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조직 개편의 시동을 걸었다. 노무현 대통령은 지난 15일 청와대 홍보수석비서관에 윤승용 국방홍보원장,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에 김상근 목사, 감사원 사무총장에 김조원 공직기강비서관을 각각 임명했다.
주목할 대목은 윤승용 신임 홍보수석 인선. 청와대 홍보 라인 비서관들이 잇따라 특정 언론을 비판하는 등 최근 들어 언론과의 대립각을 더욱 세우고 있는 와중에 나온 발탁이기 때문이다. 윤 수석은 ‘전언회(전주고 출신 언론인 모임)’ 출신으로 언론계에 탄탄한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이는 청와대 홍보수석의 교체를 계기로 실타래처럼 꼬인 청와대와 언론의 관계가 풀릴지 주목되는 이유다.
홍보수석 교체를 계기로 청와대 비서실 개편도 급물살을 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최근 당·청 갈등 등 국정 난맥의 쇄신차원에서 바라볼 때 여당의 요구는 분명하다. 비서실장 교체가 그것이다.
그 자리에 신계륜 전의원이나 문재인 전민정수석이 대신 기용될 것이라는 하마평도 무성하다. 다만, 문 전수석의 경우 여당의 비토로 인해 법무장관 기용이 무산된 터라, 최근 들어 신 전의원 발탁에 무게가 실리고 있는 형국이다.
한편, 인책론으로 청와대 비서실 개편을 바라볼 때 이 실장은 물론 민정·인사수석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여당의 시각이다. 전효숙 헌법재판소장 임명 절차와 관련해 전해철 민정수석, 박남춘 인사수석 등 정무 라인의 전면적인 교체가 그것이다.
하지만, 청와대는 비서실 개편에 대한 속내를 감춘 채 ‘모르쇠’만 연발하고 있다.
그런가 하면, 노 대통령의 국면 전환 카드 중 가시권에 접어든 그림은 개각이다. 대선 국면, 여당으로 복귀해야 할 정치인 장관들, 게다가 장수 장관들도 줄줄이 교체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다.
우선, 당 복귀를 기정사실화한 정세균 산업자원부 장관의 경우 차기 당의장 도전설이 흘러나온다. 호남을 중심으로 조직 재편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는 우리당 관계자들의 전언도 심상치 않다.
유시민 보건복지부 장관의 복귀 역시 정치권의 관심사다. 유 장관의 경우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보수진영에서 여권의 유력한 차기 대선 후보로 점찍어온 지 오래다.
이상수 노동부 장관도 이름이 오르내린다. 선거 일정상 이번 개각을 놓치면 정치에 복귀할 시기가 애매하다는 판단에서다. 그밖에 박홍수 농림부 장관과 2년 가까이 재임한 장하진 여성가족부 장관 등도 교체 대상 예상 명단에 이름이 올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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