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영 싸움’ 매몰된 ‘교육 대통령’ 선거
‘진영 싸움’ 매몰된 ‘교육 대통령’ 선거
  • 박아름 기자
  • 입력 2018-05-18 16:24
  • 승인 2018.05.18 16:24
  • 호수 1255
  •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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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17개 시‧도 교육감 선거, ‘정책 대결’ 실종 ‘단일화’ 급급
<뉴시스>
[일요서울 | 박아름 기자] 대한민국의 ‘미래 교육’을 책임질 전국 교육감 선거가 ‘이념 전쟁’으로 비화할 조짐이다. 교육감 선거에는 정당추천제도가 없다. 다른 선출직과 달리 특정 정치 세력의 입김에서 벗어나 본연의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는 취지에서다. 헌법 제31조 4항에도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이 보장된다고 명시돼 있다. 그런데 정작 교육감 선거에 정치 진영 싸움이 난무하는 형세다. 진보와 보수는 상대 진영 공세에만 혈안이 된 모양새다. 이렇다 보니 후보들은 ‘정책’보다는 ‘단일화’에만 전전긍긍하는 형국이다. 단일화 없이 각개전투로 이뤄질 경우 표 분산이 불가피하다는 우려에서다. 2014년 교육감 선거에서도 ‘단일화=승리’ 공식은 깨지지 않았다. 당시 진보 진영은 13곳에서 단일화를 했고, 13곳 모두에서 승리했다. 보수 진영 역시 결과적으로 ‘참패’했지만 단일화에 성공한 3곳에선 모두 승리했다.
 
‘진보vs보수’ 대결전… ‘단일화 실패=진영 패배’ 공식화
 
서울시의 경우 ‘다자 구도’로 이뤄진다. 진보 진영의 조희연 현 교육감과 중도 진영의 조영달 서울대 사범대 교수, 보수 진영의 박선영 동국대 법학과 교수가 나선다. 다만 보수 진영에서는 막판까지 단일화에 진통을 겪으며 샅바싸움을 이어가는 상황이다.
 
현재로서는 조 후보의 우세가 높게 점쳐진다. 이데일리가 여론조사업체 리얼미터에 의뢰해 지난 13~14일 실시한 차기 서울시교육감후보 적합도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조희연 후보는 45.2%의 압도적 지지율을 기록했다. 조영달 후보는 11.3%, 박선영 후보는 7.2%로 뒤를 이었다. 이밖에 보수 성향이지만 후보 단일화 대신 독자 노선을 택한 이준순 전 서울교원단체총연합회장이 3.6%, 보수진영 재단일화를 요구하며 출사표를 던진 곽일천 전 서울디지텍고 교장은 3.3%를 기록했다.
 
이번 조사는 서울에 거주하는 만 19세 이상 성인 남녀 2만4480명을 대상으로 실시, 총 844명이 응답했다.(응답률 3.4%, 휴대전화가상번호 60%·유선 40% 무작위 생성 표집틀을 통한 임의걸기(RDD) 자동응답 방식.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4%포인트.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경기도의 경우 현 교육감인 ‘이재정 후보 때리기’가 한창이다. 이 후보의 재선 여부가 이번 선거의 최대 관전 포인트인 만큼 ‘이재정 對 反 이재정’ 대결 양상이다.
 
현재 이 후보에 대해 배종수 서울교육대 명예교수, 임해규 전 경기연구원장, 송주명 한신대 교수가 도전장을 내민 상황이다. 이 후보는 같은 진보 진영의 송 후보와 배 후보를 어떻게 방어하느냐가 재선의 관건이다. 송 후보와 배 후보 측은 이 후보를 ‘교체의 대상’이라고 표현하며 날선 비판을 이어가는 상황이다.
 
인천의 경우 ‘절대 강자’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출사표를 던진 최순자‧도성훈‧고승의 후보는 오차범위 내 접전을 벌이고 있다.
 
