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이구택 회장이 ‘해외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사진은 1월20일 미국에서 개최된 ‘CEO포럼’ 때 이 회장의 모습. 포스코는 지난해 매출액 19조7,920억원, 영업이익 5조540억원, 순이익 3조8,260억원 등의 경영실적을 올렸다. 이는 2003년보다 매출액은 37.8% 증가했으며,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65%와 93%증가한 것으로 사상 최대 실적이다.이 같은 경영실적은 국내외 철강 수요산업 호황으로 철강 가격이 회복세로 돌아선 데다 자동차강판, 전기강판 등 포스코가 전략적으로 개발, 육성하고 있는 고부가 가치 제품의 판매비중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그러나 올해의 경우, 한국 철강업계가 지난해와 같은 호황을 누리지 못할 것이란 얘기가 나오고 있다.

일부에서는 “올해서부터 철강산업의 거품이 빠지면서, 포스코의 실적도 떨어질 것”이란 부정적인 견해를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부정적인 입장을 보이는 사람들은 우선,‘중국·브라질 등의 철강생산 능력의 확대’에 따른 수익성 저하를 꼽고 있다.2000년 이후 중국을 중심으로 한 브릭스(BRICs: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국가들의 급격한 경제성장과 선진국의 경기호황으로 철강소비의 계속 증가 등에 힘입어 세계 철강산업이 큰 호황을 누린 바 있다.그러나 최근 중국과 브라질 등은 철강 주원료 생산국의 지위를 이용해 철강생산능력을 확대하고 있는 것. 중국은 현재 철강 수입국이지만 자체 철강 생산 능력이 소비량보다 빨리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또 브라질과 태국 등도 자체적으로 철강 회사들을 속속 설립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이들 국가에서 저렴한 철강제품을 쏟아낼 경우, 포스코 등도 위기에 몰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원자재값 상승 및 고유가’도 문제다. 실제로 포스코는 ‘원자재값 상승’과 ‘고유가로 인한 해운운임 상승’등으로 마진율이 하락할 것을 크게 걱정하는 분위기다.이와 관련 이구택 회장도 “원료가 상승에 따른 철강재 가격인상은 불가피하겠지만 포스코가 지금까지 견지해온 안정적인 가격정책이 포스코의 수익성 확보에 긍정적인 역할을 해온 만큼 가격인상은 고객 및 시장여건을 감안해 신중히 결정하겠다”고 설명했다.여기에 자동차·건설 등 주요 철강소비산업의 불황으로 인해 철강산업이 위축될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현재 세계적으로 자동차 및 건설업이 호황을 누리고 있다. 따라서 현대자동차와 현대건설 등 국내 자동차·건설회사들도 해외 수출·수주부분에서 큰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로 인해 포스코도 큰 혜택을 봤던 것이 사실. 그러나 최근 세계경제를 주도하고 있는 미국을 중심으로 자동차와 건설업이 불황기미를 보이고 있어, 철강업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이와 같이 철강산업에 대한 위기감이 고조되면서, 포스코 이구택 회장의 행보가 빨라지고 있다. 이 회장은 최근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기치로 내걸고 해외시장 공략에 적극적이다.이 회장은 지난 1월 20일 국내 대기업 CEO로는 드물게 미국 기관투자가와 애널리스트를 상대로 ‘CEO포럼’을 갖고, 직접 경영실적과 계획을 설명했다. 이 자리에서 이 회장은 “1992년 광양제철소 4기 종합준공으로 조강생산 2천만톤을 기록한 이후 지난해 최초로 조강생산이 3천만톤을 넘어섰으며 고부가가치 제품판매 확대와 6시그마 활동을 통해 우수한 경영성과를 달성했다”며 “올해에도 매출액을 23조 이상으로 끌어올리고 투자비를 4조원 이상 책정하여 회사 성장기틀을 더욱 확고히 하겠다”며 자신감을 표시했다.

이 회장은 특히 국외투자 등에 관심을 갖고 추진하고 있다. 이 회장은 인도에 연산 1,200만톤 규모의 제철소 건립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와 함께 브라질과 중국에 제철소를 짓는 방안도 적극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포스코 한 관계자는 “이 회장이 중국, 인도, 브라질에 적극 진출해 해외 생산기지를 건설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며 “이는 이 회장이 누누이 강조하고 있는 ‘글로벌 경쟁력 강화’차원에서 이뤄지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원료 가격 및 해상 운임 급등 등의 원가 상승으로 올해 어려움이 예상된다. 하지만 원가절감과 생산성 향상은 물론 고부가 가치 제품 판매 비중을 높여 2005년에도 최고 실적 경신 행진을 지속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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