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On 여행 이야기] 슈퍼스타 버고호와 만드는 크루징(2)
[Go-On 여행 이야기] 슈퍼스타 버고호와 만드는 크루징(2)
  • 프리랜서 엄지희 기자
  • 입력 2018-05-21 16:32
  • 승인 2018.05.21 16:32
  • 호수 1255
  • 60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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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스타 버고호 기항지 투어’
크루즈 여행은 완벽하게 스스로 만들어가는 여행이다. 배는 그저 항로에 따라 여행자를 타국의 땅으로 안내할 뿐, 여행과 휴식의 결정은 오로지 본인의 몫이다. 선택에 따라 각기 다른 여행이 만들어지는 크루징.
 
아침이면 다른 나라다. 이것이 바로 크루즈의 마법. 하선하지 않고 크루즈에서 머무를 수도 있지만, 기항지에 내려 새로운 곳을 여행하는 것도 좋다. 로비에서 원하는 기항지투어 일정을 선택하면 보다 쉽게 여행을 할 수 있다.
 
첫 번째 기항지 이시가키
 
슈퍼스타 버고호가 항구에 정박하지 못해 텐더보를 타고 항구로 이동했다. 큰 선박에서 작은 보트로 갈아타니 파도의 물결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오키나와현에 속하는 이시가키는 일본의 가장 남쪽에 위치한 섬이다. 화려한 빛깔의 바다를 품고 있어 일본 사람들도 많이 찾는 휴양지이다.
 
       산호초로 가득한 카비라베이
 
카비라베이는 이시가키의 여행 명소로 빼놓을 수 없는 해변이다. 워낙에 아름다워 이시가키 섬을 찾은 사람들은 꼭 한번 들렀다 가는 곳. 항구에서 카비라베이까지 차로 약 30여 분. 구불구불한 해안도로를 따라 달리는 길 역시 아름답다.

차에서 내려 바라본 해변 풍경은 동양의 자연 환경보다는 이국의 바다와 더가깝다. 맑고 투명한 바다는 형형한 빛깔을 내고, 해변에 나란히 정박한 작은 보트들이 여행자를 기다리듯 잔잔하게 흔들린다.

마치 허공에 떠 있는 듯하다. 수영이 금지된 해변이라 아쉽지만 이 아름다운 풍경을 지킬 수 있다면 그마저도 허락할 수 있을 것 같다. 하얀 모래사장에서 푸른하늘과 어우러진 바다와 섬의 풍경을 카메라에 담아본다.
 
카비라베이를 들여다보다,
글라스 보트 체험

 
해변에 나란히 정박해 있던 오렌지색 보트에 오른다. 신기하게도 보트 내부의 중앙이 깊게 파여 있고, 바닥이 유리로 되어 있어 바닷속을 고스란히 들여다 볼 수 있다.
       배에 오른 사람들은 저마다 자리에 앉자마자 고개를 숙이고 유리 바닥을 내려다본다.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한 보트는 바다 깊은 곳까지 거침없이 나아간다. 유리 바닥에 비친 카비라베이의 바다 색은 짙은 파랑이다.

그 속에서 니모라 불리는 크라운피쉬가 선명한 붉은 빛을 띠며 헤엄친다. 거대한 대왕 조개의 모습도 볼 수 있고, 행운의 상징이라는 거북이도 나타났다.

글라스보트는 승객들이 거북이를 잘 볼 수있도록 보트를 잠깐 멈춰준다. 유리아래로 비친 바닷속은 이질적일 만큼 푸르고 선명해서 TV화면을 내려다 보는 기분이다. 약 30여 분간 카비라베이를 떠돌던 보트가 백사장으로 돌아간다.
 
      행운을 부르고 액운을 막는,
요네코야키 시사 수공예관

 
이시가키 곳곳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시사는 오키나와의 전설적인 수호 동물이다. 시사는 한 마리가 아닌 두 마리가 꼭 함께 있다. 한 마리는 입을 벌리고 있고, 한 마리는 입을 다물고 있다.

