까지 고려한 높은 품질로 여심 잡기에 성공했다.
 
제주 전통의상인 갈옷을 선보이고 있는 갈중이는 탁월한 효능과 디자인으로 관심받고 있다. 갈옷은 항균·항취 작용이 탁월해 피부가 민감한 어른이나 아토피 등을 앓고 있는 어린이에게 좋다고 알려져 있다. 때문에 갈중이는 최근 제주자치도에서 선정한 제주형 프랜차이즈 가맹본부로 선정됐다. 갈중이의 가장 큰 경쟁력은 자체 디자인실과 영농법인을 운영하고 있다는 점이다. 대여 중심이 아닌 원료 염색부터 갈옷 생산에 이르는 전 공정을 갖추고 있어 원단·디자인·색감 등을 맞춤형으로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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