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맛 기행> 저자 김준 / 출판사 자연과 생태

[일요서울 | 김정아 기자] “섬은 거대한 바다 위에 버티고 서 있는 작지만 큰 또 하나의 뭍이었고 작은 우주였다. 그 공간에서 섬사람들은 파도와 바람으로 일상을 빚고 소금과 김과 미역으로 역사를 꾸리며 치열하게 생존하고 있었다”

총 3권으로 이뤄진 ‘바다맛 기행’은 저자 김준이 바다와 관련된 문화사 이야기를 독자에게 맛깔스럽게 전하는 기행기다. 저자는 반평생 바다와 가까운 섬주변에 머물면서 사계절 흐름에 따라 삶을 일궈 나가는 어민들의 생태시간과 맞춰 나갔다. 직접 섬생활에 뛰어들어 봄에는 숭어를 잡기도 하도 여름에는 민어를 낚는 전문 어잡이가 되기도 했다. 가을에는 집 떠난 며느리도 냄새에 못 이겨 돌아오는 발걸음을 재촉한다는 전어를 낚아 올리기도 한다. 겨울에는 꼬막을 캐는 아낙과 발걸음을 맞추기도 한다. ‘섬사람들의 삶 속에 우리의 또 다른 미래가 담겨 있다’고 믿는 저자는 섬이 내일을 여는 자원이며 미래의 식량을 충족시킬 수 있는 저장소고 삶을 꾸려 나가는 밑거름이 된다고 강조한다. 

우리 밥상을 건강하고 넉넉하게 만들어 주는 바다 생물과 바다를 터전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한 편의 문화사로 엮어 낸 ‘바다맛 기행’의 1권에서는 고등어, 삼치, 꽃게, 꼬막, 조기, 바지락 등 자주 밥상에서 마주하는 바다 생물의 이야기를 감칠맛나게 풀어냈다. 전편보다 다채로워진 바다맛의 항연을 담은 2권에서는 1권에서 독자들의 관심도가 높았던 ‘밥상 위 바다맛’이라는 주제에 무게 중심을 두었다. 3권에서는 바다생물과 어민의 삶, 바다맛 이야기와 더불어 이 모든 것의 기원이 되는 바다 이야기에 초점을 맞췄다.

저자는 책을 통해 “바다를 생각한다는 것은 결코 일상과 동떨어진 거대 담론이 아니다”고 강조하면서 “바다에 오물을 버리지 않거나 어민의 논밭이나 다름없는 갯벌에서 함부로 바다 생물을 채취하지 않고 해산물을 합당한 가격을 주고 사는 등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동으로 이어지면 우리 아이들을 비롯한 먼 후세까지 바다의 짜릿한 손맛과 싱싱한 바다맛을 즐길 수 있을 것이다”라며 당부했다.

책을 접한  네티즌 중에 한명은 “책에서 광어나 명게처럼 익숙하고 군부나 톳처럼 특별한 바다맛을 소개하며 그 너머에 있는 바다의 소중함을 다시금 일깨워 주었다. 바다맛 기행은 우리의 미각을 위한 기쁨은 물론 바다 환경을 함께 생각해야만 오래도록 바다에서 즐거움을 얻을 수 있다고 전한다. 바다맛을 이야기하면서도 바다와 바다생물, 어촌 사호와 문화에 집중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라는 서평을 남겼다.

저자가 남긴 논문에는 ‘섬 관광 현황과 활성화 방안’, ‘해양관광자원의 특징과 활성화 방안’, ‘조기 파시의 기억과 기록’, ‘소금과 국가 그리고 어민’ 등이 있고 ‘다도해 사람들’, ‘섬과 바다’, ‘어촌사회의 변동과 해양생태’, ‘해양생태와 해양문화’, ‘한국의 갯벌’, ‘서해와 조기’, ‘섬문화 답사기’등의 저서가 있다.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