각각 행복을 놓치지 않는다는 의미와, 액운을 내쫓는다는 의미를 지닌다. 요네코야키 시사 수공예관은 입구에서부터 화려한 색감의 시사동상으로 시선을 사로잡는다.

상점에는 다양한 디자인의 시사모형이있고, 건물 뒤 넓은 정원에는 조각공원처럼 거대한 시사 조형물이 서 있다. 우스꽝스러운 시사의 모습은 수호 동물이기보다는 도깨비에 더 가까운 모습이다.
 
     두 번째 기항지 지룽
 
크루즈 터미널 건물 밖으로 나가면 관광버스들이 나란히 서 있다. 기항지 투어 프로그램을 선택하면 나눠주는 투어 스티커를 몸에 붙이고 스티커에 적힌 번호표를 따라 버스에 오른다.
 
금광의 흔적, 진과스 황금폭포
 
버스가 높은 산을 올라가다 잠시 멈춰 선다. 높은 산 중턱에 위치한 폭포를 보기 위해서이다. 웅장하고 화려한 폭포는 아니지만 폭포 물줄기가 흐르는 바위가 온통 황토색이다.
     과거 일제의 광산 도시였던 진과스는 금광으로 유명했고, 이 광산에서 흘러나온 물질이 바위를 노랗게 만들었다. 그 때문에 황금폭포라 부르게 됐다고 한다. 여러 줄기로 흐르는 폭포는 시원하게 쏟아지기보다는 계단처럼 켜켜이 내려오는 폭포여서 그다지 화려한 멋은 없다.

황금폭포보다 오히려 시선을 빼앗는 것은 우측에 위치한 거대한 바위산. 웅장한 크기와 함께 멋들어진 산맥이 그려 놓은 선이 훨씬 아름답다.
 
    아름다운 홍등 마을, 지우펀
 
지우펀은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애니메이션 무비의 배경지로 잘 알려져 있다. 대만 여행에서 꼭 들려할 곳. 이른 아침 여행객들이 비교적 적은 거리마다 홍등이 가득하고, 문을 연 상점과 식당에서는 맛있는 냄새를 풍긴다.

메인거리까지 올라오는 계단을 중심으로 오른쪽에는 산맥의 능선을 따라 바다까지 내려다보이는 전망대가 있고, 왼쪽에는 길거리 음식과 기념품을 파는 골목길이 있다.
    전망대 근처에 있는 레스토랑에서 가볍게 맥주 한잔 하고 기념품 가게가 가득한 메인 거리로 나섰다. 사람들이 많이 찾는 작은 구멍가게에서 어묵 한 그릇을 맛보고 기념품 가게에서 열쇠고리를 샀다. 어느새 두 시간이 훌쩍 지나 있었다.
 
필리핀의 수도 마닐라
 
필리핀의 5월은 해가 뜨겁고 온도는 30도를 훌쩍 넘는다. 다행스러운 건, 습도가 낮아 바람만 불어주면 더위를 견딜 만하다. 하늘이 맑고 선명해서 뜨거운 햇빛만 견딜 수 있다면 5월은 분명 필리핀 여행에 최적기이기도 하다.
 
   마닐라의 성벽 도시, 인트라무로스
 
인트라무로스는 라틴어로 성벽 안쪽을 의미한다. 이름 그대로, 스페인 점령기에 스페인 귀족들이 살았던 성벽 도시다. 인트라무로스를 둘러싼 성벽을 통과하면 전혀 다른 세상이 펼쳐진다.

