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대전·충청권 부동산시장은 부푼 기대와 함께 우려가 엇갈리고 있다. 하지만 아무래도 기대 쪽이 더 큰 것 같다. 오는 4월 고속철도가 개통되고 대통령 직속의 신행정수도이전 추진위가 본격 가동될 예정이기 때문이다.이에 따라 고속철도로 서울역에서 34분이면 닿는 천안·아산권은 장밋빛 개발계획이 새해 출발부터 펼쳐지고 있는 모습이다. 건설교통부는 지난 5일 아산 배방지구(충남 아산시 배방면, 탕정면과 천안시 불당동 일대) 107만평에 대한 택지개발계획을 관계부처 협의와 신도시 자문위원회 자문을 거쳐 확정했다.건교부는 1단계로 이 곳에 주민 2만4,000명이 살 수 있는 주택 7,780가구를 지을 예정이다. 이 가운데 아파트는 5,446가구(국민임대 1,726가구 포함), 주상복합 1,487가구, 단독주택 847가구 등이다.

1단계사업 주택분양은 내년 9월부터며 오는 2007년 9월부터 입주가 이뤄질 전망이다.또 신행정수도건설특별법이 지난해 말 국회 본회의를 통과함에 따라 신행정수도건설사업은 2007년 착공, 2012년 이전목표로 진행된다. 신행정수도건설사업의 효율적 추진을 위해 만들어진 신행정수도특별조치법은 오는 4월부터 시행될 예정이다.우선 대통령직속 추진위원회는 관계장관과 민간인(30명 내)으로 구성, 국무총리와 민간전문가의 공동위원장 체제로 4월부터 가동될 것으로 보인다. 추진위가 이전대상 정부기관과 이전방법, 이전시기, 소요예산 등을 뼈대로 기본계획안을 마련하면 국회동의절차를 거쳐 대통령이 최종 승인하는 방식으로 확정된다.행정수도이전 후보지 선정은 충청권을 대상으로 국토균형개발 효과와 환경성, 경제성 등에 대한 평가를 거쳐 최종 결정될 예정이다. 부동산투기가 우려될 경우 개발행위 및 건축허가제한, 투기과열지구지정 등의 조치가 따른다.

올 봄부터 후보지선정 등 국민적 관심사가 쏠린 행정수도이전과 관련된 초기작업이 본격화되는 것이다.이 과정에서 몇 가지 문제점들도 드러나게 된다. 우선 공주권, 청주권, 천안·아산권, 대전권 등 충청지역 주민들간의 입지선정에 따른 유치과당경쟁이 벌어질 가능성도 높다. 특히 4·15총선과 맞물려 후보자와 정당들이 해당지역 주민들의 환심을 사기 위해 지역민들의 희망이 담긴 각종 ‘유치유력설’ 등을 증폭시킬 가능성도 짙다. 자연히 이미 1∼2차례 값이 뛴 유망유치지역 주변의 땅투기가 다시 불붙을 수도 있다. 이렇게 되면 수도권과 영·호남주민들의 반발을 불러오는 등 의외의 역풍 가능성을 우려하는 전문가들도 없지 않다.무엇보다도 행정수도유치 예상지역의 부동산투기 열풍을 잠재우고 국토균형개발을 위해서도 충청권에 신행정수도가 들어서는 게 타당하다는 국민적 동의를 바탕으로 하는 것이 행정수도건설작업을 성공으로 이끌 수 있는 첫 단추가 된다.

이런 문제들이 순조롭게 풀린다면 고속철개통과 맞물려 충청권도시들은 급격한 탈바꿈이 시작될 것이다. 천안·아산권은 서울역과 천안아산(온양온천)역에서 다시 전철이나 버스로 갈아타더라도 서울에서 1시간거리 통근권의 새로운 준수도권으로 떠오르게 된다. 고속철에 이어 수도권전철도 올해 안에 천안역까지 연장 개통돼 입지 여건이 금상첨화다.천안시 쌍용동 지역은 최근 새 아파트가 잇달아 분양되거나 입주완료돼 1980∼90년대 서울 강남지역의 모습을 보는 듯 하다. 또 아산의 장항선 모산역 주변도 고층아파트가 속속 건설되는 등 활기를 띠고 있다.건교부에 따르면 아산 배방지구는 임상이 좋은 지구 중앙의 산림을 원형 그대로 보존, 시설공원화하고, 지구내 장재천은 자연형 하천으로 재정비하면서 개천변에 1만6,000 여 평의 인공호수를 만들어 환경친화적 전원도시로 꾸민다는 계획이다. 더욱이 고속철 천안아산역에서 2005~2006년 무렵 개통될 수도권전철을 갈아타면 아산시 모산역까지 한 정거장이면 갈 수 있고, 지금의 장항선 온양온천역까지는 두 정거장거리다.

아산시 온천동을 비롯한 아산 중심지와 신창면 일대에도 아파트신축 붐이 일고 있다. 청주권에도 경부고속철 중간역으로 결정된 오송역을 축으로 신행정수도 유치열기와 함께 개발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오송 생명과학산업단지와 오창 과학산업단지는 고속철도개통으로 큰 혜택을 볼 전망이다.한편 대전은 최근 1년 새 아파트값 상승률이 전국 최고를 기록, 지난 수십년 동안 지방도시로서의 침체의 늪을 벗어나 부동산개발붐과 함께 급속 발전하고 있다.또 하나 기대되는 점은 아파트분양이 활기를 띨 전망이라는 것. 올해 초 충남 천안과 아산 일대의 경우만 해도 10여 개 단지에서 4,000 여 가구의 물량이 분양대기하고 있다.

대전시 일대에서도 올 상반기 중 5,000 여 가구의 아파트가 쏟아진다. 오창지구는 대우자동차판매 건설부문이 지난 6일부터 모델하우스를 열고 분양중인데 이어 3월엔 건우C&D 1,529가구 등 5개 업체가 동시분양에 나선다.대우자동차판매 건설부문의 청원 오창 iaan아파트는 오창과학산업단지 내 계획된 신도시 아파트로 23평형, 32평형, 44평형 등 총 818가구를 분양 중인데 모델하우스 개장 첫날부터 방문객이 몰려들고 있다.고속철 개통과 신행정수도 입지선정작업 본격화가 몰고 올 지방균형발전의 핵심에 서있는 충청권이 지역경제활성화란 부푼 꿈과 기대 속에 투기극복이란 당면 과제로 ‘행복한 고민’에 빠져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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