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투 운동은 공격적 폭로가 아니라 공감과 연대의 운동”

[일요서울 | 강민정 기자] 국내 미투 운동의 도화선이 된 서지현 검사가 지난 17일 서면을 통해 미투운동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

검찰 조사단, 안태근 전 검사장 직권남용 등 혐의로 재판 회부 전망
2015년 8월 정기인사 때 성추행 피해자인 서 검사 인사 불이익


서 검사는 지난 1월 29일 JTBC를 통해 2010년에 발생됐던 안태근 전 검사장의 성추행 사건을 직접 폭로한 인물이다.

이것이 불씨가 돼 많은 성폭력 피해자들이 자신의 경험을 털어놓기 시작했고, 이어 국내에서도 미투 운동이 활발히 일어나게 됐다.

지난 17일 한국YWCA연합회는 서 검사에게 한국여성지도자상 젊은지도자상을 수여했다. 하지만 건강문제와 검찰조사 등으로 이날 시상식에 불참해 서면으로 수상소감을 전하게 됐다.

그는 수상소감에서 “미투 운동은 공격적 폭로가 아니라 공감과 연대의 운동이라 생각한다”고 말하면서 “남성 전체를 적으로 만들고자 한 것도, 검찰 전체를 공격하고자 한 것도 아니다”라고 전했다.

서 검사는 “누구 한 사람을 공격하고 폭로하거나 개인적인 한풀이를 하기 위해 나선 것도 아니라 피해자에 대한 공감을, 바로 서야 할 검찰을, 우리가 함께 바꿔나가야 할 세상을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발언 계기를 밝혔다.

이어 “평범한 아내이자 엄마로 살다가 인생에서 가장 큰 용기를 내어 세상 앞에 섰다. 더 이상은 참을 수 없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서 검사는 폭로 이후 어려운 시간을 보냈다. 서 검사가 안 전 검사장이 법무부 검찰국장으로 재직 중이던 2015년 8월 정기인사 때 자신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하자 안 전 검사장은 서 검사의 인사에 개입해 불이익을 줬다.

서 검사는 “참고 또 참던 피해자가 목소리를 내는 순간 가해자가, 조직이, 사회가 부인과 비난, 은폐와 보복을 시작한다. 예상했고, 각오한 일이지만 힘겹고 두려운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예전에는 없던 새로운 희망이 생겼다”면서 “제가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해주는 수많은 공감의 목소리, 검찰이 바로서야 한다는 것에 뜻을 함께하는 연대의 응원 속에서 지금보다는 나아지지 않을까 하는 희망이 조금씩 꿈틀대기 시작했다”고 생각을 전했다.

현재 검찰 내 ‘성추행 사건 진상규명 및 피해회복 조사단’은 안 전 검사장에게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를 적용, 재판에 회부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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