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랜차이즈 창업 단점 보완한 나만의 점포 만들기


1980년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 진학을 하지 않는 청년들이 가장 선호하는 창업 업종 중 하나는 빵집이었다. 제과 제빵 기술을 배워 너도 나도 동네 빵집을 차렸다. 당시 중국집 분식집 세탁소 등 창업도 붐을 이뤘다. 동시에 맥도날드, KFC, 피자헛 등 해외 유명 브랜드도 국내로 들어왔고, 파리바게트, 놀부 등 토종 브랜드도 등장했다. 88서울올림픽을 계기로 국내 외식문화가 발달하면서 1990년대부터 원할머니보쌈, 한솥도시락, BBQ 등 한국 프랜차이즈 산업은 크게 성장하기 시작, 오늘에 이르기까지 독립 창업자를 대신해 프랜차이즈 가맹점 창업이 대세를 형성해 왔다.

토종 외식업 전수 창업 증가 추세 보여
커피 등 성숙기 업종 전수 창업 사례 많아


국내 프랜차이즈 산업은 양적으로는 크게 성장해왔지만 질적으로는 한계를 드러냈다. 작년 가맹본부의 갑질 문제가 한꺼번에 터진 것이 국내 프랜차이즈 산업의 기형적 모순을 잘 보여주고 있다. 가맹본부의 과도한 물류마진을 줄이고 가맹본부와 가맹점의 상생방안을 어떻게 찾아야 할 것인가가 프랜차이즈 산업의 숙제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최근 전수 창업이 하나의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프랜차이즈 가맹점처럼 본사와 가맹점이 계속적인 거래관계 계약을 체결하지 않고, 창업의 노하우를 전수만 해주는 창업 방식이다. 브랜드 간판을 달아도 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는 간판도 달지 않아도 된다. 업종 노하우가 있는 회사나 개인이 초기 교육비 및 컨설팅 비용 이외에 전수 창업 후 일체 더 이상의 비용 부담을 지우거나 운영에 대한 강제적 간섭을 일절 하지 않는 창업을 말한다. 전수자는 자신의 노하우를 그대로 전수함으로써 창업 후 관리의 부담을 줄일 수 있고, 창업자는 본사의 간섭을 받지 않고 나만의 독창적인 점포를 운영할 수 있어서 선호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물류마진이 높은 국내 프랜차이즈 산업의 현실상 물류 중간 마진을 떼지 않아도 되는 점도 하나의 전수 창업 장점이다.

업종의 라이프사이클은 도입기 성장기 성숙기 쇠퇴기로 이어진다. 이 때 한 업종이 성숙기로 접어들면 그 업종은 과당경쟁을 하게 되지만 동시에 그 관련 산업을 더욱 발달하게 된다. 제조와 유통이 일반화되고 업종에 대한 독점적 기술은 사라지고 고객은 언제 어디서든 상품 및 서비스를 누릴 수 있게 된다. 즉, 가맹점이 가맹본부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가맹본부의 존재 가치가 줄어들게 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대표적인 업종이 커피전문점이다. 이제 아메리카노 원두커피는 가까운 편의점에서도 싸게 즐길 수 있다. 굳이 브랜드 커피숍에서 비싼 커피를 먹지 않아도 될 정도로 커피산업이 발달했다. 커피원두의 제조와 유통 역시 일반화됐다. 점포 운영에 특별한 노하우가 필요 없어 굳이 가맹점 창업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뜻이다. 하지만 여전히 커피전문점 창업수요는 줄어들지 않고 있는 것이 창업시장의 현실이다. 바로 이러한 상황에서 커피전문점 전수 창업이 태동할 수 있는 틈새시장이 등장하는 것이다.

대표적인 회사는 ‘에이프릴컴퍼니’다. 이 회사는 메뉴 교육, 서비스, 마케팅, 인사노무, 기타 점포 운영에 대한 모든 노하우를 각 분야의 전문가가 직접 전수해준다. 특히 전수 창업 후 사후관리 프로그램까지 운영함으로써 전수 창업의 단점을 보완하고 있다. 창업자 각자의 니즈에 맞는 맞춤창업 컨설팅을 해주면서 커피전문점이나 디저트 카페 창업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특히 커피 바리스타 및 디저트 메뉴 교육은 경쟁이 심한 커피전문점의 차별화를 위해 심혈을 다해 교육하고 노하우를 전수한다. 박웅선 대표는 “15년간 커피전문점 점주, 디저트 및 로스팅 회사 근무, 대기업 식음료 계열사 운영총괄 등의 경험을 통해 커피전문점 경쟁력 노하우를 터득하게 됐다”며, “나만의 개성을 추구하는 소비자가 증가하는 만큼 독창적인 차별화된 카페 창업 수요도 점점 더 증가하면서 창업비용 거품을 뺀 합리적인 창업 아이템을 선보인 것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요즘은 베이커리 및 디저트 메뉴의 차별화를 갖춘 점포가 경쟁력이 있는데, 그에 대한 전수 창업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사실 전수 창업이 가장 많은 업종은 전통 외식업 분야다. 각 지역의 맛집들이 하나 둘 전수 창업 대열에 나서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지역 맛집들이 프랜차이즈 브랜드화를 추구하는 경우가 많았다. 작년부터 공정거래위원회의 규제로 브랜드가 되도 물류마진과 초기 가맹점 개설마진을 많이 남길 수 없게 되면서 단기적으로는 가맹본부로서의 큰 장점이 없어졌기 때문이다. 오히려 잘못하면 본사를 설립하는 창업비용과 운영비만 더 들어갈 수도 있고, 섣불리 가맹본부를 차려서 수년간 적자가 나고 본점에 덜 신경 쓰게 됨으로써 본점 매출이 하락하는 위험 요소도 있다. 전수 창업 비용은 작게는 200~300만 원에서 많게는 1000~2000만 원까지 다양하다. 주로 족발 보쌈 국밥 고깃집 곱창 부대찌개 등 전통 외식업 맛집들이 전수 창업을 해주고 있다. ‘돼순이네왕족발’, ‘방가네소고기국밥’, ‘월화고기’, ‘고기꾼최달포’, ‘뿔난쭈꾸미’, ‘더다함감자탕’, ‘굴러들어온복’ 등이 있다.

전수 창업은 프랜차이즈 창업의 단점을 보완하고, 나만의 점포창업을 하려는 창업자들이 증가하고 있어 당분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전수 창업으로 성공하기 위해서는 창업자의 도전정신과 강한 의지가 우선 필요하다. 창업을 하기는 쉬우나 운영하고 성공하기는 어렵다. 시시각각 변하는 소비자의 마음을 읽고 그에 맞는 상품 및 서비스 전략을 세워야 한다. 전수자가 창업 노하우를 가지고 있는지, 완전한 전수를 해주는지 등도 사전에 잘 파악해야 한다. 소자본 전수 창업이라는 명분을 걸지만 실제로 노하우가 별로 없는 전수자도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