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스>

[일요서울 | 강민정 기자] 지난 14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에서 2016년 4월 7일 중국 내 북한식당 종업원 12명의 집단 입국이 당시 국가정보원의 기획이라는 의혹을 제기하며 이병호 전 국정원장, 홍용표 전 통일부 장관 등을 고발했다.

해당 사건은 당시에도 기획 탈북 논란이 있었다. 4월 13일로 예정됐던 제20대 총선을 엿새 앞둔 시점이었기 때문. 그러나 명확한 진실이 밝혀지지는 않았다. 3년의 시간이 흐른 지금, 이 사건이 다시금 주목받으면서 북한 인권에 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북한 인권 문제 대한민국 정부·국민에게 가장 중요한 관심사 돼야”


지난달 27일 개최된 남북정상회담에서 김정은 국방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평양냉면을 소개하며 건넨 “멀다고 하면 안 되갔구나”라는 말이 화제를 모은 바 있다.

김 위원장의 발언이 유명해졌던 이유는 많은 이의 공감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동안 남·북한은 물리적으로는 근접한 국가였으나, 심리적으로는 거리감이 존재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번 남북정상회담 이후 북한과 북한 주민을 향한 관심이 상승하는 모양새다. 그러나 이것이 단순히 평화모드에 심취되는 것에 그쳐서는 안 된다는 여론도 등장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북한 인권’이 주요 논점으로 거론된다. 시급한 문제임에도 불구, 비핵화 등에 뒤처져 다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일요서울이 북한 인권에 관한 이야기를 듣기 위해 북한전략센터 강철환 대표를 만났다.

히틀러·스탈린 더해진
북한 폭압 체제


그는 1992년 입국한 탈북자이다. 강 대표와의 만남은 서울특별시 소공로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이뤄졌다.

강 대표는 탈북 이후 꾸준히 북한 인권 문제를 제기한 인물이다. 그에게 “북한 인권의 실태를 알려 달라”고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그러자 그는 “전 세계 젊은이들은 결혼하게 되면 신혼여행을 가지 않나. 북한 사람들은 결혼하면 동네 한 바퀴 정도 도는 게 끝이다. 신혼여행이라는 개념 자체가 없다”고 말했다.

강 대표에 따르면 여행의 자유가 없기 때문에 국내 여행도 할 수 없고, 해외여행은 꿈도 꿀 수 없다고 한다. 강제 노역 등을 하는 해외 노동자들은 해외에 나갈 수 있으나 그들 역시 철저하게 감옥처럼 생활하고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이어 강 대표는 “여행, 이동, 발언의 자유가 없다. 모든 자유가 완벽하게 박탈된 상태가 북한”이라고 강조했다.

우리가 당연한 것이라 생각하고 있던 일들이 북한에서는 ‘당연한’ 것이 아니라는 사실에 기자는 적잖이 놀랐다. 북한 주민의 인권은 어느 수준에 머무르고 있는 것일까.

강 대표는 “북한은 히틀러의 나치즘 체제와 스탈린 체제를 합친 것 같은 폭압 체제로 봐야 한다”면서 “히틀러나 스탈린은 단기간에 끝났지만 북한은 지금 반세기 이상 이어져 오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에 의하면 북한에서는 히틀러 식의 강제 수용소 운영과 스탈린 식의 공포정치가 이뤄지는 곳이 북한이라면서 “사람들이 정말 극심한 고통 속에서 살고 있으며, 일반인들도 정치적으로 숙청되고 있다”고 밝혔다.

강 대표는 실제 수용소 생활을 한 경험이 있다. 1977년 그의 할아버지가 ‘민족반역죄’로 국가안전보위부에 끌려간 후 온 가족이 함경남도 요덕에 있는 정치범 수용소에 수감됐기 때문.

당시 그의 나이는 10세였다. 이 때의 수기를 ‘수용소의 노래’라는 책으로 엮어내기도 했다.

정치적 숙청이 일반인에게도 자행된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무엇이 ‘정치적 숙청’에 해당되느냐 묻자 강 대표는 먼저 북한의 수령 우상 숭배 체제를 설명했다.

