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속 원희룡 후보(왼), 더불어민주당 소속 문대림 후보 <뉴시스>
[일요서울 | 권녕찬 기자] 6.13지방선거가 약 3주 앞으로 성큼 다가왔다. 북미정상회담 등 사상 초유의 ‘북풍’(北風)으로 지방선거 열기가 예전 같지 않지만, 제주지역 선거엔 이목이 집중되는 분위기다. 특히 원희룡 현 제주지사가 최근 지역 내 최대 현안인 제2공항 문제로 폭행당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전국적인 관심 지역으로 떠올랐다.

현재 제주지사 선거는 무소속 원 후보와 문재인 정부 청와대 비서관을 지낸 문대림 후보가 양당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박빙의 승부를 펼치는 가운데 두 후보는 치열한 공방전을 펼치고 있다.

제2공항 관련 ‘폭행 사건’으로 제주 선거 전국적 관심도 ↑
文 압도적 정당 지지율, 元 인물 평가에서 우세… ‘안갯속’판세


제주지사 선거에 현재 5명의 후보가 경쟁하고 있지만 원 후보와 문 후보 간 2파전 구도라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자유한국당 김방훈 후보, 바른미래당 장성철 후보, 녹색당 고은영 후보도 뛰고 있지만 지지세는 아직 미미한 상황이다.

대표적 ‘엄친아’ 元
무소속? 정당보다 ‘궨당’


재선 도전장을 내민 원 후보는 ‘인물’ 측면에서 상대적 우위에 있다는 평가다. 원 후보는 우선 정치권에서 대표적 ‘엄친아’로 꼽힌다. 지역 명문고인 제주제일고를 나와 대입 학력고사 전국 수석, 서울대 법대 입학, 사법고시 수석 합격에 3선 국회의원까지 화려한 이력으로 엘리트 코스를 밟았다. 원 후보는 ‘제주가 낳은 아들’을 앞세워 2014년 처음 제주지사에 나섰을 때 도민들의 압도적 지지를 받았다.

원 후보는 현재 소속 정당이 없긴 하지만 무소속 후보가 강세를 보이는 제주 지역에 나선다는 점도 긍정 요소다. 제주는 섬이라는 지리학적 특성상 혈연‧지연‧학연 등을 중요시하는 문화(‘궨당’ 문화)가 자리 잡고 있는데, 선거 때마다 ‘정당’보다 ‘궨당’(친인척을 뜻하는 제주어)이라는 우소개 소리가 있을 정도다. 실제 역대 6번의 제주지사 선거 중 무소속 후보가 3번(2010, 2004, 1995)이나 당선됐다.

아울러 최근 제2공항 건설 문제를 주제로 한 토론회에서 공항 건설을 반대하는 시민에게 폭행을 당한 점은 원 후보에게 동정 여론이 일어날 수 있다는 점에서 정치적으로 플러스 요인이 될 거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편, 지난 4년간 펼친 ‘원희룡표 도정(道政)’에 대한 반감이 나오는 점은 원 후보에게 마이너스 요소다. 대중교통체계 전면 개편, 쓰레기 요일별 배출제 등 원희룡표 정책 시행으로 불편함이 가중됐다는 지역 내 여론이 있어 주요 변수가 될지 주목된다.

文, ‘文효과’ 톡톡
출신·경력도 ‘in 제주’


문 후보의 경우 대통령과 민주당의 높은 지지율이 최대 강점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3일 제주를 찾아 ‘4.3사건’의 완전한 해결을 약속하고, 최근 한반도 평화 정착에 주요 성과를 보이면서 덩달아 문 후보의 지지도도 높아진 형국이다. 후보는 ‘문대림’이지만 도민들은 배경에 있는 문 대통령과 민주당을 보는 셈이다. 현 정부 청와대 제도개선비서관을 지낸 문 후보는 존경하는 인생 멘토로 문재인 대통령을 꼽기도 했다.

문재인 정부 탄생에 기여한 여권 후보로서의 인적 네트워크도 문 후보의 자산이다. 특히 이러한 점은 관광 산업이 도내 경제의 큰 축인 제주에 상당한 이점이 될 수 있다는 평가다.

국제관광을 활성화하는 데에는 외교 문제가 막대한 영향을 끼치는 만큼 문 후보가 외교 문제를 관장하는 중앙정부와 맥이 닿아 있다는 점에서 강점이라는 평가다. 실제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에 따른 중국의 보복성 조치로 중국인들의 제주 관광이 금지돼 제주 경제가 상당한 타격을 받은 바 있다.

지연‧학연 등을 중요시하는 ‘궨당 문화’ 측면에서도 문 후보가 뒤지지 않는 평이다. 제주 서귀포 출신인 문 후보는 제주대학교 대학원 법학 석사를 받았으며, 두 차례 제주도의원과 제주도의회 의장을 맡은 바 있다. 2012년과 2016년엔 서귀포시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하면서 인지도를 쌓았다.

한편, 각종 구설수에 오른 우근민 전 제주지사가 현재 문 후보를 돕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이는 문 후보에게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우 전 지사는 성추행 전력과 2004년 선거법 위반 혐의로 도지사 재임 중 중도 낙마한 전력이 있다. 이러한 점 때문에 문 후보를 겨냥해 ‘우대림’이란 공격도 나오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원 후보 측은 2011년 문대림 제주도의회 의장과 우근민 제주지사가 모두 현직에 있을 당시 문 후보 친인척 비리 사건과 관련해 두 사람이 보조금 사기 묵인 의혹에 연루돼 있다며 공세를 펼치고 있다.

쟁점 현안 ‘제2공항’
양측 미묘한 온도차


선거에서 쟁점이 될 정책 현안은 단연 제2공항 건설 문제다. 이는 지난 14일 폭행 사건을 부르기도 했다. 2015년 제주공항의 혼잡과 안전 위험, 지역 숙원사업 등을 이유로 서귀포시 성산읍 일대 약 500만㎡ 부지에 제2공항을 짓는 국토부 계획이 발표됐지만, 지역주민들의 반대에 부딪히면서 지역 최대 갈등 현안이 됐다.

지역주민들과 환경단체 측은 공항 입지선정 타당성 검토 과정의 부실함을 지적하며 반대했고, 현재는 입지 타당성 재검토 용역이 추진되고 있다.

제2공항 건설에 대해선 두 후보 모두 필요성을 인정하면서 용역 결과에 따라 추진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다만 찬성의 강도 측면에선 원 후보가 더 강하게 찬성하는 형국이다.

두 후보의 지지율이 오차 범위 내 접전을 보이는 가운데 ‘이주민’들의 표심도 당선에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린다. 최근 시민들의 제주 정착이 두드러졌는데, 2010년부터 지난 2월까지 제주로 유입된 인구는 7만473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제주지역 총 유권자수 52만7210명의 13%를 차지한다.

지역 정가에서도 이주민들의 표심을 주목하면서 각 캠프에서는 이주민들의 표심을 잡기 위한 공약 마련에 힘쓰고 있다.

권녕찬 기자  kwoness7738@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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