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개혁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농협중앙회의 면세유류 취급 수수료 징수’·’정부의 보리수매량 감소’ 등으로 농민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특히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은 지난 8일부터’쌀 개방 반대, 식량주권 사수, 이라크 파병 저지 전국 농민대행진’을 강행하고 있으며, 23일에는 서울에서 1만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정부의 농업정책을 규탄하는 대규모 집회를 계획하고 있다.한국농업경영인(한농연) 충북연합회는 지난 13일 청주시 상당구 농협 충북지역본부 앞에서 ‘농민 조합원의 주권회복을 위한 선포식’을 갖고 농업협동조합개혁을 촉구했다.충북연합회는 “조합원이 주인되는 농협을 만들기 위해 농민들 스스로 나서야 한다”고 선언했다. 이날 회원들은 “농민의 숙원이었던 중앙회신·경분리가 또다시 농협의 손으로 넘어가 농민들의 요구가 철저히 무시됐다”며 “농협법 개정안에 반영된 내용은 농민의 저항을 일시적으로 비켜가려는 얄팍한 술수로 더 이상 농민의 개혁요구를 무마하기 힘들것”이라고 정부를 질타했다.

한농연 경주시연합회도 ‘농협조합장 및 임직원 인사·급여제도 개선, 협동조합 운영실태 공개’등을 촉구했다.농협개혁요구와 함께 정부 보리수매량 감소에 대해 농민들의 반발이 심하다. 전남·북 등을 중심으로 전농 소속 회원들이 보리야적시위를 벌이고 있다. 전농 광주·전남연맹 회원들은 지난 6일 전남도청 앞에 보리170여가마를 쌓아놓고 시위를 벌이다 경찰과 마찰을 빚기도 했다.전농측은 “4년만에 보리 대풍년을 맞이했지만, 수확의 기쁨을 맛보기도 전에 정부의 수매량 축소와 수매가 인하에 의해, 애써 수확한 보리를 썩혀야 할 판”이라며 정부의 수매량 축소 철회를 요구했다.이어 전농은 “수매제도 폐지와 수매가 인하방침 철회 및 생산된 보리 전량 수매”등을 요구하며, “이 요구가 관철되지 않을 경우 보리 야적 시위는 물론 농림부·청와대 항의방문 투쟁을 펼칠 방침”이라고 밝혔다.

전농은 이와함께 ‘쌀개방 반대, 식량주권 사수, 이라크 파병저지’를 위한 전국 농민대행진을 전개하고 있다.지난 8일 제주 출정식을 시작으로 행진은 동으로 영남 및 충북, 강원지역을 순회하고 있으며, 서쪽으로는 호남 및 충남, 경기를 순회하고 있다.특히 이들 행진단은 23일 서울에 집결, 1만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쌀개방 반대’등을 외치며 정부의 농업정책을 강력히 규탄하는 대규모 집회를 개최키로해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전농 소속 농민들은 “우루과이라운드 협정 체결 이후 무차별적 농수산물 수입과 정부의 농업경시 농민말살정책으로 농민들은 희망을 잃은 지 오래”라며 “설상가상으로 미국을 중심으로 한 강대국들이 민족농업의 보루인 쌀마저 내놓으라는 협박을 하고 있어 그야말로 한국농업은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해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투쟁은 농민들의 생존권적 차원을 넘어 국민들의 안위와 직결되는 일이며 나아가 식량으로 한반도 지배를 공고히 하려는 미국에 맞서 민족의 자주권을 지키는 성스러운 것”이라고 주장했다.이와 함께 이라크 파병과 관련 “정부가 명분으로 내세우는 한미동맹의 본질은 한미침략살인동맹일 뿐”이라며 “무고한 이라크 국민들을 죽이고 우리 국민들의 목숨을 담보로 한 파병을 즉각 철회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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