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인구중심형 상권(604호)에 이어 이번 호에는 배후인구중심형 상권의 특성과 궁합이 맞는 아이템에 대해서 알아보자. 배후인구중심형 상권이라고 하면 타깃 고객이 정해져 있는 상권 즉, 상권의 배후에 아파트나 주거지역, 회사 등이 몰려있어 상주하고 있는 고객들의 반복적인 구매가 관건인 상권을 말한다. 유동인구중심형 상권이 대형 상권으로서 불특정다수를 대상으로 영업해야 한다는 것과, 창업비용이 많이 들어간다는 점, 트렌드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는 점에서 어려움이 있다.

반면에 배후인구중심형 상권은 비교적 소형 상권으로 내 목표고객을 확정하고 접근할 수 있고 창업비용부담이 다소 적다는 점, 트렌드의 영향을 덜 받는다는 장점이 있다. 때문에 비교적 소자본으로 창업을 고려하는 창업자들에게 유리한 상권이라고 할 수 있다. 다만 큰 수익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에 욕심을 버리고 목표수익을 낮춰 잡을 필요가 있다. 여기서는 배후인구중심형 상권 중에서 대표적인 아파트단지내 상가, 대단위 아파트 밀집지역 주변상권, 일반주거지역 상권, 오피스 상권 등에 대해서 알아본다.

일반 주거지역 장수업종 많다

여기서 얘기하는 주거지역이라고 하면 단독주택이라든지 다세대, 다가구, 중소형 아파트가 혼재해 있는 그런 지역상권을 말한다. 이런 상권은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동네 상권이라고 할 수도 있는데 사실 계획적으로 상권이 형성되었다기보다는 자연발생적으로 필요에 의해서 하나 둘씩 점포가 생겨나 상권을 이루는 지역이 많다.그러다보니 큰 수익은 내지 못하더라도 장수업종이 가장 많은 상권이라고 할 수도 있다. 주변에 거주하는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상품을 주로 취급하다보니까 그들이 오래 거주하는 한 지속적이면서 안정적인 구매가 이루어진다.

즉, 기호품보다는 생필품위주의 업종이 궁합에 맞는다고 할 수 있다. 이런 지역일수록 작지만 재래시장형태의 시장상권이 형성되기도 하고 지역 주민들은 대형할인점이나 백화점에서의 구매보다 시장 등 주변에서의 구매 빈도가 높게 나타난다. 또한 물건값을 깎는 맛과 깎아주는 미덕으로 사람냄새가 나는 그런 상권이라고 할까.따라서 튀는 아이템보다는 이들이 생활하면서 필요한 필수품으로서 구매빈도가 높은 상품을 취급하는 것이 유리하다. 무엇보다 늘 접하는 주민들이기 때문에 단골을 만드는 것과 그 단골관리가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즉, 깍듯한 친절함보다는 살가운 친근감이 더 먹히는 상권이라는 얘기다.

대단위 아파트 밀집지역 집중력 분산

주로 신도시형 대단위 아파트 단지주변에는 계획적인 상업지역이 만들어지게 된다. 보통 2~3만세대 이상의 아파트단지가 들어서게 되면 최소한 2~3지역 이상의 유사한 상업지역이 같이 들어서게 되는데 문제는 통상적으로 1개 지역만 왕성하게 활성화되고 나머지 상업지역은 들러리 역할만 하게 된다는 것이다. 신도시이기에 당연히 도로나 교통편의시설은 잘 갖춰져 있다. 그런데 너무 방대한 지역에 주거와 상업시설이 혼재하다보니 집중력이 분산된다고 할까. 따라서 대중교통 등 교통편의시설이 가장 양호하면서 집중돼 있고 대단위아파트 지역 내 중심권에 위치한 상권만이 그나마 배후지역의 고객들을 끌어들이고 상권의 번성을 누릴 수 있다는 거다. 그러므로 신도시내 상업지역 중 어느 지역에 인구가 집중되는지를 반드시 체크해 볼 필요가 있다.

특히 주의하고 접근해야 할 점은 이런 신도시형의 경우 대형할인점이나 백화점이 주변에 입점돼 있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주변에 상권이 형성되어 있는 경우가 많은데 이러한 할인점, 백화점과의 직접 경쟁상품은 당연히 피해야 할 것이고 상호보완될 수 있는 업종으로 가닥을 잡아야 할 것이다.즉, 외식업의 경우라면 노하우가 필요한 전문음식업종으로서 가족단위의 고객을 위한 중대형의 전문음식점이 유리할 수 있고 백화점, 할인점에서의 1차소비 이후 2차소비를 유도할 수 있는 업종으로서 제과점, 유명브랜드상품, 미용관련 서비스업종 등이 궁합에 맞다. 또한 가볍게 한 잔 할 수 있는 호프나 주점류도 양호한 매출을 기대할 수 있다. 다만 가급적이면 브랜드력과 인지도가 있는 프랜차이즈 업종들이 다소 유리하다고 할 수 있겠다.

아파트 단지내 안정적 창업

일반창업자들도 사실 아파트 단지내 상가에 대해서는 관심을 덜 갖는 편이다. 하지만 이 흔한 아파트 단지 내 상가에서 알차게 돈버는 이들이 의외로 많다. 접근방법만 알면 의외로 쉽고 안정적으로 창업할 수 있는 게 사실 아파트 단지내 상가이기 때문에 많은 관심을 가져봄직 하다.먼저 특징을 좀 살펴보자. 20~30평형대가 주력인 아파트단지의 경우 세대구성원이 젊다. 젊은 부부에 아이들은 어릴 것이고 또 맞벌이 부부가 많다. 따라서 주중엔 단지 내 야간소비가 많이 일어난다. 게다가 아이들에게 투자되는 돈이 만만치가 않다.