인천일보가 ㈜리얼미터에 의뢰해 지난 8~9일 인천시 거주 만 19세 이상 성인 남녀 101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6·13 인천시교육감 선거 여론조사에 따르면 차기 인천시교육감 후보 적합도에서 도성훈 후보가 13.6%로 1위를 차지했다. 이어 박융수 후보(10.2%), 고승의 후보(8.7%), 최순자 후보(7.9%) 순으로 집계됐다. ‘기타 후보’를 선택한 응답은 4.7%, ‘없음’은 15.1%, ‘모름·무응답’이 39.8%로 높게 나타났다. 조사는 무선 60% 가상(안심)번호 프레임, 유선 40% 무작위 생성 전화번호를 통한 임의걸기 자동응답방식으로 이뤄졌다.(응답률 3.0%, 표본오차는 95%의 신뢰수준에 ±3.1%p. 자세한 내용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박 후보는 지난 14일 사퇴했다. 따라서 도 후보와 고 후보의 지지율 차이를 보면 4.9%다. 오차범위를 조금 벗어났지만 박 후보의 사퇴를 감안하면 누구 하나도 ‘우세하다’고 말할 만한 지지율을 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부산, 보수 5명 단일화 타결
경남, 단일화 무효 ‘솔솔’

 
부산도 역시 진보와 보수 간 대결전 양상이다. 재선에 도전하는 진보 진영의 김석준 후보와 보수 진영의 김성진 후보 간 싸움이다. 앞서 보수 진영에서는 현 교육감인 김 후보에 맞서기 위해 5명의 후보가 각축전을 벌였다. 이에 김 후보에 대한 단일화의 합의, 부산 원로 교육자 1067명은 지지 성명을 밝히며 거센 세 대결을 예고했다.
 
울산의 경우 각 진영의 단일화 여부에 승패가 갈릴 것으로 전망된다. 진보 진영의 노옥희‧정찬모, 보수 진영의 김석기‧박흥수 후보가 나선 상황. 네 후보 모두 오차범위 내 지지율 차이를 보이고 있어 치열한 각축전이 예상된다.
 
국제신문이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에 의뢰해 지난 11~12일 울산지역 성인 남녀 81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울산교육감 후보 지지도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김석기(15.7%), 노옥희(14.8%), 정찬모(11.0%), 박흥수(10.0%), 권오영(9.3%), 구광렬(4.4%), 장평규(3.0%) 등 순으로 나타났다.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3.4%p. 자세한 사항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1위인 김 후보와 2위 노 후보의 격차는 불과 0.9%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어느 진영이 단일화에 성공하느냐가 승부처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경남의 경우에는 보수 진영이 단일화 과정에 진통을 겪고 있다. 현재 김선유 전 진주교대 총장, 박성호 전 창원대 총장, 이효환 전 창녕제일고 교장 등 3명이 출사표를 던진 상황이다.
 
이들은 중도‧보수 진영의 단일화 기구인 ‘이런교육감선출본부’ 주도로 여론조사를 실시, 단일화 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 후보가 “합의 사항을 이행하지 않는 후보와는 단일화를 추진할 수 없다”며 돌연 최종 여론조사에 불참, 2명만 최종 단일화 과정에 나섰다. 일각에서는 ‘반쪽자리’라며 단일화 합의 자체가 무효로 돌아갈 수 있다는 말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반면 진보 진영의 단일화는 순항 중이다. 진보 진영에서는 현 교육감인 박종훈 후보와 차재원 후보가 출마를 선언한 상태다. 두 후보도 보수 진영과 마찬가지로 여론조사를 통해 단일화할 예정이다. ‘경남촛불교육감범도민추진위원회’ 주도로 민주노총 경남본부 조합원 6만 명과 각 후보 측이 뽑은 1만 명 등 총 7만 명의 경선인단 여론조사를 통해 단일화하기로 했다. 결과는 오는 21일 발표된다.
 
대구, 진보 진영 ‘삐걱’
경북, 6명 후보 난립

 
대구의 경우 진보 진영의 김사열‧홍덕률 후보 간 단일화 여부가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김 후보가 먼저 홍 후보에게 단일화를 제안했고, 지역 사회 원로들도 이에 강하게 힘을 싣고 있다. 하지만 홍 후보가 “진영 논리에 입각한 단일화는 대구 교육을 바꿀 수 없다”며 선뜻 나서지 않는 상황이라 막판 조율이 불발된다면 단일화는 어려울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보수 진영에서는 강은희 후보로 일찌감치 단일화를 마쳤다.
 
