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중순 경, 조총련 관광객들은 북한 행사 일정에 맞춰 북한을 방문, 행사 참여 중 금강산 관광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일본 니가타 항구에서 북한직항 화물여객선인 ‘만경봉호’를 타고 원산항에 도착. 원산항 근처 숙소에서 하루를 보내고 평양을 찾은 것으로 짐작된다. 조총련 관광객들은 북한 측 안내원을 따라 금강산 당일 관광을 즐겼으며, 북한 측은 마치 현대아산 측의 눈을 피하듯, 남측 관광객들과는 마주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북한 내에서 운행되는 버스나 자가용이 한정돼 있어, 외부 차량이 운행되면 쉽게 눈치 챌 수 있는 만큼, 이들은 북한 측 차량으로 이동한 것으로 보인다.

현대아산은 “남측이 이용하는 금강산 ‘당일관광’ 코스는 오전 8시30분부터 오후 5시까지 이뤄져 이들이 별도의 시간을 이용해 관광한 것으로 파악되지는 않는다”며 “시간차를 두고 장소를 이동한 것 같다” 고 추측했다.북한이 조총련 관광객의 금강산 관광을 은밀히 진행했다는 점에 일부에선 ‘여름철 성수기를 맞아 북한 당국도 재일 조총련 학생들이나 가족들 중심으로 돈벌이에 나서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이에 현대 측은 “조총련 관광객들도 현대아산 일본 대리점을 통해 금강산 관광을 하고 있다. 이번 사건은 북측의 일시적 착오로 인해 발생한 드문 경우”라며 “정확한 사태 파악 후 북측과 구체적인 이야기를 나눠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조총련은 경제적으로 북측지원에 적극적인 ‘친북 단체’로 북한과의 만남이 잦은 만큼, 이런 일이 발생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현대아산이 금강산 특구 관광에 대한 독점권을 가지고 있는 만큼, 북측이 현대아산을 거치지 않고 편법으로 관광객을 불러들이는 일은 분명 위법행위다. 때문에 현대아산 역시 북측에 강력히 항의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하지만 일부에선 “현대아산이 북측에 지급하기로 한 돈 중 일부가 외상으로 남아있어 대놓고 큰소리치지 못할 것”이라고 전했다.현대아산은 지난 98년 북측과 ‘금강산 관광 독점 계약’을 맺을 당시 관광시작 다음달부터 2005년 초까지 9억 4,200만불을 지급하기로 계약했다.

그러나 금강산 관광 산업이 생각만큼 활성화되지 못해, 현대아산은 지난 2001년 6월 계약을 수정, 관광 사업이 활성화될 때까지 현대의 능력에 맞게 관광객 1인당 각각 100불씩 지급하기로 변경했다. 이에 현대아산측은 “사태를 파악해 항의 수위를 조정할 것”이라며 근거 없는 추측이라고 대응했다. 또한 현대아산측은 “북측이 사전 통보 없이 금강산 관광을 진행한 것은 불쾌한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북한은 특수한 지역으로 현대 측이 일방적으로 행동할 수는 없다. 북측에 협조를 구해 구체적으로 논의 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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