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 불안 시대에 혼자서 쉽게 시작할 수 있는 1인 비즈니스가 인기다. 이웃나라 일본에서도 주말을 이용해 1인 창업에 나서는 사람들이 날로 늘어나고 있다. 일반적인 창업이 외식 분야가 많은 반면, 1인 창업에서는 서비스나 판매 업종이 강세를 띠는 것도 특징. 1인 창업이 가능한 다양한 업종 및 전략 등을 살펴본다.



경기 침체가 계속되면서 혼자 창업해 혼자 운영하고, 불필요한 지출을 최소화해 운영 수익을 극대화하고자 하는 ‘1인 창업’이 주목받고 있다. 혼자 창업하면 인건비와 점포비를 줄일 수 있을 뿐 아니라, 골치 아픈 직원 관리 문제에서도 벗어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초기 투자비용 및 인건비 절약

1인 창업은 특성상 무점포 형태가 많은 편이다. 전산용품 유통회사에 근무하던 박경우(27)씨는 지난해 7월 직장생활을 하며 모은 1,250여만원을 투자, 경기도 성남 방면에서 방문형 잉크ㆍ토너 충전업인 ‘잉크가이(www.inkguy.co.kr)’를 시작했다. 충전 잉크 수요가 늘어나는 것이 눈에 보였을 뿐 아니라, 무점포 창업이 가능해 혼자서 소자본으로 쉽게 뛰어들 수 있다는 점도 마음에 들었기 때문이다. 처음 한두 달은 거의 주문이 들어오지 않아 불안감도 있었지만 주변 사무실과 가정집 등을 대상으로 꾸준히 영업한 결과, 요즘은 한 달 순수입만 400~500만원에 이를 정도로 성업 중이다.

고객이 충전방을 찾는 것이 아니라 점주가 고객을 직접 찾아가 즉석에서 충전을 해준다는 편의성을 인정받자 영업은 순조롭게 이뤄졌다. 박씨는 “1인 창업은 수입 면에서는 이득이지만, 혼자 운영한다는 특성 때문에 자칫 나태해질 위험성이 높다”며 “매일 일정 시간을 정해 영업에 나서는 등 자기관리를 철저히 해야 성공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체어 마사지 기술을 익혀 혼자 창업할 수 있는 아이템도 있다. ‘웰터치(www.welltouch.co.kr)’는 특수한 형태로 제작된 마사지 의자에 고객을 앉히고 10~30분 정도 짧은 시간 동안 어깨와 등 부위를 위주로 한 마사지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이다.

옷을 벗지 않고도 의자에 앉아 간단하게 마사지를 받은 후 바로 업무에 복귀할 수 있다는 장점으로 이미 미국, 일본 등 선진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서비스다. 본사에서 약 10일 간 마사지 기본 교육을 수료한 후 창업할 수 있으며, 의자를 가지고 전시회장, 공공장소, 기업휴게실 등을 방문해 마사지 서비스를 제공하면 된다. 최준근(38)씨는 지난 2004년 4월 서울 대치동에서 광촉매코팅 사업인 ‘알렉스존’(ywww.allerxzone.co.kr)을 시작했다.

이는 휘발성 유기화합물 등 공기 중의 유해물질을 무해물질로 변화시켜주는 광촉매액을 실내외에 코팅해 주는 사업이다. 최근 새집증후군 확산과 함께 수요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 최씨의 설명이다. 5평 사무실을 임대하고 장비를 구입하는데 투자한 비용은 1,500만원 남짓. 초기에는 작게 시작해 사업이 궤도에 오르면 직원을 확충하자는 생각이었다. 청소와 코팅 장비를 차에 싣고 다니며 고객을 찾아가 시공하는 사업이기 때문에 혼자 운영하기에도 무리가 없다.

또 간혹 대규모 주문이 들어오면 인근 가맹점들에 연락해 함께 처리하기도 한다. 인건비 부담이 없어 매출의 50% 이상이 순이익으로 남는다. 최씨는 현재 월 평균 400~500만원 가량의 수입을 올리고 있다.

소규모 판매·서비스업 해 볼만

나홀로 창업이라고 해서 꼭 무점포 형태에만 국한되지는 않는다. 소규모 판매업이나 서비스업 중에서는 혼자서 운영할 수 있는 아이템이 많다. 이영자(44)씨는 지난 2004년 11월 경기 광명3동에 팬시문구 전문점 ‘통큰 딱따구리(www.tongttak.co.kr)’를 열었다. 결혼 후 계속 전업주부 생활을 해왔지만, 남편의 퇴직과 노후에 대비하려면 추가 수입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사업 경험이 전혀 없다보니 직원 관리에 자신이 없어 혼자 운영할 수 있는 업종을 선택했다. 8평 점포를 마련하는데 들인 창업비용은 점포비를 포함해 5,000만원.통큰 딱따구리는 기존 문방구와 달리 편의점처럼 매장이 오픈된 공간으로 구성돼 있다. 고객이 물건을 말하면 점주가 찾아서 내주던 기존 동네형 문방구와 달리 고객이 매장을 자유롭게 돌아다니면서 물건을 고르고 카운터에서 계산하는 식이다. 매장 운영에 필요한 물품 구매와 배송도 본사에서 처리해 주므로, 이씨는 배송된 물품을 진열하고 간단한 재고 관리만 담당하면 된다.

