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 과제 ‘산적’…관건은 `청사진`

<사진-홈앤쇼핑>
[일요서울|김은경 기자] 홈앤쇼핑(대표이사 최종삼)이 지난 7일 최종삼 전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 부회장을 신임 대표이사에 선임했다. 이런 가운데 최 신임 대표가 신뢰 회복과 경영 정상화 등의 과제를 성공적으로 이뤄낼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업계에서는 전임인 강남훈 대표의 불명예 퇴진으로 인한 이미지 회복과 내부 조직 결속 등을 과제로 꼽고 있다. 최종삼 신임 대표에게 주어진 과제는 적지 않다. 홈앤쇼핑의 청사진과 향후 과제에 대해 들여다봤다.

전임 사장 불명예 퇴진…이미지 회복 관건
내부 조직 결속 과제…조직개편 체제 유지될까


최 신임 대표는 지난 7일 서울 강서구 홈앤쇼핑 본사에서 진행된 임시 주주총회에서 주주들의 지지를 얻어 사내이사에 올랐다. 이후 오후에 열린 이사회에서 신임 대표이사에 선임됐다.

무너진 회사 이미지와 신뢰 회복해야

앞서 강 전 대표 재임 시절 홈앤쇼핑은 방만 경영과 채용 비리 의혹으로 한 차례 몸살을 앓았다. 채용 비리 의혹에 연루된 강 전 대표가 지난 3월 사임하면서 3개월 동안 사장직이 공석 상태였던 것. 강 전 대표는 이명박 대통령 시절 홈앤쇼핑을 개국 4년 만에 취급액을 2조 원으로 끌어올리며 능력을 인정받았다.

하지만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채용 비리와 경영진의 지나친 고액 연봉 수령, 방만 경영 등이 논란이 됐다. 특히 채용 비리의 경우 홈앤쇼핑 대주주인 중소기업중앙회 임원들의 청탁을 받아 신입직원 채용 과정에서 일부 지원자들에게 특혜를 준 것으로 드러나 큰 사회적 파장을 일으켰다. 원래 점수가 합격점에 미치지 못했던 지원자 10명이 가산점을 받아 서류전형을 통과했고, 무려 138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최종 합격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회사 이미지가 추락하는 사건이 있었다. 

악재는 계속됐다. 홈앤쇼핑은 지난해 10월, 채용 비리 의혹으로 본사 압수수색을 당했다. 결국 지난 3월 공채 과정에 개입해 일부 지원자를 부정 채용한 혐의로 강 전 대표와 당시 인사팀장이 불구속 입건됐고, 강 전 대표는 불명예 퇴진했다.

당시 강 전 대표는 “주주들과 이사들 간에 불필요한 오해를 막고 부담을 줄 수 없다는 판단에 따라 사임계를 제출하게 된 것”이라며 사임 이유를 밝혔다. 이후 중기중앙회 부회장단 등으로 구성된 홈앤쇼핑 임원추천위원회는 공모를 통해 신임 대표를 물색해 왔다. 자격 요건은 ‘3년 이상 홈쇼핑 및 유사 업종 경영을 한 경험자 또는 이에 준하는 경영 역량을 가진 자’로 알려졌다.

실제 최 신임 대표는 홈쇼핑에서 근무한 경력이 많은 데다 케이블TV방송협회 활동으로 인해 상당한 네트워크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 신임 대표의 첫 번째 과제로는 채용 비리 의혹을 받았던 회사의 이미지와 신뢰 회복이 거론된다.

홈앤쇼핑은 조직 정비에 나서는 등 새 출발의 신호탄을 올렸다. 지난 5일 기존의 ‘10본부-26팀-2센터-17파트’ 체제를 ‘4본부-11실-30팀-10파트’ 체제로 개편했다. 또한 기존 센터급에서 하던 중소기업 지원 업무를 대표이사 직속의 중소기업지원실로 격상했다. 상임감사 제도도 도입해 내부 감사 기능을 강화했다.

조직 정비 나서…새 출발 신호탄

이에 따른 내부 조직 결속도 새로운 과제로 꼽힌다. 이번 사장 선임 과정에서 홈앤쇼핑 노조는 최 사장이 아닌 내부 인사였던 A본부장을 지지했었다. 다만 해당 본부장이 ‘조직의 2인자’ 격인 경영전략본부장에 임명됨에 따라 노조의 요구가 일정 부분 수용되는 모양새가 갖춰졌다.

모바일에서의 약진도 기대된다. 전임 강 대표는 모바일에 올인하는 전략으로 홈앤쇼핑을 키웠다. 지난해 기준 홈앤쇼핑의 모바일 취급액은 80.3%로 다른 홈쇼핑을 압도했다. 지난해 7월 론칭한 ‘모바일 2채널’은 중소기업의 부담을 낮추고 판로를 확대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최 사장이 한국케이블TV SO협의회장 출신인 만큼 이 분야를 강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홈앤쇼핑 대외협력부 관계자는 “아직 최 신임 대표이사 선임 후 구체적인 매출 증진 방안이나 계획을 공개할 수는 없지만 향후 여러 과제를 준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도 최 신임 대표는 케이블협회 사무총장을 거치면서 케이블 산업의 양대 축인 케이블방송사(SO)와 PP를 두루 거친 뉴미디어 전문가로 평가받는다. 오랜 기간 업계에 몸담았던 경험을 살려 급변하는 방송통신 산업 환경 속에서 홈앤쇼핑을 이끌어 나갈지 주목된다.

최 신임 대표 이사의 임기는 오는 2020년 5월 25일까지다. 이는 전임자인 강남훈 대표의 잔여 임기다. 최 신임 대표이사는 지난 1981년 LG전기에 입사해 ▲LG그룹 회장실(1989~1998년) ▲LG홈쇼핑 CFO(1998~2005년) ▲GS울산방송 대표이사(2005~2008년) ▲한국디지털케이블연구원 이사장 ▲한국케이블TV SO협의회장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 상임 부회장(2013~2018년) 등을 역임했다.

한편 홈앤쇼핑은 최대주주인 중기중앙회가 32.93%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주요 주주인 중소기업유통센터, IBK기업은행, 농협경제지주가 지분을 15%씩 나눠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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