그는 “수령 우상 숭배라는 건 말 그대로 수령을 우상화한 것”이라면서 몇 가지 예를 들었다. 비가 새 수령의 초상화가 훼손된 것, 말실수한 것, ‘노동신문’에 김일성 전 위원장의 사진이 나왔는데 그걸로 담배를 말아 피운 것. 이런 것들이 모두 정치범으로 가는 죄가 된다는 것이다. 일상 속에서 일어나는 일인데 고위층은 이에 대해 어떻게 알 수 있는 걸까.

강 대표는 “(북한은) 정보기관 인력이 워낙 방대하고, 곳곳에 스파이를 다 심어 놔 누가 뭐 하는지 다 감시한다. 지금 전 국민 3명 중 1명은 스파이로 만들어 놨다”면서 “김정은 위원장이 ‘저기 양강도 깊은 산 속에 (있는) 어떤 농촌 집에서 숟가락 떨어지는 소리도 내가 알아야겠다’고 한 적이 있다. 그렇게 감시하겠다는 거다”라고 강조했다.

그가 북한 인권 개선을 위해 최우선으로 꼽는 것은 강제수용소 철폐다. 수용소, 강제 구금, 고문, 학대 등이 먼저 철폐된 후에야 인권 문제를 논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러한 문제를 북한 자체적으로 개선할 수 있을지에 관해 묻자 강 대표는 “견제, 비판 세력이 없기 때문에 그들이 스스로 변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에 의하면 북한에서 공직자는 철저하게 출신 성분에 따라 선출된다. 54개의 신분으로 분리가 돼 있는데 원천적으로 간부가 될 수 없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어서 고위층은 세습을 통해 권력을 독점하는 등 신분 고착화가 이뤄졌다는 것이다.

진정한 평화 위해선
자유·인권 보장돼야


북한 인권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외부의 관심 역시 요구된다. 현재 우리나라가 북한 인권에 접근하는 태도에 관해 물었다.

강 대표는 “북한 인권 문제가 대한민국 정부나 국민들에게 가장 중요한 관심사가 돼야 하는데 그렇게 안 되는 것이 참 비극”이라면서 “(북한) 인권 문제가 타국에서 (먼저) 거론됐고, UN이 (개선을 위해) 나서고 있는데도 그렇게 (큰) 관심이 없다”고 꼬집었다.

또한 “남북한 경제협력이라는 것도 수령 폭압 체제 하에서는 불가능하다”고 주장하면서 지금까지 경제협력을 해왔지만, 그 혜택이 북한 주민에게까지 전달되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개선을 위해서는 기존 방식을 되풀이하기보다는 진보된 방식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전했다.

그는 임금직불제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지금까지는 남한 기업주가 인력을 고용할 권리가 없기 때문에 북한 정권이 인력을 제공하고 돈을 받아 왔다. 그러나 이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그는 중국 개혁개방 초기 때처럼 정경분리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북한 정권이 아닌 남한 기업이 주체가 돼 인력을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꾸리자는 것이다.

강 대표에 의하면 현재까지의 개성공단 시스템은 근로자에게는 아무런 혜택이 없으며 양쪽 기업과 정부만이 이득을 얻게 되는 구조라면서 “월급을 못 받는 노동자는 노예”라고 주장했다.

더불어 “(근로자가 처한 상황은 심각한데도) 이런 것들이 마치 평화의 상징처럼 (여겨져) 북한이 하자는 대로 하겠다는 건 노예공단을 계속하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강 대표는 현재 변화되고 있는 남북관계에 관해 “전쟁보다는 평화가 좋은 것”이라고 호의를 표하면서도 “다만 (북한은) 북한 주민들을 억압하는 체제다. 억압이 풀려야 평화가 찾아오는 것이지, 억압 상태에서 평화가 온다면 우리 식의 평화일 뿐”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더불어 “북한 주민의 입장을 고려해 그들의 자유와 인권을 보장하는 기준으로 평화를 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민정 기자  kmj@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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