임대료와 물품비 외에 큰 돈이 들어가는 일이 없다보니 돈 쌓이는 재미가 쏠쏠하다. 현재 한 달 매출 1,000만원에, 순수익은 300~400만원 정도다.화장품전문점도 혼자 운영하기에 적합한 창업 아이템이다. 점주가 화장품에 대한 기본 지식만 충분히 갖추고 있다면 직원을 따로 두지 않고도 충분히 운영할 수 있다. 멀티브랜드 천연화장품전문점 ‘베로니떼(www.veronitte.co.kr)’의 경우 화장품은 본사에서 책임지고 공급해주기 때문에 점주는 화장품 진열과 고객 응대 등의 기본 관리만 하면 된다. 간단한 간식전문점도 혼자서 꾸려가기 괜찮은 사업이다. 메뉴가 단순하고 조리 과정이 간단한, 노점형태의 테이크 아웃 매장과 소규모 매장이 대부분이라 소자본 창업으로 적합하기 때문이다.

토스트전문점 꾸준한 인기

간식 메뉴는 특히 유행을 많이 탄다. 2~3년 전에는 고구마 맛탕, 1인용 피자 등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더니 최근에는 토스트, 미국식 핫도그 등이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그간 길거리 노점 형태에 머무르던 토스트전문점은 1~2년 전부터 프랜차이즈화가 급속히 진행돼 이전보다 모양새나 맛이 한 차원 업그레이드된 상황이다.

개인 노하우에 의존하는 기존 노점과 달리 프랜차이즈에 가맹하면 재료를 직접 공급받고 조리법 역시 본사 차원에서 교육해주기 때문에 운영에 어려움이 없다. 변하는 고객입맛에 따라 다양한 메뉴를 지속적으로 추가해준다는 것도 장점. 대개 조리와 서빙이 동시에 이뤄지므로 혼자서도 충분히 운영할 수 있다.탁수용(46)씨는 서울 신정동에서 토스트전문점 ‘토스토아(www.tostore.co.kr)’를 운영 중이다. 점포가 아파트 단지 주민들의 출·퇴근길에 위치해있고 근처에 대규모 학원가가 형성돼있어 유동인구가 많다.

이곳에 20여 평 규모의 점포를 여는데 투자한 비용은 점포비 5,000만원을 포함해 7,000만원 남짓. 야채, 치즈, 피자, 갈비 등 열 가지가 넘는 다양한 메뉴를 갖추고 있고, 설탕이 아니라 새콤달콤한 맛의 천연과일 소스를 사용해 독특한 맛을 내 금세 입소문을 탔다. 적극적으로 펼친 마케팅도 효과가 좋았다. 혼자서 운영하기 때문에 거창한 이벤트나 거리 홍보는 못했지만 점포에 오는 고객을 대상으로 다양한 마케팅을 실시했다. 10번 이용하면 1번은 무료로 제공하는 커피전문점식 ‘쿠폰제’를 도입하고 오픈 초기에는 매일 시간을 정해 시식회도 열었다. 탁 점주의 적극적인 마케팅과 고객들의 입소문에 힘입어 오픈 6개월 만에 한 달 평균 300만원 정도의 순이익을 올리는 알짜배기 점포로 자리 잡았다.

시간·자기관리 철저해야

‘투자비가 많으면 수익도 높다’는 것이 기본 상식이지만 꼭 그런 것만은 아니다. 오히려 욕심을 부리지 않고 소규모로 시작해 서서히 사업을 키워나가는 것이 더 실속 있는 경우도 많다. 나홀로 창업은 무엇보다 규모와 입지의 열세를 보다 적극적인 마케팅으로 극복하려는 의지가 필요하다. 자금이 적게 드는 업종일수록 경쟁이 치열하고, 차별성도 확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또 비슷한 성격의 사업자끼리 돈독한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것도 중요하다. 혼자 처리하기 어려운 대규모 작업 의뢰가 들어왔을 때 유용하게 활용 가능하기 때문이다. 더불어 혼자 운영하는 것이기에 수시로 마음을 다잡지 않으면 나태해질 수도 있고, 아니면 지나치게 업무에 몰입해 건강을 해치기 쉽다. 가능한 한 규칙적인 업무 스케줄에 따라 움직이고, 적절한 휴식으로 체력 관리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사무실이 필요하다고 해도 임대에 많은 비용을 들일 필요가 없다. 요즘 유행하는 소호 사업자 전용 비즈니스센터를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각종 사무실 집기가 빌트인 돼 있고 월 사용료만 내면 컴퓨터, 팩스, 복사기 등 사무기기를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강병오 FC창업코리아소장> www.chanhup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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