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거돈 부산시장 후보 필두 한국당 전진기지 위협

25일 부산 부산진구의 한 빌딩에서 부산시장 선거에 출마하는 더불어민주당 오거돈 예비후보의 선거사무소 개소식이 열리고 있다. 개소식에 참석한 송철호(맨 왼쪽부터) 울산시장 예비후보, 오 후보, 김경수 경남도지사 예비후보. <뉴시스>
[일요서울 | 박아름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자유한국당 텃밭인 부산에서 일대 파란(波瀾)을 예고하고 있다. 4년 전 한국당 서병수 현 부산시장에게 쓰라린 패배를 당했던 민주당 오거돈 후보가 일찌감치 독주 체제를 구성했다. 서 현 시장은 고정 지지층을 기반으로 ‘수성’에 사력을 다하고 있지만, 오 후보의 아성을 무너뜨릴 마땅한 묘수를 찾지 못한 모양새다. 여기에 기초단체장 선거에서도 민주당이 역대 최다 당선자를 배출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총 16곳 중 최소 5곳 이상만 가져와도 부산이 이번 6.13지방선거의 ‘화룡점정’이 될 것이라는 게 정가의 관측이다. 한국당의 어떤 악재에도 흔들림 없던 부산 골목 민심에 민주당이 새 바람을 일으킬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현 시장 서병수 후보 제치고 ‘독주 체제’ 구성
 
부산시장 선거의 경우 민주당 오거돈 후보가 50% 이상의 지지율을 지속하며 안정적 고지에 올랐다. 한국당 서병수 후보와의 지지율 격차는 18~30% 선이 유지되고 있다.
 
두 후보는 이번이 ‘리턴매치’다. 경남고교 4년 선후배 사이인 오 후보와 서 후보는 지난 총선에서도 맞붙은 바 있다. 4년 전에는 오 후보가 서 후보에 뼈아픈 패배를 당했지만, 이번만큼은 반드시 설욕하겠다는 의지다. 실제로 양측은 날선 비방전을 이어가고 있지만, 이와 무관하게 오 후보의 ‘독주’가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
 
8일 리얼미터가 CBS 의뢰로 지난 5일 유선ARS 40%, 가상전화ARS 60% 방식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부산시장 후보 지지율은 더불어민주당 오거돈 57.7%, 자유한국당 서병수 27.1%, 바른미래당 이성권 3%, 정의당 박주미 2.2%, 무소속 이종혁 1.8%, 무소속 오승철 0.9% 등으로 나타났다. (응답률은 4.3%,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5%p)
 
오 후보의 지지율은 꾸준히 오름세다. 반면 서 후보의 지지율은 조사마다 크게 흔들리는 모양새다. 그동안 지지율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4월 16일: 오 43.5%, 서 24.2%(중앙일보조사연구팀, 중앙일보, 4.11~4.12) ▲4월 17일: 오 44.2%, 서 19.8%(매트릭스코퍼레이션, 매일경제‧MBN, 4.14~4.16) ▲5월 3일: 오 48.5%, 서 18.4%(코리아리서치센터, MBC, 4.30~5.1) 등이다.
 
기초단체장 선거서 與, 최소 5곳 뺏을 듯
 
기초단체장 선거의 경우에도 한국당은 빨간불이 켜졌다. 그동안 자유한국당 등 보수 정당 또는 무소속 후보가 부산 16개 기초단체장을 싹쓸이했다. 그런데 이번만큼은 민주당이 최소 5곳에서 최대 6곳까지 뺏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지역 정가에 따르면 6.13지방선거에서 북구‧강서구‧영도구‧해운대구‧연제구‧부산진구 등 6곳이 민주당과 한국당의 최대 격전지로 부상할 전망이다. 민주당은 자체 조사 및 외부 여론조사 등을 근거로 최소 3곳(북·강서·영도구)에서 한국당 후보에 비해 우세를 나타냈다고 주장한다.
북구의 경우 민주당 정명희 후보가 한국당 황재관 현 구청장과 양자 대결에서 크게 앞선 것으로 알려진다.
 
뉴스토마토가 KSOI에 의뢰해 지난달 27일 부산 거주 만 19세 이상 남녀 823명을 대상으로 무선(78.6%%)과 유선(21.4%) 전화자동응답 방식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정 후보는 51.0% 황 현 구청장은 22.5%를 얻었다. (표본오차 95% 신뢰 수준에 ±3.4%포인트. 응답률 16.3%. 중앙선관위 홈페이지 등록 자료 참고)
 
강서구의 경우 지난 대선 전 한국당을 탈당해 민주당으로 입당한 노기태 현 구청장이 나선다. 민주당에서는 노 현 구청장이 지지세를 유지해 이번 선거의 ‘공신’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영도구의 경우에도 유리한 판세가 형성되고 있다는 게 민주당의 자체 분석이다. 한국당 소속이었던 안성민 전 중‧영도당협위원장이 최근 탈당, 바른미래당 후보로 출마하면서 보수 표가 갈라질 것이라는 주장이다. 민주당에서는 김철훈 후보가 나섰다.
 
연제구의 경우에는 한국당의 내부 분열이 민주당에게 반사이익을 가져다 줄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당은 후보 부적격자 문제를 두고 공천을 지연하다 이해동 전 부산시의회 의장을 단수공천했다. 그런데 주석수 연제구의회 의장이 이에 반발하며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이를 종합해 보면 민주당이 부산 기초단체장 선거에서 역대 최다 당선자를 배출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민주당은 2016년 총선에서 5석을 차지한 바 있다.
 
民心, ‘여당 견제’보다 ‘洪 심판’ 작용 전망
 
상황이 이렇다 보니 부산 지선은 ‘집권 여당 견제론’보다는 ‘홍준표 대표 심판론’으로 흘러갈 공산이 높다. 홍 대표는 최근 부산을 ‘한국당의 뿌리’라고 강조하며 지역민들에게 ‘정권 심판’에 함께할 것을 당부하고 있지만 녹록지 않아 보인다. 16곳 기초단체장 선거 중 3곳 이상을 민주당에 내어줄 경우 홍 대표의 당내 입지가 크게 흔들릴 것이라는 관측이다.
 
지역 정가의 한 관계자는 “그동안 부산 지역 민심은 집권 여당 견제를 위한 역할이 컸다. 그런데 이번에는 홍준표 대표에 대한 심판이 더욱 크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며 “홍 대표가 직접 나서 ‘정권을 함께 심판하자’며 독려하고 있지만 지역 민심은 냉랭한 것이 사실”이라고 전했다.
 
한편 이번 부산 기초단체장 선거는 ‘여성 대첩’이 될 모양새다. 여성 후보자가 최소 7명에 달해 역대 최다를 기록할 전망이다.
 
5일 부산시 선관위 등에 따르면 예비후보로 등록했거나 각 당 최종 후보는 총 7명이다. 더불어민주당의 경우 북구에 정명희 전 부산시의원이자 부산시당 대변인, 수영구에 김혜경 전 부산YWCA 사무총장, 금정구에 정미영 금정구의원, 부산진구에 서은숙 전 부산진구의원 등 4명으로 가장 많다. 자유한국당에서는 사상구에 송숙희 현 구청장, 영도구에 황보승희 전 시의원 등 2명이다. 민중당에서 남구청장 선거에 배지영 남·수영구위원장이 출마한다.
 
이번 선거에 출마한 여성 후보는 대부분 민주당‧한국당 소속으로 당선 가능성이 예년에 비해 높아 최대 3명까지 당선자가 나올 수 있다는 게 지역 정가의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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