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삼성카드와 캐피탈은 오는 2월 11일 합병을 결의하고 3월까지 1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하기로 했다. 양사는 지난 22일 각각 이사회 결의를 거쳐 합병 계약을 체결했으며 합병 후 사명은 삼성카드로 결정됐다. 특히 합병카드사는 삼성생명으로부터 제3자배정 유상증자 방식을 통해 1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하는 방안을 수립해 놓고 있다. 삼성생명이 합병카드사의 최대주주인 삼성전자, 물산, 전기 등의 실권주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자금을 지원한다는 것. 두 회사간 합병은 일단 자동차 할부 리스 및 현금서비스 등 업무가 중복되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공동 고객 데이터베이스(DB)를 통합하면 영업 누수 없이 인력 투입을 최소화해 인건비 등 사업비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삼성카드는 부실 채권의 주범인 현금서비스를 꾸준히 축소하는 대신 삼성캐피탈의 자동차 리스 및 소액 가계대출 노하우를 활용해 수익을 극대화할 수도 있다.

일부에서는 부실 덩어리인 두 회사를 무리하게 합병하게 되면 경기 침체 여파로 오히려 부실을 양산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하지만 단순히 합병 시너지와 함께 그룹 차원의 자금 지원 차원 등으로 인한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데 무게가 실린다. 두 회사가 공히 이익 감소 등으로 인해 유동성 확보가 시급하기 때문이다. 삼성카드는 지난 10월까지 누적 적자 규모가 1조3천억원을 넘어설것으로 전망되는 데다 지난달 말 회사채 및 CP(기업어음) 만기 규모만 7천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올해 카드채 부실 우려가 상존하면서 추가 부실로 인한 이익 감소 가능성마저 제기, 유동성 확보가 시급한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삼성카드가 상반기 1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마무리해도 꾸준히 증자 및 후순위채 발행 등을 통해 추가 자금 확보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캐피탈도 지난 한해 적자 규모가 1천억원에 이르고 올해도 부실 채권 문제 등으로 추가 부실이 우려되는 데다 이익 개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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