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7일 남북정상회담에 앞서 나눈 비공개 대화가 공개됐다.  양 정상은 군사분계선을 사이에 두고 처음으로 상봉해 나눈 첫 대화를 시작으로 공식 환영식, 정상회담을 앞두고 환담했다. 
 
 양 정상은 군사분계선에서 처음 만나 24초간 악수를 나누며 "감동적", "역사적인 순간"이라고 각자의 소회를 밝혔다.  이후 양 정상은 100분간 회담을 진행한 뒤 마무리 발언을 통해 문 대통령은 "오늘 좋은 논의를 많이 나눠서 남북 국민과 전세계인들에게 선물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우리의 오늘 첫 만남과 이야기가 (정상회담 성과를) 기대했던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만족을 드렸으면 한다"고 화답했다. 다음은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군사분계선에서 만난 이후 정상회담이 끝날때까지 대화록 전문이다.

 <군사분계선 상봉 대화록>
 김정은 위원장(이하 김) "반갑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하 문) "오시는 데 힘들지 않았습니까?"
 김 "아닙니다."
 문 "반갑습니다."
 김 "정말 마음 설렘이 그치지 않고요, 이렇게 역사적인 장소에서 만나니까, 또 대통령께서 이런 분계선까지 나와서 맞이해준 데 대해서 정말 감동적입니다."
 문 "여기까지 온 것은 위원장님 아주 큰 용단이었습니다."
 김 "아니아니, 아닙니다."
 문 "역사적인 순간을 만들었습니다."
 김 "반갑습니다."
 문 "이쪽으로 서실까요?"
 (이후 기념사진 촬영)
 문 "김 위원장은 남측으로 오시는 데 나는 언제쯤 넘어갈 수 있겠느냐."
 김 (문 대통령의 손을 이끌며) "그럼 지금 넘어가 볼까요."

 <공식 환영식장으로 이동시 대화록>
 문 "외국 사람들도 우리 전통 의장대를 좋아한다. 그런데 오늘 보여드린 전통 의장대는 약식이라 아쉽다. 청와대에 오시면 훨씬 좋은 장면을 보여드릴 수 있다."
 김 "아 그런가요? 대통령께서 초청해주시면 언제라도 청와대에 가겠습니다."

 <의장대 사열을 마친 후 대화록>
 김 "오늘 이 자리에 왔다가 사열을 끝내고 돌아가야 하는 분들이 있다."
 문 "그럼 가시기 전에 남북 공식 수행원 모두 기념으로 사진을 찍었으면 좋겠다."

 (이후 기념사진 촬영)
 <평화의 집 1층 로비에서 민정기 화백의 '북한산' 그림을 보며 나눈 대화록>
 김 "이것은 어떤 기법으로 그린 것이냐."
 문 "서양화인데 우리 동양적 기법으로 그린 것이다."