경북의 경우 6명의 후보가 난립해 혼전이 예상된다. 진보 진영의 이찬교 후보와 중도 진영의 장규열 후보가 출사표를 던진 가운데, 보수 진영에서는 임종식‧안상섭‧이경희 등 총 4명의 후보가 난립했다. 보수 진영에서는 단일화가 유일한 승부수로 점쳐지지만, 각 후보의 셈법이 달라 사실상 단일화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호남권, 진보 진영 내 단일화 ‘막판 변수’
 
광주의 경우 현 교육감인 장휘국 후보의 ‘3선’이 높게 점쳐진다. 장 후보는 ‘시민 교육감’을 내세워 직선1‧2기 교육감 선거에서 당선된 바 있다. 이명박‧박근혜 정부를 거치며 역사 교과서 국정화를 저지하는 데 앞장선 공로도 높게 평가받고 있다.
 
다만 장 교육감에 맞선 최영태‧이정선 후보의 단일화 여부가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두 후보는 현재까지 장 후보에 비해 열세를 띠고 있어 단일화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지역 내에서는 장 후보에 대한 피로감도 다소 형성된 상황이라, 만약 두 후보가 단일화에 성공할 경우 선거 구도는 급변할 것으로 보인다.
 
전남의 경우 장석웅‧고석규‧오인성 후보의 3파전이 형성됐다. 장 전 위원장은 전교조의 조직적 지원과 각종 시민사회단체의 지지를 이끌어내며 세를 확장하고 있다. 하지만 고 후보와 오 후보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두 후보는 각각 전임 교육감 조직의 지원이 기대되는 상황이다. 우선 고 후보의 경우 장만채 전 전남교육감의 선거캠프 선대본부장을 맡은 바 있다. 오 후보 역시 장 전 교육감 체제에서 요직을 두루 거쳤다.
 
전북의 경우 최다 후보가 난립해 있다. 현 교육감인 김승환 후보를 비롯해 서거석‧유광찬‧이미영‧이재경‧천호성‧황호진 후보가 출사표를 던져 7파전을 형성했다. 7명 후보는 대부분 완주하겠다는 입장을 피력한 상황이다. 다만 김 후보에게 유리한 현재 판세에 이변이 없을 경우, 단일화 가능성도 높다. 다자 구도에서는 김 후보가 유리하기 때문이다. 후보 등록일인 24~25일 전후로 단일화가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대전‧세종‧충남, 현 교육감 재선 여부 ‘귀추’
 
대전의 경우 진보 진영의 성광진 후보와 중도보수 진영의 설동호 후보가 맞붙는다. 현 교육감으로서 재선에 도전하는 설 후보를 성 후보가 진보 진영의 유일한 출전 선수로서 대적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세종의 경우에도 현 교육감인 최교진 후보가 재선 도전을 공식 선언했다. 진보 진영으로 분류되는 최 교육감은 이번 선거에 출마가 거론된 송명석‧최태호‧정원희 후보 등과 레이스를 펼칠 예정이다.
 
충남도 역시 재선에 도전하는 진보 진영의 김지철 후보와 보수 성향의 명노희‧조삼래 후보 간 3파전이 예상된다. 명 후보와 조 후보 간 단일화가 거론되기도 했지만, 두 후보는 방식을 놓고 이견을 보였다. 또한 서로에 대한 비방전도 계속되고 있어 단일화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보인다.
 
강원도의 경우 잇따른 후보 단일화로 민병희‧신경호‧원병관 후보의 3파전으로 압축됐다. 8년간 강원도교육감을 맡아 온 민병희 후보는 최근 같은 진보 진영의 박정원 후보와 단일화를 마치고 3선에 도전한다. 따라서 이번 선거는 민 후보의 교육정책 및 진보 성향 교육에 대한 심판으로 흘러갈 공산이 높다. 다만 원 후보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여론의 추이를 보겠다”며 단일화 가능성을 내비침에 따라 막판 ‘진보와 보수’ 간 양자대결이 성사될 가능성도 크다. 이 경우 진보 진영의 민병희 후보와 중도보수를 자처한 신경호 또는 원병관 후보 간 맞대결이 벌어질 전망이다.
 
제주의 경우 현재까지는 현 교육감인 이석문 후보가 우세하다. 한라일보 등 제주 지역 언론 5사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에 의뢰해 지난 15~16일 실시한 제주도교육감 선거 제2차 공동 여론조사 결과 제주도교육감 후보 적합도는 이석문 38.6%, 김광수 28.9%로 조사됐다. 다만 25.2%로 나타난 부동층의 표심이 당락을 가르는 결정적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