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차 시장의 불황에, 재계 2세들이 휘청거린다”.최근 중고차 시장이 극심한 불황을 겪으면서 재벌 2세들이 공동출자해 설립한 ‘오토큐브’가 심각한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다. 오토큐브는 이웅렬 코오롱 회장, 최태원 SK(주)회장, 신동빈 롯데 부회장,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 등 재벌 2세 경영인들이 설립한 회사다. 이중 정 회장은 최근 중고차사업이 부진을 면치 못하자 지분을 정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오토큐브는 최근 불황 타계와 경영난 해소를 위해 일부 매장을 폐쇄하는 등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는 상태다.지난 2000년 5월 최태원 (주)SK회장, 이웅렬 코오롱 회장,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 신동빈 부회장 등 2세 경영진 4인방이 78억원을 공동으로 출자해 중고차 메가몰 ‘오토큐브’를 설립, 화제가 됐다.

경영은 이효병 사장이 맡았다. 이 사장은 지난 79년 현대자동차에 입사해 수출사업부를 거쳐 미주법인, 마케팅 담당이사를 지낸 자동차업계의 ‘마케팅통’이다. 오토큐브는 지난 2001년 2월과 9월 각각 일산과 분당에 오토몰을 오픈해 본격적인 사업에 들어갔다. 이어 2002년 2월 제 3매장인 강북점, 그리고 청주와 부산점 등을 각각 오픈, 국내 최대 중고차 매매업체로 급부상했다. 설립 당시부터 오토큐브는 국내 중고차 시장에 새로운 변화의 바람을 몰고 왔다. 기존 중고차 매매업체의 고질적인 문제점들을 개선, 소비자들로부터 호응을 얻었다.오토큐브는 우선 가격 정찰제를 도입했다. 정확한 차량 검사 후 적정한 가격을 매기는 정찰제로 소비자들로부터 “중고차도 믿고 살만하다”라는 긍정적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최근 ‘오토큐브’가 휘청거리고 있다. 최근 불어닥친 경기침체와 불황의 여파로 중고차 시장이 급속히 냉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는 “중고차 시장의 불황은 신차 업계의 대대적인 할인 판매와 특소세 인하 등이 원인”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또 중고차를 주로 구입하는 20∼30대가 신용불량자 증가와 실업 등으로 구입능력을 상실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이런 여러 가지 원인으로 인해 중고차의 경쟁력이 약해졌고, 이는 국내 최대 중고차업체인 오토큐브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오토큐브는 최근 중고차 시장의 침체 및 재고 부담 등으로 심각한 경영난에 허덕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중고차 거래가 급감하면서 자본금까지 잠식되고 있는 상황이다.특히 이렇게 오토큐브가 경영난에 빠지자, 회사 설립에 주도적인 역할을 했던 현대산업개발 정몽규 회장이 최근 지분을 정리하고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지분은 롯데 신동빈 부회장, 코오롱 이웅렬 회장, SK 최태원 회장 등이 보유하고 있다. 오토큐브의 한 관계자는 “정 회장이 최근 회사 지분을 매각한 것으로 안다”며 “자세한 내용은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정 회장은 오토큐브를 설립할 당시부터 차량 판매, 이에 따른 정비와 중고차 거래를 한꺼번에 취급하는 종합 자동차 유통사업에 관심을 보여왔다. 이에 따라 신차 유통사업, 렌터카, 금융·보험 등 사업 다각화에 노력을 기울이는 등 오토큐브에 남다른 애착을 보여왔다는 전언이다.이처럼, 정 회장 등 최대 투자자가 빠지고 경영난이 심각해지면서 오토큐브는 ‘살아남기 전략’으로 몸집 줄이기 등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펼치고 있다. 오토큐브는 우선 경영난에 직면한 지역 매장을 정리하고 있다. 회사는 서울 강북과 일산, 분당, 부산, 청주 등 전국 5개 매장 중 지난해 말 청주 매장을 폐쇄했다.

그리고 올해 들어 서울 강북과 부산 등 2개 매장을 분사했다. 분사한 2개 매장은 소속 직원들이 오토큐브 브랜드를 그대로 사용하는 프랜차이즈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회사측은 전했다. 이로 인해 오토큐브의 직원 중 상당수가 퇴사하거나 일부 기존 매장을 자체 운영하고 있는 상태다.이와 함께 오토큐브는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사업 다각화에도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오토큐브는 중고차에 비해 수익성이 높은 오토리스와 렌터카 사업에 진출, 오는 7월부터 본격적인 영업에 나선다는 방침을 세워놓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오토큐브 관계자는 “최근 중고차 시장의 전반적인 불황으로 회사가 어려운 것은 사실”이라며 “회사 정상화를 위해 강도 높은 구조조정과 함께 새로운 수익사업 발굴에 힘을 쏟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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