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진 서울동부지검장 <뉴시스>
[일요서울 | 오두환 기자] 검사장 승진·전보 인사를 앞둔 가운데 검찰 고위 간부급 인사 5명이 줄지어 용퇴 의사를 밝혔다.

'검찰의 꽃'이라 불리는 검사장 자리는 검찰총장 외 48자리로 제한돼 있다.

김강욱(60·사법연수원 19기) 대전고검장을 시작으로 공상훈(59·19기) 인천지검장, 조희진(56·19기) 서울동부지검장, 안상돈(56·20기) 서울북부지검장, 신유철(53·20기) 서울서부지검장 등 19~20기 등 고참급 검사장들의 줄사퇴가 이어지고 있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조 지검장은 이날 문무일 검찰총장에게 사의를 표명했다. 검찰 창설 이후 첫 여성 검사장인 조 지검장은 "후배들에게 선배로서 길을 내주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성추행 사건 진상규명 및 피해회복 조사단' 단장을 맡았었다.

공 지검장도 이날 오전 검찰 내부 전산망 이프로스에 사의 표명 글을 올렸다. 공 지검장은 "저의 청춘을 함께한 검찰을 떠나고자 한다"며 "여러모로 부족한 제가 28년 4개월간 검사 생활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오직 선배, 후배, 동료 여러분들 덕분이다. 고개 숙여 깊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대한민국 검찰이 검찰총장을 중심으로 국민들로부터 더욱 사랑받고, 신뢰받는 조직으로 거듭나기를 응원하겠다"고 덧붙였다.

안 지검장 또한 이프로스에 글을 올려 사직 의사를 밝혔다. 그는 "'정의를 세우는 검사가 되겠노라'는 마음으로 검찰에 온 후 27년 공직생활 동안 검사로서 커다란 보람을 느낄 수 있었다"며 "국가와 주변으로부터 과분한 대우를 받아 왔다"라고 소회를 밝혔다. 

안 지검장은 검·경 수사권 조정 등 검찰 개혁의 목소리가 커지는 상황을 시사하는 글도 올렸다. 그는 "후배들에게 큰 짐을 안긴 채 중대한 전환점 앞에 서 있는 검찰을 떠나게 돼 미안한 마음이 든다"며 "밤낮없이 업무에 매진해 온 검찰 구성원들이 비난을 받고 권한을 박탈당한다는 생각에 마음이 아프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런 때일수록 마음을 다잡고 우리 모두 초심으로 돌아가 사건 하나하나에 정성을 다해야 한다"며 "비록 많은 것을 빼앗겨도 마지막 남은 주머니칼 하나라도 힘줘 들고 정의를 세우겠다는 결심을 해주면 좋겠다는 바람이다"고 언급했다.

이날 오후에는 신 지검장이 "우리 검찰이 건강하게 발전할 수 있기를 진심으로 기대하고 성원하겠다"며 사직서를 제출했음을 이프로스 글을 통해 밝혔다.

법조계에서는 법무부가 이르면 이번 주 후반 또는 다음 주 초반께 검사장 승진 등 검찰 고위 간부 인사를 발표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검찰 안팎에서는 연수원 24기가 대거 포함된 10여명이 검사장 승진 명단에 포함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여환섭(50·24기) 수원지검 성남지청장, 문찬석(57·24기) 서울동부지검 차장검사 등이 주로 거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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