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인이라면 한 번쯤 들어봤음직한 이야기가 있다.
이스라엘 최고의 왕 다윗이 어느 날 반지 세공사를 불러 자신을 위한 반지를 만들라고 지시한다. 자신이 큰 전쟁에서 승리했을 때 교만하지 않고, 전쟁에 져 큰 절망에 빠져 낙심할 때에도 좌절하지 않고 용기와 희망을 얻을 수 있는 글귀를 새겨 넣으라는 당부와 함께.
반지 세공사는 왕의 명령에 따라 반지를 만들긴 했으나 반지에 새겨 넣을 글귀가 잘 생각나지 않아 며칠을 두고 고민한다. 결국 지혜롭기로 유명한 솔로몬 왕자에게 도움을 청하게 된다. 세공사의 설명을 들은 솔로몬은 후세에 길이 남을 유명한 글귀를 알려준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 자만(自慢)에 대한 경고와, 좌절에 대한 격려 두 가지를 직관적으로 조합한 명언이다. 
옛날 중국의 북쪽 변방에 한 노인이 살고 있었는데, 어느 날 이 노인이 기르던 말이 멀리 달아나 버렸다. 이에 마을 사람들이 노인을 위로(慰勞)하자 노인은 “이게 오히려 복이 될지 누가 알겠냐”고 아무렇지도 않다는 식으로 말했다.
노인의 말대로 몇 달 후 경사(慶事)가 났다. 도망갔던 말이 한 필의 준마(駿馬)를 데리고 돌아온 것이다. 이에 마을 사람들은 입에 침이 마르도록 축하해주었다.  그러나 노인은 “이것이 도리어 화가 될지 누가 알겠소” 라며 기뻐하는 기색을 전혀 보이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말 타기를 좋아하는 노인의 아들이 그 준마를 타다가 그만 떨어져 다리가 부러지고 말았다. 이에 마을 사람들은 노인을 위로(慰勞)하며 함께 걱정했다. 그러자 노인은 “이것이 또 복이 될지 누가 알겠소” 라며 태연하게 말했다.
노인의 말은 또 적중했다. 그로부터 1년이 지난 어느 날 전쟁이 터져 마을 젊은이들이 싸움터로 불려 나가게 되어 대부분 죽었다. 그러나 다리를 다친 노인의 아들은 전쟁에 나가지 않아 죽음을 면했다.
유명한 중국 고사성어 새옹지마(塞翁之馬)의 유래다. 인생에서 길흉화복(吉凶禍福)은 변화가 많아 예측하기가 어렵다는 뜻이다.
6·13 지방선거가 집권 여당인 민주당의 압승으로 끝났다. 한국당은 보수의 메카인 대구와 경북 2곳에서만 승리했을 뿐 글자그대로 참패했다.
승리한 민주당은 축제 분위기다. 당연하다. 선거 전 터진 대형 악재에도 불구하고 중앙권력은 물론이고 지방권력까지 거머쥐게 됐으니 어찌 그렇지 않겠는가. 민주당은 이에 그치지 않고 여세를 몰아 2년 후의 총선에서도 압승을 거두려 할 것이다. 그리하여 장기집권의 꿈을 실현하려 들 것이다. 
반면 한국당은 그야말로 초상집을 방불케 한다. 지난해 대선에서의 참패에 이어 1년 만에 또다시 굴욕을 당했으니 그럴 만도 하다. 이러다 정말 문 닫아야 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사로잡힐지 모른다. 
그러나 세상사 다 그렇듯이 오늘 이겼다고 해서 영원히 이긴다는 보장이 없고, 오늘 졌다고 해서 영원이 진다는 법 없다.
민주당과 한국당이 예로 든 솔로몬의 명언과 중국의 고사성어를 결코 잊어서는 안 되는 이유다.  
민주당은 승리했을 때 교만하지 말아야 한다. 그러다 절망하여 낙심할 때가 올 수 있기 때문이다. 달아난 말이 준마를 데리고 왔다고 마냥 기쁨에 도취해서도 안 된다. 그 준마를 타다 말에서 떨어져 다리가 부러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당 역시 대패했다 하여 좌절할 필요가 없다. 2006년 지방선거를 돌아보라. 그 때는 압승했다. 그대들은 그러나 그 때 승리감에 도취되어 교만했다. 그러니 이번 선거에서의 패배는 너무나 당연했다. 그렇다고 큰 절망에 빠져 좌절할 필요는 없다. 이 또한 지나갈 것이기 때문이다. 초심으로 돌아가 용기와 희망을 갖고 다시 시작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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