 <평화의 집 1층 환담장 대화록>
  문 (환담장 뒷 벽에 걸려있는 김중만 작가의 '훈민정음'이라는 작품을 소개하며) "이 작품은 세종대왕이 만드신 훈민정음의 글씨를 작업한 것이다. 여기 보면 '서로 사맛디'는 우리 말로 '서로 통한다'는 뜻이고 글자에 '미음'이 들어가 있다. '맹가노니'는 '만들다'라는 뜻이다. 거기에 기역을 특별하게 표시했다. 서로 통하게 만든다는 뜻이고 '사맛디'는 '미음'은 문재인의 미음, '맹가노니'의 '기역'은 김 위원장의 기역이다."
 김 "세부에까지 마음을 썼습니다."
 문 "여기까지 어떻게 오셨느냐."
 김 "새벽에 차를 이용해 개성을 거쳐서 왔다. 대통령께서도 아침에 일찍 출발하셨겠습니다."
 문 "저는 불과 52㎞ 떨어져 있어서 한 시간 정도 걸렸다."
 김 "대통령께서 우리 때문에 국가안보회의(NSC) 참석하시느라 새벽잠 많이 설쳤다는데 새벽에 일어나는 게 습관 되셨겠다."
 문 "김 위원장께서 우리 특사단이 갔을 때 선제적으로 말씀해 주셔서 앞으로 발 뻗고 자겠다."
 김 "대통령께서 새벽잠을 설치지 않도록 내가 확인하겠다. 불과 200m를 오면서 왜 이리 멀어 보였을까. 또 왜 이리 어려웠을까 생각했다. 원래 평양에서 대통령을 만날 줄 알았는데 여기서 만난 게 더 잘 됐습니다. 대결의 상징인 장소에서 많은 사람이 기대를 가지고 보고 있습니다. 오면서 보니 실향민들과 탈북자, 연평도 주민 등 언제 북한군의 포격이 날아오지 않을까 불안해하던 분들도 오늘 우리 만남에 기대를 가지고 있는 것을 봤습니다. 이 기회를 소중히 해서 남북 사이에 상처가 치유되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분단선이 높지도 않은데 많은 사람들이 밟고 지나다보면 없어지지 않겠습니까."
 문 "청와대에서 오는데 도로변에 많은 주민들이 환송을 해 주었다. 그만큼 오늘 우리 만남에 대한 기대가 크다. 대성동 주민들도 다 나와서 함께 사진을 찍었다. 우리 어깨가 무겁다. 오늘 판문점을 시작으로 평양과 서울, 제주도, 백두산으로 만남이 이어졌으면 좋겠다"
 문 (환담장 앞편에 걸린 '장백폭포', '성산일출봉' 그림을 가리키며) "왼쪽에는 장백폭포 그림이 있고, 오른쪽에는 제주도 성산일출봉 그림이 있다."
 김 "문 대통령께서 백두산에 대해 나보다 더 잘 아시는 것 같다."
 문 "나는 백두산을 가본 적이 없다. 그런데 중국 쪽으로 백두산을 가는 분들이 많더라. 나는 북측을 통해서 꼭 백두산에 가보고 싶다."
 김 "문 대통령이 오시면 솔직히 걱정스러운 것이 우리 교통이 불비해서 불편을 드릴 것 같다. 평창 올림픽에 갔다 온 분들이 말하는데 평창 고속열차가 다 좋다고 하더라. 남측의 이런 환영에 있다가 북에 오면 참으로 민망스러울 수 있겠다. 우리도 준비해서 대통령이 오시면 편히 모실 수 있게 하겠다."
 문 "앞으로 북측과 철도가 연결되면 남북이 모두 고속철도를 이용할 수 있다. 이런 것이 6.15 10.4 합의서에 담겨 있는데 10년 세월 동안 그리 실천하지 못했다. 남북 관계가 완전히 달라져 그 맥이 끊어진 것이 한스럽다. 김 위원장께서 큰 용단으로 10동안 끊어졌던 혈맥을 오늘 다시 이었다."
 김 "기대가 큰 만큼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큰 합의를 해놓고 10년 이상 실천을 못했다. 오늘 만남도 그 결과가 제대로 되겠나느라는 하는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짧게 걸어오면서 정말 11년이나 걸렸나라고 생각을 했다. 그런 우리가 11년간 못한 것을 100여일 만에 줄기차게 달려왔다. 굳은 의지로 함께 손잡고 가면 지금보다야 못해질 수 있겠나.”
 김 "대통령님을 제가 여기서 만나면 불편하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그래도 친서와 특사를 통해 사전에 대화를 해보니 마음이 편하다. 서로에 대한 신뢰와 믿음이 중요하다."
 문 (배석한 김여정 부부장을 가리키며) "김 부부장은 남쪽에서는 아주 스타가 됐다."
 문 "오늘의 주인공은 김 위원장과 나다. 과거의 실패를 거울삼아 잘 할 것이다. 과거에는 정권 중간이나 말에 늦게 합의가 이뤄져 정권이 바뀌면 실천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제가 시작한 지 이제 1년차다. 제 임기 내에 김 위원장의 신년사에서 오늘에 이르기까지 달려온 속도를 계속 유지했으면 좋겠다."
 김 "김여정 부부장의 부서에서 '만리마 속도전'이라는 말을 만들었는데, 남과 북의 통일의 속도로 삼자."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 "살얼음판을 걸을 때 빠지지 않으려면 속도를 늦춰서는 안 된다는 말이 있다."
 문 "과거를 돌아봤을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속도다."
 김 "이제 자주 만나자. 이제 마음 단단히 굳게 먹고 다시 원점으로 오는 일이 없어야겠다. 기대에 부응해 좋은 세상을 만들어 보자. 앞으로 우리도 잘하겠습니다."
 문 "북측에 큰 사고가 있었다고 들었다. 수습하시느라 고생이 많았겠다. 김 위원장께서 직접 나서 병원에 들러 위로도 하시고, 특별 열차까지 배려했다는 얘기를 들었다."
 김 "대결의 역사에 종지부를 찍자고 왔고, 우리 사이에 걸리는 문제들에 대해 대통령님과 무릎을 맞대고 풀려고 왔다. 꼭 좋은 앞날이 올 것이라는 확신을 갖게 됐다."
 문 "한반도의 문제는 우리가 주인이다. 그러면서도 세계와 함께 가는 우리 민족이 되어야 한다. 우리 힘으로 이끌고 주변국들이 따라올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 2018 남북 정상회담 모두발언>
 오늘 우리 만남을 축하하듯이 날씨가 화창하다. 한반도 봄이 한창이다. 한반도의 봄을 온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전 세계의 눈과 귀가 판문점에 쏠려 있다. 남북 국민들과 해외동포들이 거는 기대도 아주 크다. 그만큼 우리 두 사람의 어깨가 무겁다고 생각한다. 우리 김정은 위원장이 사상 최초로 군사분계선을 넘어온 순간, 판문점은 분단의 상징이 아니라 평화의 상징이 됐다. 국민들과 전 세계의 기대가 큰데 오늘 이 상황을 만들어낸 김정은 위원장의 용단에 대해 다시 한 번 경의를 표하고 싶다. 오늘 우리 통 크게 대화 나누고 합의에 이르러서 우리 온 민족과 평화를 바라는 세계 모든 사람들에게 큰 선물을 만들어줬으면 좋겠다. 오늘 하루 종일 얘기할 수 있는 시간이 있으니 10년 동안 기다려온 만큼 충분한 얘기할 수 있길 바란다.

