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대북확성기 방송 시설이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최현수 국방부 대변인은 전날인 30일 국방부 정례브리핑에서 "우리 군은 5월1일부터 '판문점 선언' 후속조치 차원에서 우선적으로 군사분계선(MDL) 일대 대북 확성기방송 시설철거를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확성기 시설 철거는 2010년 천안함 폭침사건으로 재설치된 후 약 8년 만이다.

대북확성기 방송은 1963년 5월1일 서해 부근 휴전선 일대에서 처음 시작된 이후 대북 심리전 역할을 해 왔다. 특히 대북확성기 방송은 전방에서 군 복무를 한 탈북민들도 방송 내용에 대해 세세하게 알고 있을 만큼 북한의 체제를 위협하는 수단으로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북이 대북확성기 중단을 처음 논의한 것은 제1차 남북정상회담으로 당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대남 비방방송 중단 사실을 발표하자, 남측도 다음날 동일한 조치를 취하면서 처음으로 쌍방 간 중단된다. 다만 남북은 정상간 합의에 따라 '상호 비방방송'은 중지했으나, 체제 선전 방송은 계속했다.

본격적인 대북확성기 방송 중단은 2004년에 와서야 실현된다. 정부는 2004년 노무현 정권 당시 6·15남북 공동선언 후속조치로 열린 남북장관급 회담에서 대북확성기 방송을 중단하기로 합의하고, 같은 해 6월15일 0시를 기해 방송을 중단하면서 선전 방송 시설을 철거하기에 이른다.

그러다 지난 2010년 천안함 폭침 사건이 일어나면서 대북확성기가 다시 설치됐고, 이후 2015년 8월 비무장지대(DMZ) 북한군 목함지뢰 도발 사건이 발발하면서 11년여 만에 재개된다. 당시 북한은 남측이 지뢰 도발에 대응해 확성기 방송을 재개하자 "대북확성기 방송은 선전포고"라며 반발해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감이 고조되기도 했다.

이후 같은 해 남북은 고조된 군사적 긴장상태 완화를 위해 8·25 합의를 하고 방송을 잠시 중단했으나, 2016년 1월 북한이 4차 핵실험을 함으로서 방송이 재개돼 지금까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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