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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서울 | 오두환 기자] 6.13 지방선거를 두 달여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 크고 작은 잡음이 새어 나오고 있다. 경선 후보들 사이에서 고발 사태까지 벌어지는 등 공천을 겨냥한 힘겨루기가 한창이다. 당 지지율이 야당에 크게 앞서는 지역이 많다 보니 ‘공천=당선’이란 생각에 예비후보 간 공천 전쟁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현재 후보 간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는 곳은 서울시장, 경기도지사 선거다. 그중 경기도지사 선거는 이재명 전 성남시장과 전해철 의원 간 경쟁이 치열하다. 최근에는 한 SNS 계정을 둘러싸고 설전이 이어졌다. 급기야 전 의원 측은 해당 SNS 이용자를 고발까지 하고 나섰다.

전해철 의원과 전·현직 대통령 비방한 SNS 계정 등장
이재명 전 시장 “아내에 대한 인신공격을 멈춰 달라”


지난 10일 경기도선거관리위원회는 경기도지사 후보로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전해철 의원이 공직선거법 상 허위사실공표로 SNS 이용자를 고발한 사건을 수원지검에 이첩했다고 밝혔다.

전 의원은 앞서 “‘정의를 위하여(08__hkkim)’라는 SNS 계정이 나에 대한 악의적인 비방과, 전·현 대통령에 대한 패륜적인 내용의 글을 올렸다”며 선관위에 고발했다. 해당 SNS 계정은 2016년 12월 노무현 전 대통령 등에 대한 비방글을 올렸으며, 이달 초에는 전 의원에 대해 ‘자한당과 손잡았다’는 등의 비방글을 썼다. 해당 계정 SNS 이용자는 일명 ‘혜경궁 김씨’로 알려졌다.

인터넷상에선 해당 계정의 주인이 같은 당에서 경기도지사 후보로 출마한 이재명 전 성남시장의 부인이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진 상태다. 이 전 시장 부인의 영문 이름 이니셜이 해당 계정 아이디와 일치한다는 이유에서다.

경기도선관위 관계자는 “고발장을 검토한 결과 신속하고 정확한 수사가 필요하다고 판단, 검찰 이첩을 결정했다”며 “글이 올라간 SNS의 서버가 해외에 있는 등 검찰이 수사로 규명할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전해철 의원
“같이 조사하자”


전해철 의원은 고발에 앞선 지난 4일 이재명 전 성남시장 측에 해당 의혹을 공동 규명하자고 제안했다. 하지만 뚜렷한 답을 얻지는 못했다. 다만 이 전 시장은 자신의 SNS에 “아내는 SNS 계정이 없고 하지도 않는다. 아내에 대한 인신공격을 멈춰 달라”고 주장했다.

전 의원은 이 전 시장의 입장에 대해 “온라인상에서는 이 후보 측과 관련된 의혹이 계속 제기되고 있다”며 “같이 조사해서 의혹을 불식시키자고 제안했는데 받아들이지 않는 이유를 알 수 없다. 여전히 피해자라고만 하니깐 저로선 거부의 이유를 전혀 납득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전 시장 측은 이러한 전 의원 입장에 대해 “이미 아내가 SNS 계정이 없는 등 사실관계를 명확히 밝힌 바 있다”며 “전 의원이 고발을 한 만큼 사실관계가 조속히 밝혀지길 바란다”고 반응했다.

전 의원와 이 전 시장이 SNS 계정의 실체를 두고 평행선을 달리는 가운데 양기대 경기도지사 예비후보도 이에 가세하며 경기도지사 간 치열한 기싸움을 벌이고 있다.

양 후보는 지난 9일 오전 경기도의회 브리핑룸에서 마련한 정책발표 기자회견 자리에서 “전·현직 대통령을 악랄하게 비방한 트위터 계정의 실체를 규명해야 한다”며 “전 의원이든 이재명 예비후보든 고발을 통해 계정이 누구 소유인지 밝히는 게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양 후보는 “(해당 계정을 두고 이 후보와 전 의원) 두 진영이 마주 달리는 열차처럼 싸우고 있는데, 실체가 드러나면 끝날 일”이라며 “경기도선관위에 공이 넘어갔으니 누가 거짓말을 하는지 제대로 밝혀, 책임져야 할 사람은 반드시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친문 비문 나누기
이재명 “이간질”


문제의 SNS 계정을 둘러싼 전해철 의원과 이재명 전 성남시장의 충돌은 ‘친문’ 시비의 연장선상이다.

전 의원이 경기도지사 후보로 나서면서 경기도지사 선거가 자연스레 친문 대 비문 구도로 형성이 됐고 많은 지지자들과 언론 등도 같은 구도로 선거전을 지켜보고 있었다. 전 의원은 대표적인 ‘친문’ 주자 중 한 사람이다.

이 전 시장 입장에서는 경기도지사 선거에서 친문 대 비문 구도는 좋을 게 없다. 굳이 자신을 비문으로 구분하는 것도 불편했던 게 사실이다. 이 전 시장은 지난달 21일 도지사 예비후보 등록 후 첫 일정으로 24일 봉하마을을 방문했다. 친문 대 비문 구도를 깨기 위한 행보라는 분석이 많다.

실제 이 전 시장은 봉하마을 방문 후 기자들에게 전 의원이 친문 핵심으로 분류되는 데 대해 “친문이냐, 아니냐를 말하는 자체가 사실은 불필요한 나누기이자 심하게 얘기하면 이간질에 해당한다고 본다”고 했다.

그는 이어 “문재인 정부가 성공해야 정치적 미래도 있고 대한민국 미래도 열리기 때문에 모두가 다 한 식구, 한 팀이라고 생각한다”며 “서로 공격하고 음해해 손상을 입히는 것이 아니라면 민주주의 국가에서 경쟁은 당연하다”고 했다.

이 전 시장은 그러면서 “그 결과로 누군가가 대표 선수로 선정되면 팀원으로서 지원하고 공동 목표로 나아갈 것”이라며 “동료로서 전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뿐 아니라 노무현 전 대통령 때 기둥 역할을 해준 분이라 좋은 분과 경쟁한다는 것에 다행스럽고 고맙게 생각한다”고 전 의원을 치켜세웠다.

마지막으로 이 전 시장은 봉하마을을 방문한 것과 관련 “사회운동을 (하기로) 마음먹은 계기도 사법연수원 때 만난 당시 노무현 변호사 때문”이라며 “경기지사 출마를 준비하며 가장 먼저 노 전 대통령에게 알려드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친문 대 비문 구도 속에서 이 전 시장의 봉하행은 전략적인 측면이 다분해 보인다. 이 전 시장의 입장에서는 친문세력까지 끌어안아야 완벽한 승리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불거진 ‘혜경궁 김씨 SNS’ 논란은 이 전 시장 입장에서 좋을 게 없다. 온라인 등에서 양측 지지자들이 치열하게 싸우는 이유다.

한편 민주당은 경기도지사 후보 결정을 위한 경선 투표 후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결선투표를 진행하기로 했다. 경선 투표는 오는 18일부터 20일까지다. 권리당원 ARS 투표 50%와 여론조사 50%를 합산에 본선 주자를 확정한다. 결선 투표는 23~24일까지로 정했다.

오두환 기자  odh@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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