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전 13:4→이번엔 17:0? 교육에도 몰아치는 ‘진보 狂風’
현직 진보 교육감 11명 출사표… 깜깜이 속 ‘현역 프리미엄’ 강세
‘대전·울산·대구·경북’ 2014년 보수 수성 지역… 올해는 ‘흐림’
처음으로 교육감 직선제가 치러진 2010년 선거에서 16개 시·도 중 6곳에서 진보 교육감이 당선됐다. 당시 경기 김상곤(현 사회부총리 및 교육부 장관), 서울 곽노현 등 진보 교육감들은 획일적인 기존의 공교육에서 벗어나자는 ‘혁신교육’을 4년간 추진했고, 2014년 선거에서는 무려 전국 13곳에서 진보 교육감을 배출했다. 무상급식, 혁신학교 등 정책 사안과 세월호 참사 등 민감한 현안까지 영향을 미쳐 ‘진보 강세’가 이어졌다.
이번 선거에서는 진보 교육감의 강세를 넘어 압승을 점치는 시각이 우세한 상황이다. 각종 여론조사에서도 진보 성향 교육감들이 보수 성향 교육감 후보들을 크게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4년 13:4였던 진보 진영 대 보수 진영 판세가 17:0이라는 보수 전멸 수준으로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태다.
이변 없는 한 수성, 확대까지 넘보는 진보
2014년 진보 교육감이 당선된 13곳 지역은 서울, 경기, 인천, 광주, 전남, 전북, 세종, 충북, 충남, 강원, 부산, 경남, 제주 등이다. 보수 교육감은 대전, 울산, 대구, 경북 등 4곳에 불과했다. 진보 교육감이 배출된 13곳 중 인천과 전남을 제외한 11곳의 진보 교육감이 이번 선거에 출전한다. 진보 진영에서는 이변이 없는 한 수성, 확대까지도 넘보는 분위기다.
서울(조희연), 경기(이재정), 부산(김석준), 세종(최교진), 충남(김지철), 충북(김병우), 경남(박종훈), 제주(이석문) 등 8곳의 진보 교육감은 재선 도전장을, 광주(장휘국), 전북(김승환), 강원(민병희) 등 3곳의 교육감은 3선에 도전한다.
서울시교육감 선거는 현 교육감인 조희연 후보의 재도전 속에 중도 성향의 조영달, 보수 성향의 박선영 후보 3자 구도로 치러진다. 현재까지의 각종 여론조사로는 조 후보의 재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경기교육감 선거에서는 진보 진영 간 다툼이 치열한 형국이다. ‘통일교육감’ 등을 내세운 이재정 후보의 우세가 점쳐지는 가운데 진보 진영 경선에서 단일 후보로 추대된 송주명 후보가 이 후보를 추격 중이다. 중도보수 성향의 임해규 후보가 이 후보에 대한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으며, 보수 성향의 김현복·배종수 후보도 도전장을 냈다.
인천교육감 선거의 경우 이청연 전 교육감의 비리 연루에 따른 직(職) 상실로 현직 없이 치러진다. 진보 진영은 일찌감치 도성훈 후보로 단일화해 앞서가는 모양새지만, 보수 진영은 고승의·최순자 두 후보가 서로의 사퇴를 요구하며 날선 공방을 벌이는 중이다.
진보의 성지 호남을 보면, 광주교육감 선거는 3선에 도전하는 장휘국 후보와 ‘광주혁신교육감 시민경선’에서 단일후보로 선출된 최영태 후보, 중도 성향의 이정선 후보 간 3파전으로 좁혀졌다.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엎치락 뒷치락하는 모습을 보여 혼전 양상을 띠고 있다.
전북은 출사표를 던진 5명의 후보 모두가 진보 성향이다. 3선에 도전하는 김승환 후보를 비롯해 이재경·서거석·황호진·이미영 후보가 각축을 벌이고 있다. 전남도 장만채 교육감의 전남지사 출마에 따른 사퇴로 현직 없이 치러진다. ‘민주진보교육감 단일후보’로 나선 장석웅 후보와 고석규·오인성 후보가 3파전을 치른다.
세종·충남·충북 등 충청권 3곳에서는 모두 진보 교육감이 중도·보수 성향 후보들의 도전을 받는 양상이다. 세종에선 현 교육감인 최교진 후보와 최태호 후보, 송명석 후보 간 3파전이다. 충남도 현 교육감인 김지철 후보와, 명노희 후보, 조삼래 후보 간 3파전 대결이다. 충북의 경우 재선에 도전하는 김병우 후보와 심의보 후보 간 맞대결이 벌어진다. 충청권 진보 교육감들은 이번에 대전까지 석권해 충청권 ‘진보 벨트’를 완성하겠다는 태세다.
호남 이외 지역에서 유일하게 진보 교육감이 3선에 도전하는 강원과 지난 선거에서 첫 진보 교육감이 당선된 부산·경남·제주 지역도 중도·보수 후보들의 거센 반격을 받긴 하나, 현역 프리미엄을 앞세운 진보 교육감들의 우세에 무게가 실린다.
최후의 보루, 4곳도 ‘위태위태’
2014년 선거에서 보수 성향 교육감이 당선된 지역은 대전, 울산, 대구, 경북 4곳이다. 이 곳에서 진보 교육감이 당선된 사례는 없지만, 현재 대전을 제외한 3곳에서 현직 없이 선거가 치러져 진보 진영에서는 이 곳까지 점령하겠다는 각오를 보이고 있다.
대전교육감 선거는 재선에 도전하는 보수 성향 ‘현직’ 설동호 후보와 진보 단일 후보인 성광진 후보 간 양자 대결이 펼쳐진다. 대구에는 보수 성향의 강은희 후보에 맞서 진보 성향인 김사열, 홍덕률 후보가 경쟁 중인데 막판 단일화 협상이 불발돼 강 후보의 우세가 점쳐진다. 대전, 대구의 경우 보수 교육감의 우세가 예상되고 있는 것이다.
반면, 경북에선 3선의 현 교육감이 물러나면서 보수 성향 후보가 난립하는 상황이다. 보수4 대 진보1 대결이다. 보수 진영에선 안상섭, 임종식, 문경구, 이경희 4명의 후보가 나섰고, 진보 진영에서는 이찬교 후보가 도전장을 던졌다. 보수표가 분산됨에 따라 첫 진보 교육감이 나올 수 있다는 관측도 조심스레 제기되는 상태다.
울산교육감 선거는 보수 3명, 중도·진보 각 2명 등 총 7명 후보가 나서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여론조사에서 압도적 우위를 보이는 후보가 없는 만큼 어느 쪽 후보가 당선될지 안갯 속 양상이다.
권녕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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