 <김정은 위원장 2018 남북 정상회담 모두발언>
 제가 군사분계선을 넘어보니 넘기 힘든 높이로 막힌 것도 아니고 너무 쉽게 넘었다. 11년이 걸렸는데 오늘 걸어오면서 보니 왜 이렇게 이 시간이 오래 걸렸나, 왜 힘들었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 이 역사적인 자리에, 아까도 말했지만 기대하는 분도 많고 지난 시기처럼 아무리 좋은 합의나 글이 발표돼도 그게 이행되지 못하면, 오히려 이런 만남 갖고도 좋은 결과가 좋게 발전하지 못하면 기대를 품었던 분들에게 오히려 낙심을 주지 않겠나. 앞으로 마음가짐을 잘 하고 우리가 잃어버린 11년 세월이 아깝지 않을 정도로 수시로 만나 걸린 문제 풀어가고 마음을 합치고 의지를 모아서, 그런 의지를 가지면 잃어버린 11년이 아깝지 않게 좋게 나가지 않겠나 만감이 교차하는 심정으로 200m를 걸어왔다. 평화와 번영의 북남관계가 새로운 역사가 쓰여지는 출발선에서 신호탄 쏜다는 그런 마음가짐을 갖고 왔다. 오늘 현안 문제들, 관심사 되는 문제들 퉁쳐놓고 얘기하고 좋은 결과를 만들어내고 이 자리를 빌어서 지난 시기처럼 이행하지 못하고 원점으로 돌아가는 것보다는 마음가짐을 잘 하고 미래를 내다보면서 지향성 있게 손잡고 걸어가는 계기가 돼 기대에 부응하면 좋겠다. 오늘 저녁 만찬 음식을 갖고 많이 얘기하던데 어렵사리 평양에서부터 평양냉면을 가져왔다. 대통령께서 편한 마음으로 멀리서부터 가져온 평양냉면을, 멀다고 하면 안 되겠구나(김여정 바라보고 웃으며). 맛있게 드셨으면 좋겠다. 오늘 정말 허심탄회하게, 진지하게, 솔직하게, 이런 마음가짐으로 오늘 문재인 대통령님과 좋은 얘기를 하고 반드시 필요한 얘기하고 좋은 결과를 만들어내겠다는 것을 문 대통령 앞에서 말씀드리고 기자 여러분한테도 말한다. 감사하다.

 <남북 정상회담 마무리 발언>
 김 "내가 말씀드리자면 고저 비행기로 오시면 제일 편안하시니까, 우리 도로라는 게,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불편합니다. 제가 오늘 내려와 보니까 이제 오시면 이제 공항에서 영접 의식을 하고 이렇게 하면 잘 될 것 같습니다."
 문 "그 정도는 또 담겨놓고 닥쳐서 논의하는 맛도 있어야죠."
 김 "오늘 여기서 다음 계획까지 다 할 필요는 없지요."
 문 "아주 오늘 좋은 논의를 많이 이뤄서 아주 우리 남북의 국민들에게, 전 세계 사람들에게 아주 선물이 될 것 같습니다."
 김 "많이 기대하셨던 분들한테 물론 이제 시작에, 빙산의 일각에 지나지 않겠지만 우리 오늘 첫 만남과 오늘 이야기 된 게 발표되고 하면 기대하셨던 분들이 조금이나마 기대를 만족을 드렸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문 "감사합니다."
 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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