스페인의 도시 하나를 옮겨 놓은 듯한 거리와 건물들. 유럽 특유의 울퉁불퉁한 돌바닥이 이곳에도 있다. 화려한 스페인식 거리 반대편에는 가난한 현지인들이 모여 사는 낡고 오래된 거리가 있다.
   겨우 블록 하나 차이로 전혀 다른 두 세상이 한곳에 공존하고 있다. 길을 걷는 내내 아이들이 신기한 듯 쳐다보면서도, 사진을 찍으면 환하게 웃어준다. 어른들도 다르지 않다. 수줍은 미소를 보이며 흔쾌히 사진 찍는 것을 허락한다.

낡은 건물에 빨래가 펄럭이고, 아이들이 작은 대야에서 물장구를 치고, 어른들은 그늘진 곳에서 햇볕을 피한다. 사람 사는 냄새가 물씬 풍기는 모습은 소박하고 또 소탈하다. 인트라무로스의 매력은 분명 ‘필리핀 안의 스페인’이라는 점에만 있지 않다. 필리핀 사람들의 순박한 미소가 따듯한 추억으로 남는다.
 
   인트라무로스의 상징, 마닐라 대성당
 
인트라무로스에 들어서자마자 가장 먼저 시선을 끌었던 대성당. 유럽의 어느 구시가지에 있을 법한 웅장함으로 도시 한복판에 서 있던 대성당 앞에는 역시나 유명 여행지답게 사람들이 몰려 있다.
  필리핀을 대표하고 필리핀의 역사를 품고 있는 성당이라 알려진 마닐라 대성당은 사실 지진과 전쟁으로 여러 번 무너진 과거를 갖고 있다.

현재의 모습은 1958년에 재건된 것. 성당 안에는 기도하는 사람들과 성당을 구경하는 여행객들이 한데 뒤섞여 있다. 성당 한 편에는 바티칸 성당의 피에타상을 그대로 모조한 동상도 보인다.
  사람들이 많이 만져서인지 예수의 발끝만 하얗게 변색돼 있다. 별 다른 이유 없이 동상의 발을 만져본다. 하얀 벽과 샹들리에, 화려한 스테인드글라스로 비치는 햇살까지 대성당이 주는 고귀한 아름다움을 이곳에서도 느낄 수 있다.
 
마닐라 근교 여행지 따가이따이

마닐라에서 차로 약 1시간 30분. 따가이따이는 구릉지에 위치하고 있어 마닐라 시내보다 기온이 서늘하다. 때문에 여행자보다 이곳으로 나들이를 하러 오는 필리핀 사람들이 더 많은 곳이다.

다양한 레스토랑과 펍, 쇼핑몰 등 휴양지로서 인기 있는 명소이지만 그보다도 따알 화산의 풍경을 볼 수 있어서 좋은 곳이다.
 
 따알 화산 볼 수 있는 스카이랜치

스카이랜치는 월미도의 작은 놀이공원을 떠올리게 한다. 물론 그보다 깨끗하고, 정갈하다. 입장권은 한 사람 당 평일에는 80페소, 주말에는 100페소이지만, 올해는 7월 3일까지 평일 50페소, 주말 80페소로 할인 중이다.
 고지대에 위치한 테마파크에는 기념품 가게와 스낵, 여러 종류의 놀이기구 등이 있다. 가족과 함께 나들이를 나온 필리핀 사람들이 곳곳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놀이기구를 타며 즐거운 비명을 지른다.

한국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풍경인데도 어쩐지 낯설고 새롭다. 이렇듯 평범하게 보이는 스카이랜치에는 반드시 방문해야 하는 이유가 하나 있다. 바로 관람차를 타는 것. 관람차를 타면 가장 높은 곳에서 따알 화산을 감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관람차 내부는 4명이 겨우 들어가 앉을 수 있을 정도로 좁고 협소하다. 한 바퀴를 도는 데 약 10분 정도. 세계적으로 유명한 따알화산은 날씨 운이 따라주지 않으면 볼 수 없다. 그런 날에는 따가이따이의 멋진 전망이 아쉬움을 달래주기도 한다.

<사진제공=여행매거진 G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