소비가 가장 왕성한 단지라는 거다. 그래서 슈퍼라든지, 비디오대여점, 문구점, 제과점, 세탁소, 놀이방, 보습학원, 소아과나 내과 등 흔한 업종이지만 필수업종인데다 반복구매가 왕성해 업소마다 적정 수익을 충분히 가져가고 있다.반대로 40~50평형대가 주력인 아파트단지의 경우라면 세대구성원들이 이미 40~50대 이상의 경제력을 갖추신 분들이 많을 것이고 자녀들은 이미 커서 중·고등학생 이상인 경우가 많다. 주부들은 남편과 자녀들의 귀가시간이 늦다보니 잉여시간이 많기 때문에 소비자체가 백화점, 할인점 등에서의 여유로운 쇼핑을 선호한다. 중·고등학생 자녀들도 단지 내에서 소비보다는 학원 주변, 학교 주변에서 주로 소비할 것은 자명하다. 따라서 대형평형대의 아파트단지의 경우는 단지 내 상가 소비가 다소 부진한 것을 쉽게 볼 수 있다.

물론 슈퍼나 세탁소, 비디오대여점 등 생활에 필요한 상품들은 크게 상관없겠지만 말이다.이렇게 아파트단지의 주력평형대에 따라서도 소비성향과 업황은 다르게 나타난다.아파트 단지 내 상가의 최대 핵심은 반복구매이다. 즉, 고객들의 재방문율에서 승패가 난다는 말이다. 따라서 단지 내 거주민들의 경제력을 판단하지 말고 소비행태와 특성을 잘 파악해 상가 내에서 가장 반복적인 구매가 일어나는 상품과 그들이 늘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찾아낸다면 안정적인 창업은 충분히 가능하리라 본다.

오피스 영업시간 제한

오피스형 상권이라고 하면 직장인들이 근무하는 회사 주변의 상권을 얘기한다. 대부분 비슷하지 않을까 싶지만 나름대로 특징이 있다.예를 들어 증권회사나 보험사가 많은 여의도 증권가라든지, 벤처기업이 많이 몰려있는 강남의 테헤란로라든지 기업의 특성과 근무하는 직장인들의 성향에 따라서도 어디서는 되는데 어디서는 안 되는, 그런 현상이 나타나기도 한다.따라서 오피스 주변 상권은 무엇보다 상주하는 주변 직장인들의 성향을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 또 영업가능한 시간이 제한적이라는 점과 주말매출을 기대하기 힘들다는 점에서 주의해서 접근해야 한다.

오피스 주변 상권에서 궁합에 맞는 업종이라기보다는 가능한 업종이 다소 제한적일 수밖에 없는데, 한정된 점심시간에 많은 직장인들을 받기 위해서는 조리가 간단하면서 빨리 나올 수 있는 음식위주로 가져가야 할 것이고 퇴근 이후의 직장인들의 회식자리를 유치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공간이 있는 점포를 마련하는 것이 유리하다. 또한 직장인들 입맛이 사실 더 까다롭기 때문에 간결하면서도 맛으로 승부를 내야한다는 것은 잊지 말아야 한다. 그리고 여성직장인들이 많은 회사 주변이라면 이 여성직장인들을 위한 아이템도 괜찮을 것이다. 샌드위치전문점이나, 커피와 베이커리전문점, 분식류 등도 취급 가능한 아이템이며 또한 호프전문점이라든지 간단한 주점 등도 오피스 상권과 궁합이 맞는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편의점이라든지, 인쇄편의점, 사무용품전문점 등도 오피스 상권과 어울리는 업종이라 하겠다.

# 점포 HOT 클리닉‘무엇을’NO‘어떻게’OK

배후인구중심형 상권에서 창업을 준비하고 있다면 이것만은 잊지 않기를 당부한다. 첫째, 상주하는 배후인구가 주 고객이기 때문에 그들이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가, 상시 구매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 두 번째로 “고객은 늘 등을 돌릴 준비를 하고 있다”라는 말이 있다. 즉, 속된말로 한 번 찍히면 끝장이라는 얘기다. 구전효과가 가장 잘 먹히고 단골고객의 충성도가 높은 상권이 배후인구중심형 상권이기 때문에 단골고객관리를 무엇보다 중요하게 생각하고 접근해야 할 것이다. 앞서 언급했던바와 같이 깍듯한 친절함보다는 살가운 친근감이 더 먹힐 수 있다는 걸 염두에 두기 바란다.

마지막으로 기대수익을 낮춰 잡아야 한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는 말이 있는 것처럼 기대수익에 못 미치게 되면 의욕을 잃게 되고 장사에 성의를 다하지 못하게 된다. 그러다보면 고객들은 바로 눈치를 채고 업소로의 발길을 끊게 된다. 최근 창업시장에서 성공은 누구도 보장할 수가 없다. ‘뜬다’라고 하는 아이템도 ‘된다’라는 아이템도 아무에게나 해당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치열한 창업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무엇을 할 것인가’보다 ‘어떻게 할 것인가’가 더 중요하다는 점 반드시 마음에 담아두길 바란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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