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의 존재> 저자 이석원 / 출판사 달

[일요서울 | 김정아 기자] 수십 년 전 안방극장의 인기를 독차지했던 ‘보통사람들’이라는 드라마가 있었다. 이 드라마가 수많은 사람들에게 공감받았던 이유는 그 이야기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자신의 삶과 닮아 있었기 때문이다.

대중들이 공감하고 위로받으며 이해하는 내용들은 특별한 것이 아니다. 보통사람에 대한 이야기라면 타인이 아닌 자신의 일상이기에 첫 페이지를 넘기는 순간부터 자연스럽게 끄덕여지는 고개에 잔잔한 여운을 품게 된다.

2009년 출간 이후부터 현재까지 수많은 독자에게 이러한 가치를 전해준 이석원 작가의 산문집 ‘보통의 존재’가 바로 그런 책이다.

저자는 서른여덟이 되던 해에 가족과 건강을 한꺼번에 잃고 불치병까지 얻어된다. 그 시절 비로소 삶에 대한 탐구를 시작한 저자는 보통 사람의 내면과 일상의 풍경이 가득한 한 권의 산문집을 완성한다. 작고 사소한 것에서부터 거대하면서도 상투적인 주제들까지 속속들이 파고 들어가 아름답고 처연한 단상들을 만들어 냈다. 

그는 “우리가 아무리 사랑한다 해도 결국에는 보통의 존재로밖에 기억되지 않을 것이다. 사람이 아무리 뛰어난들 자연과 우주 속에서, 신 앞에서는 미약하고 보통의 존재에 불과할 것이다. 보통의 존재가 쏟아내는 이야기들은 수많은 ‘보통의 존재'들에 공감이 가는 이야기일 것이다”고 말하면서 현대인들을 삶을 따뜻이 감싸안아준다.

또 저자는 “오늘날, 서점의 베스트셀러 코너를 장식하는 수많은 책들이 하나같이 당신은 특별하며 소중한 존재라고 말할 때, 누군가 한 명쯤은 ‘당신 평범해요. 하나도 안 특별하다구요. 근데 그게 뭐 어때요?’ 이렇게 말해주는 작가가 있었으면 좋겠다. 그게 다른 이가 아닌 내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담담히 말하면서 자신이 일상에 주목하는 건 단지 그게 작고 소박하기 때문이 아니라 그것이 가장 거대한 주제이고 가장 크고 다양한 이야기들을 품고 있기 때문이라고 담담히 밝혔다.

평탄하지 않은 삶의 주인공이었던 저자는 뼈아픈 이별과 이혼, 친한 친구의 죽음, 먹고 싶은 음식을 더 이상 먹을 수 없는 난치병과 사투를 벌이며 보통의 가치가 주는 평범함과 일상에 목말라 있었을 지도 모른다. 

책에서 작가는 환상과 허구가 아닌 진실을 말하는 산문집 형식에서 느리게 달리는 아름다운것에 대하여 말하기도 하고 산책을 하며 여운을 즐기는 평범한 일상을 들춰보기도 한다. 한없이 투명에 가까운 블루와 같은 색을 열망하기도 하며 이별 뒤에 인연을 갈망하며 자신이 꿈꾸는 연애의 풍경을 그려보기도 한다. 죽음에 대해 상상해 보기도 하고 진정한 친구를 가리는 방법에 대해서도 고심해 본다. 공격과 수비속에서 상처가 아무는 방법에 대하여 언급하면서 자신을 바로보는 법을 독자에게 스스럼 없이 전한다. 때론 구구절절 울부짖는 듯하지만 절제된 차분함과 냉정함을 보여 주기도 한다. 

결국 작가는  보통의 존재로 남길 바라는 일상 속에 자신을 돌아보며 감사함을 잊지 않으려는 마음을 독자에게 전하려 했다.

저자의 또 다른 저서로는 ‘실내인간’, ‘언제들어도 좋은 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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